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美 "北 여행금지 재검토"...협상교착 풀리나?

[취재N팩트] 美 "北 여행금지 재검토"...협상교착 풀리나?

2018.12.20. 오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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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미 워킹그룹, 그러니까 실무협의체 2번째 회의를 위해 어제 방한했습니다.

입국하자마자 준비한 말을 쏟아냈는데, 침묵하는 북한을 향한 유화적 메시지였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서 발언의 의미와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한연희 기자!

자, 먼저 무슨 말을 했는지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여러 발언을 했는데요.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 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발언을 쏟아낸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스티븐 비건 /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 북한에서 활동하는 많은 인도주의 지원단체가 엄격한 국제 제재로 북한 사람들에 대한 합법적인 지원이 지체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민이 지원 물품 전달과 국제적 기준의 검증을 목적으로 북한을 여행하는 것을 검토할 것입니다.]

[앵커]
어떻게 해석하는 게 좋을까요?

[기자]
보통 기자들이 질문하면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례적으로 긴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입국 직후, 정리된 입장을 취재진 앞에서 읽은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최근 북미 협상에 나서는 대신 미국이 어린이들의 학용품과 장난감까지 제재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이런 불만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제재를 강화해왔는데요.

비건 대표의 이런 발언은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제재 예외 입장을 내비친 셈이라 북한에 일종의 당근을 제시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경제 재건을 위한 본격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흡할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하지만 비핵화 전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미국이 유화적 손짓을 보낸 것이라 의미가 크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북한 반응이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특별한 반응은 없습니다.

보통 여러 매체들을 통해 입장을 보이는데, 이와 관련한 언급이 지금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구호단체들만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는데요.

비건 대표가 대북 인도지원 관련 재검토 발언을 하면서, 이같은 내용이 북미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의 '지시'라는 점도 분명히 한 만큼, 북한도 신중하게 반응을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은 고위급회담이나 실무회담 등 미국의 대화 제의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는데, 지금같은 답보 상태가 이어질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역시 어려울 수 있는 만큼, 북한이 이번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입니다.

[앵커]
자, 비건 대표 애초 입국 목적은인 워킹그룹 2차 회의는 내일 열리는데요.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비건 대표는 오늘 판문점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이 5번째 방한인 비건 특별대표가 판문점을 찾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이번 판문점 방문에서 자신의 카운터 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북측 관계자를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판문점 방문은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 따른 긴장 완화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언인데요.

이후 오늘 저녁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찬을 겸한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어제 공항에서의 발언이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교착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상황을 평가하고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해법이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 오전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한 뒤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에 참석합니다.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비롯해

이산가족 화상상봉, 북한 양묘장 현대화, 남북 간 국제항공로 신설 등 남북 협력사업의 제재 면제 여부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비건 대표는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들과도 만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외교부에서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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