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회동' 여지 남긴 北, 정상 간 담판으로 출구 모색?

'DMZ 회동' 여지 남긴 北, 정상 간 담판으로 출구 모색?

2019.06.29. 오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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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리지 않는다고 비난을 이어왔던 북한이 DMZ에서 북·미 정상 회동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핵 협상을 맡은 대북 실무자들과는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일관되게 이어왔다는 점이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도에 김세호 기자입니다.

[기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지난 3월 1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자신들이 내놓은 수 있는 가장 큰 폭의 비핵화 방안을 내놓았다고 강조한 데 이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역시 미국의 입장이 사리에 맞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거래 방식에 매우 의아함을 느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비핵화 방안을 놓고 일괄적 해결을 원하는 미국과 단계적 해결을 원하는 북한의 입장은 팽팽히 맞서 왔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北 조선중앙TV (김정은 위원장 시정연설 / 지난 4월 12일) :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지난 4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잇따라 비난하며 불신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5월 초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잇따라 시험 발사하면서 긴장 국면이 조성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발사체의 구체적인 제원을 밝히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이 신뢰를 위반하지 않았다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이번 달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고, 김 위원장이 친서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26일 외무성 담화에서 적대적인 정책 작성자들이 있는 한 북·미 관계 개선이 어렵다고 했는데, 다르게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믿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최선희 외무성 제1 부상이 담화를 통해 DMZ에서의 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둔 것도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이러한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는 북한이 북·미 간 실무협상이 아닌 정상끼리 직접 담판, 이른바 톱-다운 방식에 힘을 쏟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YTN 김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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