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다리 미치광이' 욕하던 北 선전물 달라졌다?

'늙다리 미치광이' 욕하던 北 선전물 달라졌다?

2018.06.21. 오후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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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서로를 '리틀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으르렁대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최고 지도자, 똑똑한 협상가로 추켜세우며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했죠.

그런데 이렇게 호칭만 바뀐 게 아닙니다.

북한 선전물의 내용도 확 달라졌습니다.

북한 선전물, 하면 반미와 군사적 메시지로 잘 알려져 있죠.

ICBM급 화성 14형이 미국 백악관을 폭파하는 모습에 '조선의 대답!'이라는 문구를 써 놓는가 하면,

미 본토 전역이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그동안 북한이 공개한 각종 미사일들이 불타고 있는 미 대륙을 향해 날아가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희화화한 캐릭터가 북한군에 짓밟히고 있는 모습도 있었죠.

심지어 반미를 소재로 한 황당한 코미디 쇼도 있었습니다.

잠시 보실까요?

[미 대통령 비서 역할 : 각하, 아니 이마에 왜 피가?]

[미 대통령 역할 : 북조선의 수소탄 소식에 그만 깜짝 놀라 자빠지면서 대가리로 바닥 타일을 들이받았는데…]

[미 대통령 역할 : 아메리카 합중국 입에서 튀어나오는 건 비명 소리 뿐이로구나!]

이랬던 북한 선전물, 요즘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일단 미사일이 사라지고 한반도기가 등장한 게 눈에 띕니다.

4.27 선언이라는 제목이 달린 문서를 함께 들고 있고, '민족자주의 기치 밑에 하나로 굳게 뭉치자' 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자주통일', '공동번영'이라는 문구를 단 불도저 2대가 군사분계선을 갈아엎는 포스터도 나왔습니다.

뒤로는 비둘기가 날아다니고 '평화지대'라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북한 비무장지대의 기념품 가게에서도 반미 기념품이 모두 사라졌다는데요.

그야말로 급격한 온도 변화입니다.

곧 북한 TV에서도 반미가 아니라 조만간 평화를 소재로 한 북한식 코미디를 보게 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제도적으로 정착만 된다면 어떤 풍자물이든 좋게 보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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