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한완상 전 부총리에 듣는다

남북정상회담, 한완상 전 부총리에 듣는다

2018.04.27.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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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완상 / 남북정상회담 원로 자문위원

[앵커]
지금부터는 오늘 정상회담을 분석하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정상회담 이후에 한반도에서 과연 어떤 변화가 시작될지도 분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 교육부 총리를 지낸 원로 지식인이죠. 한완상 대통령 직속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한완상 부총리님 정말 오랜만인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아침에 판문점에서 남북 두 정상이 처음 만나는 장면 혹시 TV로 보셨나요?

[인터뷰]
봤습니다.

[앵커]
안 보셨으면 안 되는 날이니까요. 제가 아까 뉴스 초반에 말하기를 우리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인도에 따라서 북한을 넘어갔다 왔어요. 보셨죠?

[인터뷰]
봤죠.

[앵커]
어떤 생각 드셨어요?

[인터뷰]
저것은 70년 전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 이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고요. 특히 분단 그게 높지도 않고 그야말로 간단한데 48년 4월에 남북 협상을 위해서 백범 김구 선생하고 의사 김규식 선생이 하여튼 단독 정부를 반대하고 통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서 비장하게 그 바로 경계선에서 벽을 분단선을 벽으로 해서 내가 죽을 각오를 하고 남북 간에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한다는 그 생각이 떠오르고.

[앵커]
그래서 70년 전에 있어야 했다는 발언을 하셨군요.

[앵커]
아무래도 김영삼 그리고 김대중 정부 때 통일부, 교육부 총리를 지내셨으니까 더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요.

[인터뷰]
그럼요. 게다가 2007년에는 제가 또 대통령 수행해서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봤기 때문에 더 감회가 깊습니다.

[앵커]
2001년 교육부총리 하실 때는 김정일 위원장이었는데 지금의 김정은 위원장과는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점이 좀 구체적으로 다른가요?

[인터뷰]
그게요. 아버지, 할아버지하고 다른 점이 어떤 어떤 점인가 하면 할아버지하고 아버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어떤 협의 같은, 합의 같은 것을 문서로 남겼잖아요. 그런데 문서로 남겨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는 것을 깨달은 분이 손주예요. 그러니까 오늘도 그 이야기하잖아요. 우리 대통령한테 이거 합의를 글로 해 봐야 실천 못 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 마음가짐을 가지고 우리가 합의하는 것은 꼭 실천하자. 그 말은 나에게 큰 감동을 줬습니다. 저게 할아버지와 아버지하고 다르구나.

[앵커]
지금 저 보고 계신 영상, 넘어오는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어오는 건데 아까 말씀하셨다가 마셨잖아요. 그거 이어주실까요? 백범 김구 선생과 관련해서.

[인터뷰]
저기도 김정은 위원장은 그렇게 나이가 많은 분도 아닌데 분단의 아픔을 굉장히 깊이 느낀다는 거 알았어요. 이렇게 간단히 넘어갔다 올 수 있는 것을 우리가 왜 11년을 기다렸나. 그 한탄의 소리를 듣고 저도 공감을 했는데. 이 기회에 정말 분단이 극복되기를 바랍니다. 이 분단선은 우리가 만든 게 아니고 강대국이 자기들의 땅따먹기의 경쟁 속에서 잘라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가 이거 없애는 일에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되는데 마치 남북 두 지도자가 그렇게 나서서 아주 게임처럼 건너왔다가 다시 넘어오는 거 그만큼 쉽게 되도록 그분들이 실천해 줘야 돼요.

[앵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합의가 잘 돼도 중요한 건 실효성이 아니겠습니까? 합의문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좀 어떤 점을 짚고 넘어가야 되는지 조언을 좀 해 주시죠.

[인터뷰]
우선 결론에 가서 이야기하려고 그러는데 이번에 남북 정상회담이 비핵화를 중심으로 해서 잘 타결이 되고 그다음에 평화체제가 구성되는 데 합의가 되고 나아가서 세 번째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 인도주의적인 조치부터 시작해서 경제, 이런 게 다 잘 되면 이번에는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문이 국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돼요. 그 비준을 받으면 힘이 실리죠. 나는 그래서 오늘 저녁에 만찬에 누가 오는가 했더니 여당 대표들 오는데 이럴 때 야당 대표도 불러야죠. 그런 생각을 한 겁니다.

[앵커]
혹시 불렀는데 안 오지 않았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정확한 사실은.

[인터뷰]
불러도 안 오면 그 사람들 자업자득이고.

[앵커]
지금 이제 청와대에서는 어쨌든 우리 국민들도 그렇고 오늘 정상회담이 저는 잘 될 것으로 보는데 이게 오늘 한 번만 하는 게 아니고 이걸 정례적으로 예를 들면 반기에 한번 한다든지 아니면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한다든지 이렇게 정례화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지 않을까요?

[인터뷰]
그 질문이 우리 앵커가 물었던 질문과 연결되는데요. 제가 통일부총리 할 때 남북 관계 단계 3개를 이야기하면서 교류, 협력 단계 다음이 국가연합 단계인데 국가연합 단계에 들어가면 이건 제이 먼저 해야 될 게 남북 정상 간의 정례적 만남입니다. 그다음에 남북 국회 간의 정례적인 만남 이런 것을 드는데 그때 20여 년 전인데 그렇게 외치고 해도 참 메아리로 사라져버리는데 이번에 될 것 같아요. 이번에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아침에 먼저 이야기하더라고요, 정례화.

[앵커]
수시로 만나자, 이렇게 얘기했었죠.

[인터뷰]
우리 대통령도 생각하고 계시고요. 그래서 남북 정상 간의 정례화가 또 왜 중요하냐 하면 그 전에 정상 간에 합의해도 밑에 실무진에서 그거를 실천할 의지가 없으면 안 됩니다. 제일 중요한 의지는 정상 간의 의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두 정상 간에 합의를 실천할 의지가 굉장히 강해요.

[앵커]
표정도 좋더라고요.

[인터뷰]
표정이 좋을 정도가 아니라 정말 감동적으로 마음가짐의 결이 강하더라고요.

[앵커]
과연 이 정례화가 합의문에 담길 수 있을지 한번 저희가 기대를 해보도록 하고요. 그런데 기억을 돌이켜보면 북미 정상이 서로 내 책상에 핵단추가 있다 이렇게 대립을 했던 게 바로 불과 몇 개월 전의 일이거든요. 네 달 만에 이렇게 극적인 전환이 일어난 계기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선 두 정상 간의 절박성. 절박성의 수준이 굉장히 악화됐어요. 다시 말하면 우리가 먼저 트럼프 이야기부터 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이 11월에 중간선거가 있어요. 그 중간선거에서 자기 당이 만약 다수당의 지위를 놓치게 되면 굉장히 곤경에 빠집니다. 탄핵될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이번에 하여튼 이것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만이 11월에 그게 성공할 수 있다는 절박성이 있고 우리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에는 절박성이라고 하기보다는 간절함이죠.

2013년 최고위에 올라갔을 때 내놓은 것이 병진노선입니다. 핵개발과 경제개발. 그때 남쪽의 보수적인 사람들은 다 방점은 핵개발이다. 경제개발은 괜히 이야기하는 거다 생각했는데 나는 딱 알았어요. 왜 내가 부총리할 때 김일성 주석이 살아 있을 때 아닙니까? 김일성 주석이 말기에 가서 어떤 말씀을 했냐면 이런 말을 했어요. 정말 우리 백성이, 인민이 쌀밥에 소고기국을 먹여야 한다.

[앵커]
저도 그 말 기억나요.

[인터뷰]
기억나요? 핵개발해서 핵무기를 예를 들어 20개 갖고 있다고 해도 4000개 이상 갖고 있는 미국한테 어떻게 당하랴. 비핵화를 선언하고 민생문제에 올인하고 싶었는데 민생문제를 풀려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되니까 협상테이블에 미국 대통령을 끌어와야 하는데 그거 실패했죠. 아버지도 그거 실패했죠. 손주에 와서 그러면 미국 대통령을 협상테이블에 끌어내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핵탄두를 개발해서 ICBM에 실어서 미국까지 대륙까지 날아가는 그 무기 체계를 만드는 건데 그게 작년 11월에 자기가 완성했다고 그랬어요.

그때부터 트럼프가 주목하기 시작한 거야. 그래서 이제 한 달 후에 좀 되면 트럼프하고 김정은 두 분이 만나게 되죠. 그러니까 절박함에다가 인민에게 먹을거리를 주지 않고 무기를 아무리 개발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손주는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4월 21일입니까, 전원회의에서 가결한 거. 우리 정말 핵시설까지 폐기하겠다 말하는 것은 진정성이 있어요. 진정성이 있는데.

[앵커]
진정성이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인터뷰]
왜 진정성이 있냐면, 아까 얘기했잖아요. 인민을 먹이지 못해서 핵폭탄 가져봐야 뭘 하느냐 하는 절박성이 있는 거죠. 할아버지의 절박성, 아버지의 절박성 보태서 자기의 절박성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 첫째 조치가 비핵화 조치가 폐기 선언을 한 거죠. 그러니까 이건 정말 진정성 있는 것이죠. 그거 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냐.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보수 냉전 세력들인데 한마디로 남북 간에 무력으로 싸워서 긴장이 생겨야만이 정치적인 경제적인 이득을 보는 사람은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북미 회담이 깨지고 남북 회담 이것도 깨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죠.

[앵커]
부총리 하실 때 혹시 과거에 평양이나 북한 다녀오신 적 있나요?

[인터뷰]
저는 적십자 총재하면서 북한에 여러 번 다녀오고 이산가족 상봉 면대면 상봉 5번, 화면 상봉 4번, 9번 했고요. 그래서 북한에 여러 번 다녀왔죠.

[앵커]
혹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인터뷰]
김정일 위원장을 2007년에 만났죠.

[앵커]
그러면 제 질문의 핵심은 고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 김정은. 오늘 이제 남한 언론에 사실상 처음으로 화면이 잡혔어요. 소리도 들었고요. 어떤 의문이 왔습니까? 제일 중요한 게 어찌됐든 정상의 의지라고 했는데.

[인터뷰]
의지인데요. 아버지하고 아들하고 가장 큰 차이는 남북 간의 화해를 이룩하려면 최고위끼리의 화근이 있어야 된다. 밑에 디테일로 가서 실무자에게 맡기면 우리 대통령 말씀대로 악마가 있어요, 디테일 속에. 안 됩니다. 그런데 정상 꼭대기 두 사람이 진정한 합의가 있어야 된다는 것은 하나는 확실하고요.

둘째로는 역시 스위스에서 몇 년간 공부를 해서 그런지 지난 장관 기간에 소위 북한은 악마화가 됐잖아요. 사탄화가 됐잖아요. 그 지도자는 정말 악귀같이 됐단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 문 대통령이 기회를 주셔가지고 겨울올림픽 그 짧은 기간에 그쪽의 특사가 오고 우리가 거기로 가는 그 사이에 국민들이 무엇을 알았냐면 저건 악마가 아니구나. 그랬는데 오늘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을 처음 봤잖아요.

말하는 스타일이나 여유로움이나 그 나이에 비해서 굉장히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운 거, 이런 걸 보고 자유로운 자본주의 체제에 사는 사람 못지않게 여유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죠. 그런 점에서는 아버지하고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또 부총리님께서는 남과 북이 서로 적대를 하지만 분단 상황을 이용하는 어쩌면 역설적으로 공생관계에 있다, 이렇게 예전에 책에서 언급하신 바가 있는데 오늘 회담에서 만약에 발표문에 종전선언이라든지 아니면 그에 준하는 평화선언이 나오면 남과 북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인터뷰]
어떻게 되냐면 지금 한반도는 아프다라는 비망록 자서전이는데 거기에서 그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걸 먼저 알아야 돼요. 남북 간 지도자들은 상대방을 악마화해서 바로 초전박살을 낸다고 하는 그런 증오심을 공적으로 나타내면서도 결과적으로 의도치 않게서로 도와줘요. 그렇지 않아요?

남쪽의 자본주의 세력이 핵무기 가지고 우리를 공격한다 그러면 그쪽에 대내 단합시키죠. 북한에서 우리 쳐들어온다 그러면 우리 단합시키죠. 결국은 양쪽이 극단적인 비민주세력을 공고화시키는 게 이게 적대적 공생관계인데 이번에 이게 정말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꾸어지는 데까지 가면 적대적 공생 관계가 우호적 상생 관계가 돼요.

[앵커]
전격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인터뷰]
그렇죠. 본질적으로 변하죠. 그러니까 서로가 잘 사는 방법을 도모할 수밖에 없죠. 개성공단 같은 것 이런 것 가지고 정치적으로 문을 팍 닫아버리는 게 아니라 더 키우는 것이죠. 그러니까 한민족의 한반도에서 경제공동체가 이루어지는 것도 하나의 큰 열매로 나타날 것입니다. 우호적 상생 관계가 중요해요.

[앵커]
제가 지금 아침부터 저도 정상회담 관련 영상을 지금 지켜보고 있는데요. 표정이나 어떤 들려오는 말에 따르면 오늘 제대로 안 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보니까 현재까지 분위기로 봐서는. 그럼 오늘 잘됐어요. 그럼 앞으로 이어져야 할 것 아닙니까. 앞으로 어떻게 잘 이어져야 되는지 앞으로가 궁금합니다.

[인터뷰]
지금 제가 무엇을 걱정하냐면 두 정상 간에는 화끈하게 이제 통크게 합의를 할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더 실천을 더 통크게 하려면 밑의 실무자들이 그 뜻을 받들어서 해야 하는데 그게 양쪽에서 과연 어느 정도 될 것인지 우리 쪽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쪽도 이제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굉장히 통크게 앞서 길을 트니까 된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실무 간의 협의에서 악마가 개입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핫라인을 통해서 정상끼리 항상 소통해야 돼요.

[앵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또 소통하고 비핵화 논의가 진전될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한완상 대통령 직속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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