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예산정국...일자리·평화 놓고 3당 3색

미리 보는 예산정국...일자리·평화 놓고 3당 3색

2018.11.05. 오전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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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 예산안은 '숫자로 표현된 국정철학'이라고 합니다.

돈을 쓰는 우선순위와 그 씀씀이로 나라 살림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일 텐데요.

정부가 올린 471조 원 '슈퍼 예산안'에는 복지와 고용, 평화에 방점이 찍혔는데, 이를 보는 정치권의 시선과 심사 방향이 가지각색입니다.

예산안 심사에 임하는 여야 3당 3색, 조은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정부가 짠 내년 나라 살림 470조5천억 가운데 보건·복지·노동 분야가 162조 원으로 가장 비중이 큽니다.

일자리 예산에만 올해보다 22% 오른 23조5천억 원을 쏟아부었는데 돈줄을 풀어 말라붙은 고용 시장을 살리겠다는 의지입니다.

연구개발, R&D 예산은 처음으로 20조 원이 넘고, 남북 경제협력 기금도 1조천억 원을 차지합니다.

'함께 잘 살자'는 대통령 말처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취약계층과 저소득층, 구직자 등을 맞춤 지원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집중할 방침입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이산가족 교류 등도 한반도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규정한 만큼 양보할 여지가 없습니다.

확장적 재정을 투입하는 정부 안을 총력 사수해 국정 운영 동력을 얻겠다는 의지가 확고합니다.

[조정식 / 국회 예결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담아낸 사실상의 첫 예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예산에 담긴 사회 양극화 해소와 인구절벽 극복, 남북 평화정책 등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도록….]

자유한국당은 정부 안을 '세금 중독 예산'이라고 맹비난하며, 20조 원을 삭감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특히 정부의 고용창출장려금 등을 겨냥해 고용 통계 조작을 위한 알바 예산을 쳐내겠다고 했고, 비핵화 없는 일방적인 북한 퍼주기 예산에도 칼을 대겠다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연일 '경제가 평화'라고 역공을 펼치는 한국당은 최악의 경제지표를 발판으로 예산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속내도 있습니다.

[장제원 / 국회 예결특위 자유한국당 간사 : 한국도로공사는 급기야 고속도로 풀뽑기 알바를 971명 고용한다고 합니다. 세금 주도 일자리, 통계 조작을 위한 알바 일자리, 과감하게 삭감하겠습니다. 대체 이 정권은 핵 폐기의 폐 자도, 로드맵도 안 나왔는데 거의 5천억을 북한에 무상으로 준다고 합니다. 이런 예산 가만히 보고 있어야 합니까?]

바른미래당 역시 일자리 예산에 칼질을 예고했고, 행정부의 특수활동비도 '현미경 심사'를 통해 대폭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주요 현안마다 그랬듯, 예산 정국에서도 내심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정국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이혜훈 / 국회 예결특위 바른미래당 간사 : 일단 퍼주기 예산은 반드시 막겠습니다. 발목잡기 심사도 완전히 막아내겠습니다, 근절하겠습니다. 이 두 개가 대한민국 좀먹는, 오두막을 허는 두더지 같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토론회의 입씨름은 그저 맛보기입니다.

서로의 패를 엿본 여야가 471조 원 '슈퍼 예산안'을 두고 본격적으로 링 위에 올랐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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