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간 미국 대통령들...트럼프는?

DMZ에 간 미국 대통령들...트럼프는?

2019.06.26. 오후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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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 DMZ를 방문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DMZ는 방한하는 미국 대통령들의 중요한 방문지였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남북 관계, 한미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을 압박하고 한미 동맹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DMZ 방문이 이뤄졌습니다.

과거 사례 살펴보겠습니다.

DMZ는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3년을 마무리 한 정전협정의 산물입니다.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남과 북쪽으로 2km씩 총 4km 폭의 공간이 비무장지대로 설정돼 있습니다.

분단의 비극, 분단 고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DMZ를 방문한 첫번째 미국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이었습니다.

방문하기 한 달 전, 현재 미얀마로 불리는 버마에서 이른바 '아웅산 테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대통령 일행을 겨냥한 북한의 폭탄 공격이었기 때문에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DMZ를 방문한 미국 대통령, 미군 장병들을 향해 "여기 있는 이유를 명심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10년 뒤 빌 클린턴 대통령도 DMZ를 방문합니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NPT를 탈퇴한지 넉달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핵을 개발해 사용한다면 종말을 맞을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강도 높은 표현으로 북한을 압박했고, 공동경비구역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남측 비무장지대에서도 최북단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남북 관계가 풀리던 시기에 미국 대통령이 DMZ를 방문한 사례도 있습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햇볕정책을 펴던 김대중 정부 때였습니다.

2002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DMZ를 방문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축으로 규정한 직후였기 때문에 당시 한국 정부는 부시 대통령이 DMZ에서 전쟁의 위험성을 실감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메시지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부시는 북한을 사실상 감옥으로 지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 오바마 대통령도 DMZ를 방문해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사건과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 붙어있었고 미국이 사실상 ICBM으로 판단한 '광명성 3호'의 발사가 예고된 시점이었습니다.

이전 방문자들처럼 북한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DMZ 방문하게 되면 오바마 방문 이후 7년만입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감이 높았던 2년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DMZ 방문을 원했습니다.

지금은 어렵게나마 협상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과연 방문이 이뤄질지, 문 대통령이 동행할지에도 관심이 가지만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한반도 평화에 관한 일종의 'DMZ 선언'이 나올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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