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보 후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뼈아팠던 하노이 '빈손'

'1보 후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뼈아팠던 하노이 '빈손'

2019.12.31. 오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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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세 번이나 남북 정상회담을 열며 속도를 내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올해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1보 후퇴했습니다.

연초 하노이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는데, 내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보면 내년 비핵화 대화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양과 워싱턴 D.C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 달려온 북미 정상.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 2월) : 이번에 모든 사람이 반기는 그런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2월) : 1차 회담은 굉장한 성공이었습니다. 이번 회담도 1차 회담만큼 아니면 더 성공하기를 기대합니다.]

두 정상은 그러나 준비된 합의문에 서명도 못 하고 '빈손'으로 하노이를 떠났습니다.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의 수준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2월) : 기본적으로 북한은 전체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는 우리 정부의 예상에서도 크게 벗어났습니다.

북미 양자 간의 종전 선언과 대북 제재의 일부 완화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하노이 회담 사흘 전 청와대 회의) : 북한의 경제가 개방된다면 주변 국가들과 국제기구, 국제자본이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는 뼈아픈 타격을 줬습니다.

넉 달 뒤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3자 정상회동이 성사됐지만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 각하께서 한 발자국 넘어오시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으시는 미국 대통령이 될 겁니다.]

북미가 다시 만나자는 동력만 이어갔을 뿐 '하노이' 전에 존재했던 신뢰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김명길 /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 결렬 직후) :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습니다.]

비핵화 대화의 중재자를 넘어 당사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4차 남북 정상회담과 서울·부산 방문을 제안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지난 4월 청와대 회의) :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북한은 비핵화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제시하고 13차례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긴장감만 높였습니다.

북한이 연말에 선을 넘는 도발,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지 않은 것은 비핵화 대화의 모멘텀을 완전히 놓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 담을 '새로운 길'의 내용을 보고 문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2보 전진을 위한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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