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호르무즈에 청해부대 독자 파병...안전한가?

[뉴있저] 호르무즈에 청해부대 독자 파병...안전한가?

2020.01.21. 오후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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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박현도 /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계속해서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박현도 교수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관련 얘기를 더 나누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교수님.

[박현도]
안녕하십니까?

[앵커]
미국은 보내달라고 하고 이란은 남의 나라 앞바다에 그렇게 군대를 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당연히 반대하는 것이고. 뭔가 이렇게 절충안을 마련하기는 했는데 평가하시기에 어떻습니까?

[박현도]
사실은 정부의 오늘 결정은 아마 이렇게 하리라고 생각을 했던 겁니다, 사실. 미국 때문에 안 갈 수는 없고 가기는 가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 같이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좀 어렵고 결국에 청해부대의 작전변경을 넓히는 것으로. 사실 작년부터 계속 그런 이야기가 나왔었거든요.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그것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앵커]
고육지책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그러나 절충안으로써는 나름 모양새는 갖춘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청해부대는 지금 아덴만에서 해적과 관련된 해적으로부터 우리 배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데 이제 작전범위를 확대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임무를 더 수행하는 겁니까?

[박현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 나오는 우리의 유조선이라든지 상선들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혹시라도 위험에 처할 것을 대비해서 아마 사전 예방 작전을 할 것 같습니다.

유사시에는 별 일이 없으면 그쪽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고 있으면 바로 투입이 될 것 같은데 사실은 이란 쪽에서 봤을 때는 불쾌한 것일 수 있거든요.

그리고 우리 정부에서는 이란 쪽을 많이 고려했다고 하지만 어제 이란 쪽에서 파르스통신에서는 한국 정부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통보를 받았고 거기에 대해서 이란 외교부에서 대변인이 뭐라고 했느냐면 우리가 지금 하려는 작전은 미국이 벌이고 있는, 페르시아만에서 벌이고 있는 모험정책에 동참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이 손을 잡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한다고 하더라도 이란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입장을 바꾸어놓고 생각하면 우리 동해나 서해에 다른 나라와 연계돼서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나라가 유사시에는 우리 군이 가겠다, 거기에. 이렇게 하면 기분은 좋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기는 합니다.

[박현도]
그렇죠. 문제는 사실은 지금 이게 호르무즈 해협에서 문제가 생겨가지고 그래서 간다면 조금 다른 문제인데요. 지금 현재는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거든요.

그리고 한동안 상당히 이쪽이 조용했기 때문에 저희들은 호르무즈 파병 문제가 그냥 수면에 가라앉을 것이라고 봤는데 지금 상황이 안 좋은 게 솔레이마니가 죽은 다음에 이쪽 지역의 긴장도가 어느 때보다도 높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이런 결정이 내려지니까 이란으로서도 신경이 곤두서고 보내는 우리 입장에서도 곤두서고 지금 굉장히 안 좋은 입장입니다.

[앵커]
일단 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냐. 이미 국회에서 허가를 해 줘서 나가 있는 부대가 작전구역을 넓히는 거니까라고 하는데 오늘 야당 쪽에서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마는. 해적 때문에 보낸다고 해서 보낸 건데 그걸 갑자기 이란이라는 다른 나라와 유사시에 뭔가 문제가 되는 거라면 다른 문제 아니냐.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박현도]
글쎄 말입니다. 이게 사실 해적 때문에 나갔다가 지금 파병이라는 문제가 되는데요. 저는 정부가 만약에 논란을 피하려면 파병이라는 말도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파병을 하면 전쟁에 나가는 느낌인데 그냥 해상 안전 작전이라고 하면 차라리 더 낫지 않을까 보는데. 파병이라고 하면 대단히 자극적이죠. 그리고 오늘 SNS 같은 경우는 대한민국이 파병하기로 했다는 결정이 전 세계 각지에 그냥 급전으로 알려졌어요. 이란 쪽에서도 지금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고요.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과 이란에 다 이 내용을 미리 전달하고 어느 정도의 협의를 거쳤다고 하는 건데. 미국은 이 정도면 충분히 이해하는 겁니까?

[박현도]
아마 미국에서는 지금 그런 얘기보다는 미국에서는 어쩌면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왕이면 결정을 빨리 해 줬으면 더 모양새가 좋지 않았겠느냐는 그런 비판도 나오고요. 이란에게는 우리가 아무리 설명을 잘했다고 하더라도 이란으로서는 좋을 건 없습니다.

그런데 다만 이란의 태도가 약간 우리하고 일본에 대한 태도가 다른데요. 일본에 대해서는 이해한다고 했는데 우리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조금 이란의 입장도 약간 우리에게는 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앵커]
뭔가 군이 작전수행을 하는 데 있어서 일본하고 우리하고는 이미 자위대와 국군하고는 뭔가 차이가 있다고 보는 모양이죠?

[박현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그 전에 많은 작업을 했거든요. 그리고 미국과의 대화도 주선하겠다.

아베 총리가 그런 걸 했었는데 우리는 일절 이란과 그런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어쩌면 이란에서 보기에는 우리하고 평소에 별로 소통도 하지 않았는데 역시 친미국가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하면서 굉장히 기분이 나쁠 수가 있죠. 그런데 저희가 아쉬운 게 그런 부분인데요.

우리 정부가 좀 더 이란과 평소에 소통한 상황에서 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이란과 우리 사이는 굉장히 안 좋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묶여 있는 이란 돈을 전혀 쓰지 않고 있거든요. 이란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해서 대단히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파병이라는 카드까지 우리가 쓰게 되니까 이란으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죠.

[앵커]
그래도 일단 미국하고의 관계에서 독자적인 활동을 한다고 말은 했지만 유사시에는 미국하고 협력을 해야 하고 그래서 연락장교들이 미국 쪽에 가 있는 모양입니다.

만약에 유사시에 미국 쪽에 가 있는 연락장교들이 이제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서 함께 작전을 펴거나 한다면 그때 이란하고의 마찰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박현도]
그것은 정말 예측 불가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호르무즈를 비롯해서 이 페르시아만 지역은 이란은 해군이 2개가 있습니다. 정규군 해군이 있는데 정규군 해군은 더 큰 바다를 지키고요.

이란의 핵심적인 전략지역인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은 혁명수비대 해군이 지키고 있거든요. 혁명수비대해군은 쾌속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쪽 지역을 빠르게 치고 빠지는 작전을 칠 수 있는 작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배들이 평소에도 미군 군함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는데 순간의 실수가 양측의 긴장을 불러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가장 약한 고리인 우리에게 피해가 갈 가능성이 굉장히 크죠.

[앵커]
아마 군 체계가 우리하고 너무 달라서 혹시 이해가 덜 되실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혁명수비대는 그야말로 정비군이고 정부 밑에 있는 우리로 치면 군대는 또 다른 문제인데 우리는 혁명수비대 하면 그냥 그게 더 작은 군대일 거라고 그동안 오해를 많이 해 왔기 때문에.
[박현도]
그러니까 혁명수비대해군은 우리로 치면 해병대 역할을 하거든요, 특수부대 역할도 하고요. 그래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 굉장히 강력하게 지키고 있는 그런 군대이기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이란 정세를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이대로 그냥 미국하고 어떻게든 조금씩 풀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지금 이런 내부의 사정도 좋지 않기 때문에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박현도]
지금 며칠 사이에 나온 것은 이란도 강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란에 대해서 유럽국가들이 핵협정을 다시 돌아오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란 쪽에서는 이렇게 되면 우리가 핵확산금지조약인 NPT도 탈퇴했을 수 있고 아예 핵협회를 미국처럼 나갈 수도 있다고 지금 위협하고 있거든요. 지금 상황은 군사적인 긴장은 다소는 가라앉았지만 양쪽의 신경전이 극도로 가고 있기 때문에 핵 문제를 두고 언젠가는 해결이 될 때까지 강한 전선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란은 미국에게는 미국이 절대 좋은 말로 해서는 듣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란은 미국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강력하게 나갈 거고요. 미국도 거기에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거기 때문에 지금 상황은 어떻게 안전하게 갈 거라고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바라는 바는 우리 군이 쓸데없는 회오리에 그냥 휘말리지 않고 안전하게 아덴만에서만 임무를 수행하다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건데. 뭔가 다른 방법은 없이 우리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는 겁니까?

[박현도]
전혀 없죠. 지금 현재로써는 그냥 우리는 조연일 뿐이고요. 직접적으로 주연들이 뭔가 해결책을 찾아줘야 하는데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고 다만 우리에게 좀 안심이 된다는 것은 유럽 국가들이 오늘 8개국이 유럽 주도의 호르무즈 안보에 나가는 것을 지금 찬성하고 있다고 그러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우리에게는 조금 더 좋은 측면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유럽이 참가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만 나갈 경우에는 우리에게도 상당히 안 좋은데 더 많은 국가가 온다는 것은 좋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많은 국가가 오든 적은 국가가 오든 이란과 미국이 이쪽 지역에서 긴장을 완화시키고 이런 문제들이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우리가 움직였는데 미국과 이란 사태가 커지면서 예를 들면 두 나라만의 대결이 아니라 그룹 대 그룹으로 긴장이 커지고 우리가 그 안에 휘말려 들어가면 안전을 보장할 방법이 없어 보이는 것 같은데 이 걱정이 많습니다.

[박현도]
그렇죠. 그리고 사실 더 걱정은 이렇게 긴장하다가 미국과 이란이 서로 화해를 해버리고 그다음에 미국과 이란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때 미국 편을 들었던 우리에 대해서 이란이 어떻게 나올지 향후 한국과 이란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그 부분이 좀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앵커]
아무튼 국제정세를 계속 살피면서 일단 신경을 곤두세우고는 있는데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참 별 것이 없다니까 또 안타까운 일이기는 합니다. 오늘 도움말씀 고맙습니다.

[박현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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