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필리버스터에 본회의 무산...정기국회 올스톱

한국당, 필리버스터에 본회의 무산...정기국회 올스톱

2019.11.29. 오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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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본회의 법안 199건 모두 필리버스터 신청
文 의장·3당 원내대표 회동…접점 못 찾고 결렬
유치원 3법·비쟁점 법안 처리 기약 없이 발 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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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이 오늘 본회의에 올라간 모든 안건에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오후에 예정된 본회의 개회가 무산됐습니다.

여야가 합의했던 비쟁점 법안의 처리가 불발된 가운데 열흘 남짓한 정기국회가 공전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최민기 기자!

결국 본회의 자체가 무산됐군요. 국회 분위기 좀 전해주시죠.

[기자]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 개회 직전 한국당이 이른바 '민식이법'을 제외한 법안 199건에 모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국면이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오후 한 차례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회동했지만 아무런 접점도 찾지 못한 채 결렬됐습니다.

긴급최고위원회의까지 열며 본회의 참석을 고심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일부 야당과 함께 본회의 참석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본회의 개회가 끝내 무산됐습니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협상이 불발되자 곧장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어 입법 갑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오늘 처리될 법안은 민생법안이 대부분으로 여야가 합의했고 법사위까지 다 통과했는데 이걸 필리버스터로 막겠다는 건 국회를 마비시키려는 의도라고 질타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에서 아무것도 못 하게 하려는 것이냐며 상식적인 정치를 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상식적인 정치를 하십시오. 온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습니다. 머리를 깎고 단식을 하고 국회를 마비시키고 이게 정상적인 정당입니까.]

민주당은 규탄대회 이후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선 가운데 내일 주말에도 중진의원과 각 상임위원장, 원내대표단 연석회의를 열며 해법 모색에 나섭니다.

자유한국당은 다수 세력의 불법 횡포에 맞서 소수 세력에게 부여된 합법적이고도 평화적 저지 수단이라고 맞받았습니다.

긴급 기자회견을 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안과 사법개혁 법안까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의 표결 시도를 막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독재 악법 통과시키려는 정부와 여당의 입법 쿠데타를 한국당이 막지 않는다면 누가 막겠느냐고 강조했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필사적인 저항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역사의 큰 죄를 짓는 것이며 민의의 전당에 불명예를 남기는 것입니다.]

한국당은 이른바 '민식이법'은 선 처리 하자고 제안했는데도 필리버스터를 취소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한 민주당에 그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안 통과를 촉구했던 부모들은 정쟁에 아이들을 이용하려는 것이냐며 한국당에 항의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여야가 합의한 비쟁점 법안 처리조차도 다 막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오늘 처리 예정이었던 민식이법 등 어린이 안전법을 포함한 비쟁점 법안의 의결은 모두 기약 없이 뒤로 밀렸습니다.

스쿨존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민식이법', 또 주차된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의무를 강화하는 '하준이법'도 애초 본회의 통과가 예정돼있었습니다.

또 여야 원내대표가 처리를 약속했던 일명 '데이터 3법'도 상임위에 계류 중인 정보통신망법을 제외하고 나머지 법의 일부 처리 전망이 나왔는데요.

오늘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비쟁점 법안과 여야 대립이 심했던 '유치원 3법' 모두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습니다.

여야는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출구 모색에 나서겠지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남은 기간 내 법안 처리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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