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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환 /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왕선택 / 통일외교 전문기자
[앵커]
어제 남북 정상이 만난 12시간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의 연속이었습니다. 두 정상이 함께 발표한 판문점 선언은 또 미래에 어떤 역사로 기록될까요. 고유환 동국대 교수, 왕선택 전문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12시간 참 가슴 뭉클한 장면도 많았고요. 또 파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두 분은 어떤 장면을 어제의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으시는지요? 먼저 고유환 교수님.
[인터뷰]
저는 도보다리 대화 장면인 것 같습니다. 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있는 앞에서 두 정상이 만나서 전쟁을 끝내고 냉전을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로 가기 위한 그런 대화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매우 높은 대화가 아닌가 봐집니다.
[앵커]
지금 바로 저 장면이네요. 배석자도 없었고 취재원도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요.
[인터뷰]
어떤 역사적 현장의 상징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지금 판문점이라는 그 지역 자체가 상징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고 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휴전협정을 맺고 현재 양 진영이 대치하고 있는 그 장면에서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그런 대화를 지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성이 높은 그런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대화가 한 30분 정도 이어졌다고 하는데 좀 심각해 보이는 표정일 때도 있었고 웃는 모습도 보였는데 도대체 어떤 밀담을 나눴을까요?
[인터뷰]
그건 전반적으로 아마도 합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다음에 대화이기 때문에이후의 북미 대화와 관련한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는 미국과의 접촉에서 얻은 여러 가지 정보를 교환하면서 남북 정상들이 한 대화가 또 북미 대화로 잘 이어져서 한반도의 근원적인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 노력하자는 그런 내용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왕선택 기자, 어제 임진각에 나가서 취재를 했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임진각 현장 스튜디오에 있었죠.
[앵커]
많이 의미있게 더 지켜봤을 텐데 왕선택 기자는 어떤 장면을 가장 명장면으로 꼽으시나요?
[기자]
명장면이 하도 많아서 저는 명장면보다는 인상 깊었던 순간을 좀 말씀드려보고 싶습니다. 저는 사열하는 그 순간을 좀 저 나름대로 인상 깊게 봤습니다. 12시간 전체가 나름대로 다 좋고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는데 사열할 때 보니까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우리 대통령도 그렇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상당히 긴장된 표정이 엿보였습니다.
특히 바로 다음 단계에서 우리 군을 놓고 두 정상이 걸어오는 장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표정이 상당히 긴장감, 또 부담감, 압박감, 잘해야 된다, 아니면 오늘 하루를 잘해야 되는데 이런 표정을 좀 많이 느꼈고요. 그건 문재인 대통령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주 굳은 결의, 또 오늘 하루에 굉장히 많은 상황이 바뀔 수 있다라고 하는 이런 문제 때문에 아마도 굉장한 압박감을 느꼈을 텐데. 그 표정이 드러난 몇 분 안 되는 그 순간이 포착된 것이 바로 저 사열대를 지나는 그 장면이 아닌가. 그 이외의 나머지 장면에서는 전체적으로 다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앵커]
북한 지도자가 우리 군의 사열을 받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또 하나 의미 있었던 장면이, 저 대목에서. 북한의 군 수뇌부들이 우리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어요.
[기자]
그렇죠. 그 전에 우리 공식 수행원의 인사를 받았고 그다음에 북한 수행원 인사를 받았는데 우리도 정복 입은 군인이 있었죠. 정경두 합참의장이 공식 수행원으로서 인사를 했는데 우리 합참의장은 악수를 했죠. 그런데 그다음에 북한 공식 수행원 인사를 하는 그런 장면에서 북한의 총참모장과 인민무력상이 거수경례를 했다는 것이죠. 이것은 사전에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보고요.
김정은 위원장이 그야말로 상대방, 문재인 대통령을 존중한다라고 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런 지침을 내렸다 이렇게 볼 수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다 그렇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 이것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두 분이 한 가지씩 꼽아주셨으니까 저도 한 가지를 명장면을 꼽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제안을 했다고 하잖아요.
[인터뷰]
그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나는 언제 북을 가보냐고 먼저 말씀을 하시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그러면 이번에 가지요. 그것은 매우 상징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인데 그동안 그렇게 못 갔냐는 그런 얘기죠. 그러니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제 남과 북의 주민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그런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시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 만나면 내가 이렇게 제안해야지 이런 부분까지 계산하고 왔을까요?
[기자]
저는 그렇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대사를 할 거라고 예측을 했을까요? 저는 그러지 않을 것 같네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설명에 따르면 악수를 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아, 나는 언제 북한 쪽으로 올라가겠습니까 하니까 그러시면 지금 가보세요 하고서 이리 오세요라고 하고 제안을 했다는 것 아닙니까?
만약에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대사를 먼저 치지 않았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이쪽으로 건너오세요라는 말을 안 했겠죠. 그렇다면 이건 김정은 위원장의 계획보다는 그냥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그렇다면 지금 올라오시라고 즉흥적으로 대응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싶습니다.
[앵커]
바로 저 장면에서 많은 국민들이 가슴 뭉클해하고 박수도 치고 환호성도 쳤던 것 같습니다. 이어서 저희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화제가 된 사진 몇 장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사진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뒤에 서훈 국정원장입니다. 지금 판문점 선언 직후에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 서훈 국정원장 같은 경우는1, 2, 3차까지 남북 정상회담 다 준비하지 않았습니까. 만감이 교차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요.
[인터뷰]
이번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 큰 틀에서의 대전환이 일어나는 데는 서훈 국정원장의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미 이 3국의 정보기관들 사이의 오랜 기간 동안 협의가 이런 결실을 얻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합의문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오랫동안 긴밀하게 협의해서 사실상 오늘은 어제는 북핵과 관련한 마지막 문구의 몇 자 정도 조정하는 정도였지 이미 사전에 상당 부분 조율이 됐는데 그런 조율의 막후에 주역을 맡은 분이 서훈 국정원장이죠. 그래서 서 원장이 아마 더 감회가 더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1, 2차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매우 노력을 해 오다가 11년간의 공백을 딛고 다시 복원을 하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었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와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습니다.
[앵커]
서훈 국정원장, 참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은데 저희가 두 번째 사진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이 사진입니다. 북한의 특수경호, 철통경호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탄 저 방탄 벤츠 차량을 밀착 경호하는 모습, 상당히 인상적이었거든요.
[기자]
어제 장면을 다시 돌이켜 보면 9시 28분이었죠. 9시 28분. 북측 구역 판문각, 바로 저 순간인데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나타나는 줄 알았더니 경호원들이 그냥 그야말로 쉽게 말해서 깍두기 머리라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 10여 명이 쭉 나오면서 저렇게 되니까 어, 저건 뭐지 그런 순간이 한순간이 있었고요.
오전, 지금 화면에 보시는 것이 11시 55분 정도 되는 상황이거든요. 오전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북측 구역으로 돌아가는 그런 상황인데 김정은 위원장이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는 이벤트를 했기 때문에 차가 없었는데 그 사이에 차가 와 있었고 이제 북측 구역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저런 장면이 노출이 되니까 왜 저러지, 저렇게 안 해도 되는데. 그래서 좀 이상하게 의아스럽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볼 때는 실질적으로 경호 때문에 그랬다기보다는 저게 또 북한 국내 주민들에게도 보여줘야 되는 장면이고 아무래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줄 때 김정은 위원장이 충분하게 보호를 받았다든가 아니면 굉장히 엄중한, 위중한 상황에서 저런 상황이 있었다든가 이런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저런 장면도 필요하지 않았나 그렇다고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볼 수가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좀 과도한 행동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앵커]
저는 좀 의아했던 게 김정은 위원장 방명록 서명할 때요. 그 의자도 소독을 하고, 경호원이. 도청장치도 없는지 점검하고 좀 꼼꼼하게 하는데 원래 소독까지 경호업무에 포함됩니까?
[기자]
제가 볼 때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독도 할 수 있고 사람마다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고요. 그다음 감염이라든지 이런 것은 일반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도청이야 당연한 것이고요. 그런 것은 이해가 되는데. 공동경비구역이 이미 양국 간 충분한 신뢰 관계가 쌓여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데 저렇게 1m 90 정도 되는 건장한 청년들이 저런 식으로 위력 과시를 하면서 남측 텔레비전에 보여지면서 뭔가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해볼 때 저것은 오히려 남쪽이나 전 세계에 대한 이미지 관리라기보다는 북쪽 주민들에 대한 메시지 관리 차원에서 저런 그림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앵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에 오는 게 처음이었고요. 또 김정은 위원장이 생중계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처음이라서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저희가 많이 궁금했었는데 좀 솔직한 화법도 돋보였고요.
농담도 많이 하고 또 카메라도 많이 신경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저희가 몇 장면을 준비했는데요. 외교 무대에 많이 서보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인데 잘 연출됐습니까 이렇게 좌중을 웃기게 하는 저런 농담도 던질 줄 알았고요.
또 저는 인상적이었던 게 북한이 도로 사정이 안 좋아서 오신다면 민망스럽습니다, 이런 식으로 되게 솔직한 화법도 많이 구사하더라고요.
[인터뷰]
화법은 지도자 수업을 어릴 때부터 받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후계자로서 이미 오래전부터 후계 수업을 받았고 또 자기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아마 감지하고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로 할아버지 김일성의 화법이나 행동을 많이 닮은 그런 지도자 모습을 보이고 호탕하게 말하고 행동하고 그리고 또 유머도 적절히 섞어서. 그러니까 최고지도자로서의 여유, 아주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 30대 중반이면서도 매우 여유로운 그런 지도자상을 보였는데요.
아까 보이는 경호원들 장면은 북에서는 수령결사옹위, 그러니까 우리 수령은 어떤 일이 있어도 결사적으로 옹위한다, 그게 세계에 보여주는 장면이고요.
[앵커]
무조건 보호해야 되는군요.
[인터뷰]
그리고 이번에 있었던 화법 중에서도 자기들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남북 간의 어떤 경제적인 격차 같은 것도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 그 부분은 북한에서 과거의 논리로 보면 수령은 오류가 없다, 수령의 지도는 늘 잘된다, 이런 논리를 펴왔는데 김정은 시대 와서는 그런 부분에서는 솔직해졌어요.
지난해인가 신년사에서도 능력이 모자라서 인민들의 생활을 제대로 헤아려주지 못해서 미안함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한 적이 있고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육로로 백두산 관광을 가고 싶다고 말씀하시니까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그래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했던 북측 인사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남측은 고속열차가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도 빨리 경제를 발전시켜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게 이제 4월 20일에 채택했던 새로운 경제노선을 뒷받침하면서 북핵 해결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밝힌 거죠.
왜냐하면 북핵이 해결 안 되면 제재와 압박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도로, 철도가 개간이 될 수가 없거든요. 간접적으로 그런 식으로 담아서 솔직하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줬죠.
[앵커]
지금부터는 판문점 선언문에 대해서 저희가 분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핵화 문제가 어떻게 될까 이 부분이 가장 관심이었는데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어떻게 평가해야 되나요?
[기자]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직전 그리고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이 발표되기 직전까지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의 기준이 뭐냐라고 물었을 때 그 선언문 안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이 들어가면 큰 성공이다, 그런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었고요. 그런데 그런 문구가 들어갔죠.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이 들어갔어요.
그래서 그 기준으로 보면 큰 성공이라고 봐야 되고요. 그렇지만 그런 기준에 의하지 않고 다른 기준을 제시한 분들도 계십니다. 예를 들어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이 들어간다 해도 예를 들어서 구체적으로 그 완전한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밝혀야 되고 그 말에 진정성을 담보하는 다른 것도 좀 밝혀야 되고 시한 같은 것도 밝혀줘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뭔가 믿음성이 갈 게 아니냐.
그런데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부족하다, 이래서 두 가지로 의견이 갈리는데 저는 남북 정상회담의 속성상 북미 정상회담에서 또 북핵 문제, 비핵화 문제를 다뤄야 되는 또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은 우선 들어갔다는 자체에 굉장히 큰 의미를 두고 나머지 시한 설정이라든가 구체적인 이행 방도라든가 진정성의 보장이라든가 로드맵이라고 하죠. 이런 것들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결정이 되는 그런 상황을 생각해 볼 때 남북 정상회담 수준에서는 대단히 큰 성공이다라고 저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앵커]
시기 방법론에 대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공을 이어받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네, 흔히 북핵 해법을 얘기할 때 말 대 말의 공약과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있습니다. 지금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북측의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그동안 특사를 통해서 전해 들은 정도, 앞에 조건부 비핵화 의제였죠. 군사적 위협이 사라지고 체제 안전 보장이 이뤄진다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 조건부 비핵화 의지였는데. 이번에는 그 조건도 없어졌고 완전한, 완전한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얘기하는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이런 내용이 축약된 표현일 수 있거든요.
그런 목표와 방법의 두 가지가 있다면 방법의 문제는 행동 대 행동의 문제이기 때문에그 부분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괄타결을 해야 할 부분이죠. 만약에 여기서 행동까지 다 타결하면 북미 정상회담이 필요가 없겠죠. 그래서 시기도 지금 이 부분에서는 명문화되어 있지 않지만 이번의 경우는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이 교환되는 협상입니다.
이게 흔히 말하는 안보 대 안보의 교환인데 그러기 위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거쳐서 평화체제로 가는 문제가 있는데 그게 1년 내 종전선언을 하자고 우리가 명문화했습니다. 그 얘기는 적어도 비핵화 초기 단계는 1년 안에 완수한다는 뜻이 좀 깔려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초기에 일부 조치는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한 적이 있고요. 그래서 이어서 종전선언과 함께 북한이 거기에 상응하는 비핵화 행동을 취할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 환영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SNS에 글을 남겼는데요.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다, 이런 글을 남겼다고요?
[기자]
그 부분은 굉장히 반갑고 중요한 내용입니다. 사실 남북이 어떤 일에 대해서 합의를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어떤 일에 대해서는. 어떤 일은 남과 북이 합의한다고 해결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비핵화 문제도 역시 그런 문제에 해당하고 일반적으로 군사 문제, 한반도의 군사 문제는 남북이 합의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거의 없어요.
미국도 같이 개입을 해 줘야 되는데. 그럴 때 미국이 반대를 하면 아무리 남과 북이 합의를 해도 안 되는 그런 일이 있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환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아주 기대를 가질 수 있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겠다, 이렇게 기대는 하는데 다만 문제는 있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주 측근은 환영을 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미국의 전반적인 전통적인 엘리트 집단, 전반적인 전문가 집단은 굉장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또 앞으로 몇 주 남은 그런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또 흔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이또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잘 관리하는 것이 북쪽에서도 중요하고 우리 남쪽에서도 중요하고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식 방법이라든지 일괄타결을 원할 텐데 이번에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 북한이 이런 모습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북미 정상회담에서?
[인터뷰]
미국이 아직 공식적으로 리비아 모델을 얘기한 적은 없고요. 볼턴 안보보좌관이 그런 주장을 그 이전에 보좌관 되기 전에 사적으로 한 얘기니까요. 공식적으로 리비아 모델을 표방한 적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이 종전될 것이라는 부분은 매우 의미 있는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동기를 북미 적대관계에서 찾고 지금도 정전협정, 정전관계라는 데서 찾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버릴 수 있는 동기를 여기에서 해결해주겠다는 의미가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매우 의미가 있고 또 최근에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그 당시 내정자 신분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원칙적인 합의가 이미 이루어진 것 같아요, 큰 틀에서. 그래서 이미 북한이 선행 조치를 취했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지도자에 대해서 매우 개방적이고 존경할 만하다는 아주 극찬사를 했죠.
그래서 뭔가 지금 북미 정상회담도 매우 기대를 높이는. 그것은 남북 정상회담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비교적 남북 정상회담이 잘 나왔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도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북한 언론이 이런 부분을 여과없이 다 보도할지도 궁금했었는데 오늘 오전에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남북 선언문 전문을 다 실었다고 하죠.
[기자]
완전한 비핵화라고 하는 부분이 사실 북한 주민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논리와 상충이 될 수 있어요.
물론 지난주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서 병진노선의 성공적인 부분적 완수를 선언하고 그다음에 경제에 집중하는 또 다른 국가전략노선을 제시를 했기 때문에 이미 논리적으로 설명은 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핵화라고 하는 부분을 저렇게 밝히는 게 좀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아주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관련 내용을 객관적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그야말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진정성 있게 실현하겠다, 이행하겠다라고 하는 의지의 표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동해선이랑 경의선 철도, 도로 복구하는 등 경제협력과 관련된 얘기도 나왔는데 이제 대북 제재를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가 이 부분이 관건이 될 것 같은데요?
[인터뷰]
10. 4선언을 복원하기로 하고 우선적으로 도로, 철도 연결사업부터 추진하자, 이렇게 합의를 했는데요. 이번에는 제재 국면이기 때문에 경협 관련 합의는 대체로 없을 것이다, 이런 추측이 많았고요. 그러나 기존에 합의했던 내용을 되살리는 의미, 전체적인 기존 합의들을 현실에 맞게 되살리는 부분만 되살려놨지 곧바로 시행하자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대북 지원이나 협력을 하자는 것도 아니겠고요. 그래서 철도사업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니까. 우선 남측이라도 이을 수 있는 지역을 이어놓는 것, 이런 사업은 지금이라도 바로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북에다 우리가 경제 지원을 바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부분들이 평화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왕선택 전문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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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남북 정상이 만난 12시간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의 연속이었습니다. 두 정상이 함께 발표한 판문점 선언은 또 미래에 어떤 역사로 기록될까요. 고유환 동국대 교수, 왕선택 전문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12시간 참 가슴 뭉클한 장면도 많았고요. 또 파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두 분은 어떤 장면을 어제의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으시는지요? 먼저 고유환 교수님.
[인터뷰]
저는 도보다리 대화 장면인 것 같습니다. 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있는 앞에서 두 정상이 만나서 전쟁을 끝내고 냉전을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로 가기 위한 그런 대화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매우 높은 대화가 아닌가 봐집니다.
[앵커]
지금 바로 저 장면이네요. 배석자도 없었고 취재원도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요.
[인터뷰]
어떤 역사적 현장의 상징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지금 판문점이라는 그 지역 자체가 상징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고 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휴전협정을 맺고 현재 양 진영이 대치하고 있는 그 장면에서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그런 대화를 지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성이 높은 그런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대화가 한 30분 정도 이어졌다고 하는데 좀 심각해 보이는 표정일 때도 있었고 웃는 모습도 보였는데 도대체 어떤 밀담을 나눴을까요?
[인터뷰]
그건 전반적으로 아마도 합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다음에 대화이기 때문에이후의 북미 대화와 관련한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는 미국과의 접촉에서 얻은 여러 가지 정보를 교환하면서 남북 정상들이 한 대화가 또 북미 대화로 잘 이어져서 한반도의 근원적인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 노력하자는 그런 내용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왕선택 기자, 어제 임진각에 나가서 취재를 했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임진각 현장 스튜디오에 있었죠.
[앵커]
많이 의미있게 더 지켜봤을 텐데 왕선택 기자는 어떤 장면을 가장 명장면으로 꼽으시나요?
[기자]
명장면이 하도 많아서 저는 명장면보다는 인상 깊었던 순간을 좀 말씀드려보고 싶습니다. 저는 사열하는 그 순간을 좀 저 나름대로 인상 깊게 봤습니다. 12시간 전체가 나름대로 다 좋고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는데 사열할 때 보니까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우리 대통령도 그렇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상당히 긴장된 표정이 엿보였습니다.
특히 바로 다음 단계에서 우리 군을 놓고 두 정상이 걸어오는 장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표정이 상당히 긴장감, 또 부담감, 압박감, 잘해야 된다, 아니면 오늘 하루를 잘해야 되는데 이런 표정을 좀 많이 느꼈고요. 그건 문재인 대통령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주 굳은 결의, 또 오늘 하루에 굉장히 많은 상황이 바뀔 수 있다라고 하는 이런 문제 때문에 아마도 굉장한 압박감을 느꼈을 텐데. 그 표정이 드러난 몇 분 안 되는 그 순간이 포착된 것이 바로 저 사열대를 지나는 그 장면이 아닌가. 그 이외의 나머지 장면에서는 전체적으로 다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앵커]
북한 지도자가 우리 군의 사열을 받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또 하나 의미 있었던 장면이, 저 대목에서. 북한의 군 수뇌부들이 우리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어요.
[기자]
그렇죠. 그 전에 우리 공식 수행원의 인사를 받았고 그다음에 북한 수행원 인사를 받았는데 우리도 정복 입은 군인이 있었죠. 정경두 합참의장이 공식 수행원으로서 인사를 했는데 우리 합참의장은 악수를 했죠. 그런데 그다음에 북한 공식 수행원 인사를 하는 그런 장면에서 북한의 총참모장과 인민무력상이 거수경례를 했다는 것이죠. 이것은 사전에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보고요.
김정은 위원장이 그야말로 상대방, 문재인 대통령을 존중한다라고 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런 지침을 내렸다 이렇게 볼 수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다 그렇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 이것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두 분이 한 가지씩 꼽아주셨으니까 저도 한 가지를 명장면을 꼽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제안을 했다고 하잖아요.
[인터뷰]
그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나는 언제 북을 가보냐고 먼저 말씀을 하시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그러면 이번에 가지요. 그것은 매우 상징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인데 그동안 그렇게 못 갔냐는 그런 얘기죠. 그러니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제 남과 북의 주민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그런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시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 만나면 내가 이렇게 제안해야지 이런 부분까지 계산하고 왔을까요?
[기자]
저는 그렇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대사를 할 거라고 예측을 했을까요? 저는 그러지 않을 것 같네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설명에 따르면 악수를 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아, 나는 언제 북한 쪽으로 올라가겠습니까 하니까 그러시면 지금 가보세요 하고서 이리 오세요라고 하고 제안을 했다는 것 아닙니까?
만약에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대사를 먼저 치지 않았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이쪽으로 건너오세요라는 말을 안 했겠죠. 그렇다면 이건 김정은 위원장의 계획보다는 그냥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그렇다면 지금 올라오시라고 즉흥적으로 대응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싶습니다.
[앵커]
바로 저 장면에서 많은 국민들이 가슴 뭉클해하고 박수도 치고 환호성도 쳤던 것 같습니다. 이어서 저희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화제가 된 사진 몇 장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사진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뒤에 서훈 국정원장입니다. 지금 판문점 선언 직후에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 서훈 국정원장 같은 경우는1, 2, 3차까지 남북 정상회담 다 준비하지 않았습니까. 만감이 교차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요.
[인터뷰]
이번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 큰 틀에서의 대전환이 일어나는 데는 서훈 국정원장의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미 이 3국의 정보기관들 사이의 오랜 기간 동안 협의가 이런 결실을 얻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합의문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오랫동안 긴밀하게 협의해서 사실상 오늘은 어제는 북핵과 관련한 마지막 문구의 몇 자 정도 조정하는 정도였지 이미 사전에 상당 부분 조율이 됐는데 그런 조율의 막후에 주역을 맡은 분이 서훈 국정원장이죠. 그래서 서 원장이 아마 더 감회가 더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1, 2차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매우 노력을 해 오다가 11년간의 공백을 딛고 다시 복원을 하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었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와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습니다.
[앵커]
서훈 국정원장, 참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은데 저희가 두 번째 사진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이 사진입니다. 북한의 특수경호, 철통경호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탄 저 방탄 벤츠 차량을 밀착 경호하는 모습, 상당히 인상적이었거든요.
[기자]
어제 장면을 다시 돌이켜 보면 9시 28분이었죠. 9시 28분. 북측 구역 판문각, 바로 저 순간인데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나타나는 줄 알았더니 경호원들이 그냥 그야말로 쉽게 말해서 깍두기 머리라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 10여 명이 쭉 나오면서 저렇게 되니까 어, 저건 뭐지 그런 순간이 한순간이 있었고요.
오전, 지금 화면에 보시는 것이 11시 55분 정도 되는 상황이거든요. 오전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북측 구역으로 돌아가는 그런 상황인데 김정은 위원장이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는 이벤트를 했기 때문에 차가 없었는데 그 사이에 차가 와 있었고 이제 북측 구역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저런 장면이 노출이 되니까 왜 저러지, 저렇게 안 해도 되는데. 그래서 좀 이상하게 의아스럽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볼 때는 실질적으로 경호 때문에 그랬다기보다는 저게 또 북한 국내 주민들에게도 보여줘야 되는 장면이고 아무래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줄 때 김정은 위원장이 충분하게 보호를 받았다든가 아니면 굉장히 엄중한, 위중한 상황에서 저런 상황이 있었다든가 이런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저런 장면도 필요하지 않았나 그렇다고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볼 수가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좀 과도한 행동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앵커]
저는 좀 의아했던 게 김정은 위원장 방명록 서명할 때요. 그 의자도 소독을 하고, 경호원이. 도청장치도 없는지 점검하고 좀 꼼꼼하게 하는데 원래 소독까지 경호업무에 포함됩니까?
[기자]
제가 볼 때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독도 할 수 있고 사람마다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고요. 그다음 감염이라든지 이런 것은 일반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도청이야 당연한 것이고요. 그런 것은 이해가 되는데. 공동경비구역이 이미 양국 간 충분한 신뢰 관계가 쌓여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데 저렇게 1m 90 정도 되는 건장한 청년들이 저런 식으로 위력 과시를 하면서 남측 텔레비전에 보여지면서 뭔가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해볼 때 저것은 오히려 남쪽이나 전 세계에 대한 이미지 관리라기보다는 북쪽 주민들에 대한 메시지 관리 차원에서 저런 그림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앵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에 오는 게 처음이었고요. 또 김정은 위원장이 생중계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처음이라서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저희가 많이 궁금했었는데 좀 솔직한 화법도 돋보였고요.
농담도 많이 하고 또 카메라도 많이 신경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저희가 몇 장면을 준비했는데요. 외교 무대에 많이 서보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인데 잘 연출됐습니까 이렇게 좌중을 웃기게 하는 저런 농담도 던질 줄 알았고요.
또 저는 인상적이었던 게 북한이 도로 사정이 안 좋아서 오신다면 민망스럽습니다, 이런 식으로 되게 솔직한 화법도 많이 구사하더라고요.
[인터뷰]
화법은 지도자 수업을 어릴 때부터 받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후계자로서 이미 오래전부터 후계 수업을 받았고 또 자기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아마 감지하고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로 할아버지 김일성의 화법이나 행동을 많이 닮은 그런 지도자 모습을 보이고 호탕하게 말하고 행동하고 그리고 또 유머도 적절히 섞어서. 그러니까 최고지도자로서의 여유, 아주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 30대 중반이면서도 매우 여유로운 그런 지도자상을 보였는데요.
아까 보이는 경호원들 장면은 북에서는 수령결사옹위, 그러니까 우리 수령은 어떤 일이 있어도 결사적으로 옹위한다, 그게 세계에 보여주는 장면이고요.
[앵커]
무조건 보호해야 되는군요.
[인터뷰]
그리고 이번에 있었던 화법 중에서도 자기들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남북 간의 어떤 경제적인 격차 같은 것도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 그 부분은 북한에서 과거의 논리로 보면 수령은 오류가 없다, 수령의 지도는 늘 잘된다, 이런 논리를 펴왔는데 김정은 시대 와서는 그런 부분에서는 솔직해졌어요.
지난해인가 신년사에서도 능력이 모자라서 인민들의 생활을 제대로 헤아려주지 못해서 미안함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한 적이 있고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육로로 백두산 관광을 가고 싶다고 말씀하시니까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그래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했던 북측 인사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남측은 고속열차가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도 빨리 경제를 발전시켜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게 이제 4월 20일에 채택했던 새로운 경제노선을 뒷받침하면서 북핵 해결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밝힌 거죠.
왜냐하면 북핵이 해결 안 되면 제재와 압박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도로, 철도가 개간이 될 수가 없거든요. 간접적으로 그런 식으로 담아서 솔직하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줬죠.
[앵커]
지금부터는 판문점 선언문에 대해서 저희가 분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핵화 문제가 어떻게 될까 이 부분이 가장 관심이었는데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어떻게 평가해야 되나요?
[기자]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직전 그리고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이 발표되기 직전까지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의 기준이 뭐냐라고 물었을 때 그 선언문 안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이 들어가면 큰 성공이다, 그런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었고요. 그런데 그런 문구가 들어갔죠.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이 들어갔어요.
그래서 그 기준으로 보면 큰 성공이라고 봐야 되고요. 그렇지만 그런 기준에 의하지 않고 다른 기준을 제시한 분들도 계십니다. 예를 들어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이 들어간다 해도 예를 들어서 구체적으로 그 완전한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밝혀야 되고 그 말에 진정성을 담보하는 다른 것도 좀 밝혀야 되고 시한 같은 것도 밝혀줘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뭔가 믿음성이 갈 게 아니냐.
그런데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부족하다, 이래서 두 가지로 의견이 갈리는데 저는 남북 정상회담의 속성상 북미 정상회담에서 또 북핵 문제, 비핵화 문제를 다뤄야 되는 또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은 우선 들어갔다는 자체에 굉장히 큰 의미를 두고 나머지 시한 설정이라든가 구체적인 이행 방도라든가 진정성의 보장이라든가 로드맵이라고 하죠. 이런 것들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결정이 되는 그런 상황을 생각해 볼 때 남북 정상회담 수준에서는 대단히 큰 성공이다라고 저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앵커]
시기 방법론에 대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공을 이어받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네, 흔히 북핵 해법을 얘기할 때 말 대 말의 공약과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있습니다. 지금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북측의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그동안 특사를 통해서 전해 들은 정도, 앞에 조건부 비핵화 의제였죠. 군사적 위협이 사라지고 체제 안전 보장이 이뤄진다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 조건부 비핵화 의지였는데. 이번에는 그 조건도 없어졌고 완전한, 완전한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얘기하는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이런 내용이 축약된 표현일 수 있거든요.
그런 목표와 방법의 두 가지가 있다면 방법의 문제는 행동 대 행동의 문제이기 때문에그 부분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괄타결을 해야 할 부분이죠. 만약에 여기서 행동까지 다 타결하면 북미 정상회담이 필요가 없겠죠. 그래서 시기도 지금 이 부분에서는 명문화되어 있지 않지만 이번의 경우는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이 교환되는 협상입니다.
이게 흔히 말하는 안보 대 안보의 교환인데 그러기 위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거쳐서 평화체제로 가는 문제가 있는데 그게 1년 내 종전선언을 하자고 우리가 명문화했습니다. 그 얘기는 적어도 비핵화 초기 단계는 1년 안에 완수한다는 뜻이 좀 깔려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초기에 일부 조치는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한 적이 있고요. 그래서 이어서 종전선언과 함께 북한이 거기에 상응하는 비핵화 행동을 취할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 환영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SNS에 글을 남겼는데요.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다, 이런 글을 남겼다고요?
[기자]
그 부분은 굉장히 반갑고 중요한 내용입니다. 사실 남북이 어떤 일에 대해서 합의를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어떤 일에 대해서는. 어떤 일은 남과 북이 합의한다고 해결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비핵화 문제도 역시 그런 문제에 해당하고 일반적으로 군사 문제, 한반도의 군사 문제는 남북이 합의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거의 없어요.
미국도 같이 개입을 해 줘야 되는데. 그럴 때 미국이 반대를 하면 아무리 남과 북이 합의를 해도 안 되는 그런 일이 있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환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아주 기대를 가질 수 있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겠다, 이렇게 기대는 하는데 다만 문제는 있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주 측근은 환영을 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미국의 전반적인 전통적인 엘리트 집단, 전반적인 전문가 집단은 굉장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또 앞으로 몇 주 남은 그런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또 흔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이또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잘 관리하는 것이 북쪽에서도 중요하고 우리 남쪽에서도 중요하고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식 방법이라든지 일괄타결을 원할 텐데 이번에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 북한이 이런 모습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북미 정상회담에서?
[인터뷰]
미국이 아직 공식적으로 리비아 모델을 얘기한 적은 없고요. 볼턴 안보보좌관이 그런 주장을 그 이전에 보좌관 되기 전에 사적으로 한 얘기니까요. 공식적으로 리비아 모델을 표방한 적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이 종전될 것이라는 부분은 매우 의미 있는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동기를 북미 적대관계에서 찾고 지금도 정전협정, 정전관계라는 데서 찾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버릴 수 있는 동기를 여기에서 해결해주겠다는 의미가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매우 의미가 있고 또 최근에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그 당시 내정자 신분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원칙적인 합의가 이미 이루어진 것 같아요, 큰 틀에서. 그래서 이미 북한이 선행 조치를 취했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지도자에 대해서 매우 개방적이고 존경할 만하다는 아주 극찬사를 했죠.
그래서 뭔가 지금 북미 정상회담도 매우 기대를 높이는. 그것은 남북 정상회담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비교적 남북 정상회담이 잘 나왔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도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북한 언론이 이런 부분을 여과없이 다 보도할지도 궁금했었는데 오늘 오전에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남북 선언문 전문을 다 실었다고 하죠.
[기자]
완전한 비핵화라고 하는 부분이 사실 북한 주민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논리와 상충이 될 수 있어요.
물론 지난주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서 병진노선의 성공적인 부분적 완수를 선언하고 그다음에 경제에 집중하는 또 다른 국가전략노선을 제시를 했기 때문에 이미 논리적으로 설명은 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핵화라고 하는 부분을 저렇게 밝히는 게 좀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아주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관련 내용을 객관적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그야말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진정성 있게 실현하겠다, 이행하겠다라고 하는 의지의 표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동해선이랑 경의선 철도, 도로 복구하는 등 경제협력과 관련된 얘기도 나왔는데 이제 대북 제재를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가 이 부분이 관건이 될 것 같은데요?
[인터뷰]
10. 4선언을 복원하기로 하고 우선적으로 도로, 철도 연결사업부터 추진하자, 이렇게 합의를 했는데요. 이번에는 제재 국면이기 때문에 경협 관련 합의는 대체로 없을 것이다, 이런 추측이 많았고요. 그러나 기존에 합의했던 내용을 되살리는 의미, 전체적인 기존 합의들을 현실에 맞게 되살리는 부분만 되살려놨지 곧바로 시행하자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대북 지원이나 협력을 하자는 것도 아니겠고요. 그래서 철도사업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니까. 우선 남측이라도 이을 수 있는 지역을 이어놓는 것, 이런 사업은 지금이라도 바로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북에다 우리가 경제 지원을 바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부분들이 평화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왕선택 전문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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