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 정의당·통영 고성 한국당...절묘한 민심

창원 성산 정의당·통영 고성 한국당...절묘한 민심

2019.04.04. 오전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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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류주현 앵커
■ 출연 : 조은지 정치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4.3 보궐 선거의 개표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경남 창원 성산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경남 통영 고성은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각자의 지역구를 수성하며 1대 1로 팽팽히 맞선 건데, 절묘한 민심이라는 평가입니다. 정치부 조은지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밤 10시면 당선자 나올 거라고 했는데, 사실 통영 고성은 일찌감치 승부가 가려진 것 같은데. 창원 성산이 정말 막판까지 박빙이었어요.

[기자]
양치기 소년이 된 것 같은 표정으로 저도 계속 자정 거의 직전까지 들어오기 직전까지 손에 땀을 쥐면서 봤는데요. 10시 반을 전후해서 사실은 두 곳 모두 한국당 유력이다 이렇게 떴어요. 그래서 통영 고성은 말씀하신 대로 보수 텃밭이라서 먼저 확실히 떴고요. 반면 창원 성산은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초반에서 계속 강기윤 후보가 앞섰는데, 한국당의.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막판 뒤집기를 했습니다. 결국 표차 504표밖에 안 났어요. 진땀승 거두면서 진보 정치 1번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를 지켰습니다. 이런 근소한 표차를 봤을 때 3위가 민중당 손석형 후보, 4위가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였거든요. 결과적으로 이들이 비슷한 득표를 가져갔으니까 결과적으로 이들을 좌우한 건 5위 대한애국당 838표였어요. 이게 작용을 해서 결과적으로 다른 당들의 변수가 많이 작용한 보궐이 아니었나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창원 성산의 경우는 여영국 후보가 0.54%의 득표율로 승리를 잡았거든요. 그렇지만 결국 결과론적으로는 민심의 절묘한 균형, 1:1 구도가 완성이 됐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기자]
사실은 막판까지 한국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와서 이변이다, 반전이다 혹시 그렇게 나오나 했었는데 사실은 애초에 전문가나 여론조사 결과대로 나왔습니다. 정치 지형상으로 볼 때 창원 성산은 정의당 여영국, 통영 고성은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있었고 그게 결과적으로 마지막으로 결론은 그렇게 나왔거든요. 먼저 창원 성산 같은 경우는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예요. 그래서 공단지역의 특성상 노동계의 조직표가 굉장히 많고 진보정치 1번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입니다. 2004년에 권영길 의원 당선한 이후 진보 단일화를 못 했던 19대 총선 빼고는 보수정당 후보가 이긴 적이 없습니다. 막판까지 쫄깃쫄깃했던 이유가 바로 민중당의 존재 때문인데요. 민주당, 정의당, 민중당 이렇게 세 당의 원샷 단일화 논의가 끝내 무산됐고 민중당 손석형 후보가 4% 정도 득표를 했고요. 진보 표심이 갈라지면서 정의당이 진땀승을 거두는 데 조금 일조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럼 반면에 통영 고성은 역시 보수의 텃밭이어서 그런지 결국 예상대로 한국당이 가져갔어요.

[기자]
예상대로입니다. 통영 고성은 한국당 이군현 의원의 지역구였죠. 40년 동안 한국당 1당이 독식해 왔던 곳입니다. 심지어 지난 20대 때는 진보진영 후보조차 내지 못해서 이군현 의원이 무투표로 당선됐을 정도입니다. 한국당이 살짝 마음 졸였던 이유가 통영 고성의 소지역주의 때문이라고 제가 전 시간에 말씀을 드렸는데요. 13대 때 통영 고성 이렇게 합쳐서 국회의원을 한 명을 배출하는 소선거구제가 된 이후에 고성 출신은 번번이 고배를 마셨어요. 통영시인구 13만, 고성이 5만으로 2배가 넘기 때문에 고성 출신인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통영 출신인 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꺾을 수 있겠냐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있었는데 고성 출신으로는 오늘 정점식 후보가 가볍게 당선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결국 진보진영, 보수진영이 각각 자신들의 지역구를 그대로 지켰으니 1:1 구도 본전치기가 아닌가 싶은데 앞으로 아무래도 정국의 주도권 싸움에서 굉장히 치열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늘 제가 생각하지만 민심은 정말 절묘하고 좀 위대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팽팽한 힘의 균형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는데요. 민주당은 범여권 단일화를 냈고 그게 결국에 승리를 했습니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고요. 한국당도 문재인 심판론을 내걸고 지역구를 사수를 했습니다. 끝나고 나서 양측 대표들 말 들어보니까 이해찬 대표 같은 경우는 민심을 받들겠다, 겸허하게. 민생안정, 경제활성화에 매진하겠다 이런 메시지를 던졌고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민심이 해 줬다, 이렇게 서로 좋게 해석을 하는 모습입니다.

당분간 여야의 이런 대치가 절정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데요. 당장 내일 장관 후보자 임명을 두고 줄다리기 계속 이어질 것 같고 청와대 검증 라인 잘라라, 못 자른다, 지킨다. 이런 공방전도 이어질 것 같습니다. 또 선거법과 공수처법 패스트트랙을 놓고 대치가 계속되겠죠. 가장 크게 달라지는 거, 이제 의원들이 피부로 느끼실 건데 이건 바로 국회 구도가 개편됩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교섭단체를 재구성할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노회찬 의원이 있을 때 딱 20석이었어요, 두 당을 합치면. 그래서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이렇게 꾸려서 교섭단체로서 목소리를 냈거든요. 이번에 여영국 후보가 입성하면서 교섭단체를 다시 노리지 않겠느냐. 아무래도 교섭단체가 되면 위상은 천차만별이거든요. 그래서 둘이 교섭단체를 해서 교섭단체 4개가 되지 않나, 바른미래당까지. 이런 의견이 많고요. 이런 평가가 많고요. 거기에다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든든한 우군을 얻는 그런 의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렇게 정치지형이 바뀔 정도로 굉장히 작지만 큰 선거가 아니었나 싶은데. 정치권에서 그런지 아무 많은 의미를 부여했어요.

[기자]
이게 내년 총선 앞두고 마지막으로 하는 선거기 때문에 그런 데다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싹쓸이, 압승할 수 있었던 이유가 PK지역을 가져갔기 때문이거든요. 하지만 PK가 최근 들어서 등을 돌렸다, 이런 얘기가 여의도 정치권에 되게 의견이 분분했는데 실제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심판을 내걸고 운동을 했고 내년 총선을 앞둔 마지막 선거라서 PK 민심의 풍향계다, 바로미터다, 리트머스다 이런 말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민심 또 집단지성은 절묘한 균형을 보여줬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신인 정치인이죠.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도 평가를 받는 자리가 아닌가 했는데 어떻게 평가를 해야 될까요?

[기자]
사실 2승으로 앞설 때만 해도 탄탄대로 이렇게 했었는데요. 올해 1월에 입당한 정치 신인이거든요.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창원에 원룸까지 마련하면서 앞장서서 선거운동을 했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정치구도상, 기존 지역구상, 1승 1패도 나쁘지 않은 성적표입니다. 게다가 504표 차이면 선전했다 이런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황교안 대표로서는 선거데뷔전으로 나쁘지 않은데 다만 막판에 아시겠지만 축구장 유세나 이런 것 등으로 표를 깎아먹었다, 이런 빈축도 그래서 더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만약에 두 곳을 싹쓸이했다면 대여투쟁의 힘을 받았을 테고 당내 구심력도 확보해서 내년 총선 공천권까지 단단하게 쥐고 갈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쉬운 면이 있죠. 그래도 현상 유지를 함으로써 당직 인선이나 대여투쟁 등에서 좌충우돌하면서도 잘 가지 않을까 이런 예상이 됩니다.

[앵커]
4.3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서 민심은 정말 절묘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4.3 보궐선거 결과를 정치부 조은지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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