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13개월 만에 '깜짝 환담'...12월 정상회담으로 이어질까

한일 정상, 13개월 만에 '깜짝 환담'...12월 정상회담으로 이어질까

2019.11.04. 오후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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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3 정상회의 직전 각국 정상들과 환담
문 대통령, 늦게 온 아베 日 총리 옆자리로 인도
통역도 영어로 진행…별도 의제도 없이 즉석 환담
다음 달 한·중·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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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일 정상이 13개월여 만에 환담 형식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문 대통령은 고위급 협의도 검토하자고 제의했고, 아베 총리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하자고 답했는데, 꽉 막힌 한일 관계 현안을 풀어낼 돌파구는 마련됐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방콕에서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세안+3 정상회의 시작 직전.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 환담을 나눌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나타났습니다.

다른 정상들과 인사를 나눈 아베 총리를 문 대통령이 옆자리로 인도하면서 11분간 한일 정상 환담이 시작됐습니다.

양국 정상이 회담 형식의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해 유엔 총회 이후 13개월여 만입니다.

[고민정 / 청와대 대변인 :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 환담을 이어갔습니다.]

미리 협의된 자리도 아니어서 통역도 영어로 진행됐고, 별도의 의제도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그렇지만 이번 환담에 작지 않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양 정상은 한일 관계의 중요성과 대화를 통한 현안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양국 외교부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고민정 / 청와대 대변인 :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보자고 제의했으며 아베 총리도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보다 고위급의 협의는 다음 달 성탄절 즈음에 추진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담까지도 포함한 제안으로 해석됩니다.

양국 관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해법과 일본의 수출규제, 오는 23일 종료되는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대화가 오갔는지는 청와대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한일 청구권협정을 준수하라고 요구하고,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시정을 요구했다고 보도하는 등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측면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의 지난주 모친상에 대해 조의를 표했고 문 대통령은 고맙다고 답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넉 달 만에 이뤄진 이번 만남은 그야말로 '깜짝 환담'이었지만, 한일 정상이 지금 상황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는 측면에서 일단 관계 진전의 디딤돌은 놨다는 평가가 가능해 보입니다.

방콕에서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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