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지렛대'에 몸싸움·감금까지...폭력 얼룩진 동물국회

'쇠 지렛대'에 몸싸움·감금까지...폭력 얼룩진 동물국회

2019.12.31. 오후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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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갈등에 여야 폭력사태…부상자도 속출
쇠 지렛대·대형 망치까지 동원…동물국회 재현
회의 못 가게 하려고 동료의원까지 감금
공수처 갈등 반복…마지막 본회의도 대립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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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 대립이 격렬했던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안이 결국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준 이번 20대 국회의 폭력 사태는 극심했습니다.

이른바 '동물국회'를 막자며 국회선진화법이 됐지만, 또 한 번 국민 앞에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패스트트랙 갈등은 시작부터 동물국회였습니다.

지난 4월, 법안 제출을 위해 국회 의안과로 들어가려는 민주당과 저지에 나선 한국당이 뒤엉키면서 아비규환을 연출했고,

계속된 충돌에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급기야 이른바 '빠루'로 불리는 쇠 지렛대까지 등장했고 대형 망치도 문을 부수는 데 동원됐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사개특위 위원이 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회의에 가지 못하게 하려고 7시간 넘게 의원실에 감금하기도 했습니다.

[채이배 / 바른미래당 의원(지난 4월 25일) : 저는 여기 창문을 뜯어서라도 나갈 수 있도록 경찰과 소방에 요청하려고 합니다.]

위태위태한 충돌은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하는 과정에서도 빚어졌습니다.

[김명연 / 자유한국당 의원(지난 4월 24일) : 오죽하면 대한민국 의장을 못 믿고! (내 눈을 보고 얘기해요.) 왜 의장을 못 믿게 만들어요. 못 믿겠다고요. (멱살 잡으세요.)]

이후 8개월이 지난 12월 27일,

선거법 개정안이 표결에 부쳐지자 동물국회는 어김없이 또 등장했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석을 점거하며 총력 저지에 나섰고,

결국 선거법이 처리 되자 플래카드를 의장석에 던지며 격하게 반발했습니다.

[문희상 / 국회의장 :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법률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이어 어제(30일) 공수처 법안이 표결에 오르자 한국당 의원들은 다시 의장석을 점거했고 갈등은 반복됐습니다.

"문희상 사퇴! 독재 타도! 문희상 사퇴! 독재 타도!"

우려했던 충돌까진 가진 않았지만, 극심한 대립 양상으로 2019년 마지막 본회의를 마쳤습니다.

정쟁에 매몰 돼 민생은 뒷전이라며 '식물국회'란 비판을 받았던 20대 국회는 결국 '동물국회'라는 오명까지 떠안았습니다.

새해에는 국회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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