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용기 6대 KADIZ 진입...오늘 한러 군사위 개최

러시아 군용기 6대 KADIZ 진입...오늘 한러 군사위 개최

2019.10.23. 오전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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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러시아 군용기 6대, KADIZ 잇따라 진입
러 군용기 6대 잇따라 진입한 건 이례적
우리 공군, F-15K·KF-16 10대 출격 시켜 대응
경고통신 등 전술 조치로 KADIZ 밖으로 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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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 KADIZ에 러시아 군용기 6대가 잇따라 진입했습니다.

무척 이례적인 일인데요.

마침 오늘 서울에서는 방공식별구역에서의 충돌 방지를 위한 한러 합동군사위원회가 열립니다.

합동군사위를 하루 앞두고 러시아가 군용기를 6대나 KADIZ에 진입시킨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임성호 기자!

우선 어제 러시아 군용기들의 KADIZ 진입 상황부터 다시 정리해보죠.

[기자]
어제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 KADIZ에 진입한 러시아 군용기는 모두 6대입니다.

조기 경보기 한 대와 전투기 석 대, 장거리 전략 폭격기 두 대였는데요.

시간대별로 보겠습니다.

먼저 9시 23분쯤 러시아 조기 경보기가 KADIZ에 진입해 선회비행하다가 빠져나갔습니다.

뒤이어 오전 10시 41분쯤 SU-27 전투기와 TU-95 전략 폭격기 두 대가 KADIZ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이 폭격기들은 한반도 주변을 휘돌아서 일본 측 방공식별구역에도 진입하고 제주·서해 KADIZ까지 다녀왔습니다.

오후 2시 44분쯤 KADIZ에 진입한 다른 러시아 전투기 두 대가 이 폭격기들과 합류해 KADIZ를 완전히 빠져나간 게 오후 3시 13분입니다.

어제 러시아 군용기들이 KADIZ에 진입한 횟수는 네 차례였습니다.

그간 러시아 군용기들의 KADIZ 진입이 여러 번 있었지만, 어제처럼 6대가 잇따라 진입한 건 이례적으로 꼽힙니다.

[앵커]
지난 7월에도 러시아 군용기들이 KADIZ에 진입했는데, 심지어 독도 영공까지 침범했단 말이에요. 우리 전투기가 사상 처음으로 경고 사격까지 했고요.

이번엔 영공 침범은 없었죠?

[기자]
이번에는 없었습니다.

이번에 러시아 전략폭격기 두 대가 동해와 남해, 서해를 왕복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비행했는데, 영공이 아닌 부분을 골라서 갔습니다.

우리 공군도 F-15K, KF-16 등 주력 전투기 10대를 긴급 출격시켜 대응했습니다.

러시아 군용기들을 추적·감시 비행하면서 여러 차례 경고통신을 보내는 등 전술조치를 하면서 KADIZ 밖으로 퇴거 조치했습니다.

[앵커]
방금 설명하신 내용 중에 러시아 군용기들이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비행했다고 했어요.

우리 섬 사이를 비행했는데 영공 침범은 하지 않았다는 게 언뜻 이해가 안 가는데요?

[기자]
그 부분은 '영공'과 '방공식별구역'의 개념 차이 때문입니다.

우선 영공은 한 국가가 영유하는 영토나 영해 위에 있는 상공을 의미합니다.

국제법적으로는 영해와 마찬가지로, 한 국가의 해안선으로부터 12해리, 약 22km 떨어진 지점까지 영공으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지도에서 우리 해안선을 따라 그어져 있는 빨간 선이 영공을 표시한 겁니다.

파란 선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우리 정부가 설정한 '방공식별구역', KADIZ입니다.

항공기는 지상 차량과 함선보다도 속도가 훨씬 빠르고 포착하기 어려워서, 영공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식별 구역은 더 넓게 잡아놓은 겁니다.

이 때문에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적으로는 한 국가가 주권을 가진 '영공'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대신 통행 24시간 전에 해당 국가에 통보하는 게 국제적인 관례입니다.

KADIZ는 1951년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미 태평양공군사령부가 극동 방위를 목적으로 처음 설정했습니다.

우리 국방부는 지난 2013년, KADIZ가 설정된 지 62년 만에 이어도와 홍도까지 포함하도록 KADIZ를 확대했습니다.

[앵커]
합참에 따르면 러시아 군용기가 올해에만 스무 번이나 KADIZ에 진입했다고 하던데요.

러시아가 자꾸 이러는 의도가 뭔가요?

[기자]
러시아는 KADIZ를 포함한 각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영공이 아니므로, 비행하는 데 문제 될 게 없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최근 태평양과 대서양 등 공해 상공에서 장거리 군용기들의 비행 훈련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요.

외교 분야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정치적·군사적 긴장 관계가 반영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조약이 파기되면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는데요.

이후 미국이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조짐에 러시아 정부는 민감하게 반응해왔습니다.

이 같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군사적 경고를 보내는 차원에서 KADIZ, 또 일본 방공식별구역인 JADIZ에 러시아 군용기들이 자주 진입하는 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마침 오늘부터 서울에서 한러 양국 합동군사위원회가 열린다고 하던데, 이 문제를 논의하겠군요.

[기자]
오늘부터 내일까지 이틀 동안 한러 합동군사위원회가 열립니다.

방공식별구역에서 양측의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양국 합동군사위는 방공식별구역과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의 비행 정보를 교환하는 직통전화를 설치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양국 국방부는 지난해 이미 직통전화 설치에 합의하고 양해각서 문안 협의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후 진전이 없다가 지난 7월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으로 우리 전투기가 경고 사격까지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양국이 다시 본격적으로 협의에 나선 겁니다.

우리 측은 이번 합동군사위에서 어제 러시아 군용기 6대의 KADIZ 진입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할 방침입니다.

러시아 측의 반응과 회의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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