안철수 뺀 '호남당' 성공할까?...반신반의

안철수 뺀 '호남당' 성공할까?...반신반의

2020.01.27.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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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15 총선을 앞두고 범여권에서도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0대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의 영광을 재현하자는 움직임인데, 안철수 전 대표와 선을 그은 세력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아직은 반신반의합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20대 총선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녹색 돌풍'입니다.

안철수 당시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은 빛고을 광주의 8석을 싹쓸이하는 등 무려 38석을 얻으며,

제3정당이자 명실상부 호남 1당으로 우뚝 섰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지난 2016년) : 보다 더 나은 삶, 보다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잘 못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또 따끔한 질책 해주시면서….]

반면 민주당은 '심판의 대상'으로 꼽히며 텃밭인 호남에서 단 3석에 그쳤습니다.

참여 정부 당시 '호남 홀대론'과 김대중 정부 대북 송금사건 특검 결정 등이 맞물려 '반(反) 문재인 정서'가 컸기 때문인데, 절절한 호소에도 민심은 냉정했습니다.

[문재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016년 4월) : 저에게 실망하고 또 질책하시는 것 제가 달게 받겠습니다. 후보들에게까지 그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친문 패권'을 비판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이런 기류에 힘입어 국민의당 창당 두 달 만에 '유쾌한 반란'을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안철수 전 대표는 빠집니다.

귀국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유승민 의원 쪽과 합당한 것을 반성할 정도로 호남 민심 또한 예전보다 훨씬 못합니다.

게다가 이미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안철수 / 전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 19일) : 제 목적은 이번 국회가 실용적인, 중도적인,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그런 사람들로 국회를 채우는 것입니다.]

4년 전 녹색 돌풍을 썼던 역전의 용사들도 지금은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으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

이들은 다시 뭉쳐 호남에서 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로 싸울 생각입니다.

[최경환 / 대안신당 대표 (지난 16일) : 국정농단 박근혜 탄핵을 주도했던,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국민의당, 지금 그게 하나로 뭉쳐져 있으면 얼마나 큰일을 할 수 있었겠느냐….]

[조배숙 /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지난 22일) : 통합할 명분이 없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통합할 명분은 충분합니다. 오히려 흩어져 있을 명분이 없습니다.]

다만, 민주당의 절치부심으로 호남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거의 돌아왔고, 안철수 전 대표의 변수까지 있어 이들의 경쟁력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팽배합니다.

이들이 극적으로 한배를 탄다고 해도 선거 유·불리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호남 자민련'이라는 꼬리표를 극복하는 게 과제일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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