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 분위기 타고...공연제목은 '봄이 온다'

남북 화해 분위기 타고...공연제목은 '봄이 온다'

2018.03.26. 오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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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녕 / 변호사, 최진봉 / 성공회대 교수, 안찬일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앵커]
평양 공연, 봄이 온다. 선곡표가 나왔습니다. 주제어 보시죠. 봄이 온다. 선곡표 함께 보셨는데요.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님도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선곡표를 쭉 보여드렸는데 조용필 씨가 그 겨울의 찻집, 친구여 이런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소장님, 지난번에 허공을 선곡해 주셨는데. 허공이 빠진 것 같습니다.

[인터뷰]
글쎄요, 제가 감이 떨어졌는지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있었다면 허공을 부르라고 그랬을 텐데 이미 사망해서 초이스가 안 됐습니다.

[앵커]
들어보니까 그 겨울의 찻집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상당히 생전에 좋아했었다라는 얘기도 들리더라고요. 북한에서 그 겨울의 찻집이 유명한 곡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북한의 고위층이나 또 수준 있는 노래로 제가 알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고위층이라든지 엘리트층에서 그 겨울의 찻집을 많이 불렀고 또 감성적이고 그러다 보니까 김정일 위원장도 자기 부인이 2004년에 일찍이 죽다 보니까 혜은이의 노래, 뭐죠? 그 노래를 비롯해서...

[앵커]
당신은 모르실거야.

[인터뷰]
당신은 모르실 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런 노래를 김정일 위원장이 상당히 놓아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 겨울으로 찻집, 이 노래가 북한 공연 때 전에도 상당히 많은 박수를 받았던 노래라고 해요. 이 노래가 가사 같은 것이 북한 주민들의 정서와도 맞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렇죠. 북한 사람들은 가수 하면 가창력을 생각하지만 그 다음에 또 가사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한국 노래들이, 북한 노래라는 건 충성심으로 일관되어 있다면 우리나라 가사들은 상당히 가슴을 후빌 정도로 감성적이고 시적인 가사들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가사에 북한 사람들은 쉽게 빠져듭니다.

[앵커]
그 겨울의 찻집은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최 교수님도 좋아하십니까?

[인터뷰]
저는 그것보다 다른 노래를 좋아하는데. 그 겨울의 찻집도 좋아합니다. 정서적으로 우리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서를 많이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조용필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정말 호소력이 짙잖아요, 목소리 하나하나가. 그래서 북한 분들도 우리하고 정서가 비슷하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조용필 선생님이 부르시는 거의 모든 노래들에 대해서 좋은 어떤 느낌을 갖지 않나 이런 생각입니다.

[앵커]
조용필 씨는 지난 2005년에도 평양에서 공연을 하지 않았습니까? 평양 공연을 마친 후에 저희 YTN 인터뷰에서 평양 공연에 대해서 이렇게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들어보시죠.

[조용필 / 2005년 8월 26일 YTN 인터뷰 : 처음 무대에 등장했을 때는 표정들 또는 모습들이 오히려 제가 좀 당황했습니다마는 먼저 예상을 했던 거여서 괜찮았어요, 제가 다소 긴장을 했습니다마는. 그리고 첫 멘트를 끝나고 몇 곡 지난 다음에 긴장이 풀어지기 시작했고 또 제가 한국말로 해서 그쪽도 알아듣기 때문에 표정이라든지 (이런 것을 보고) 앞에서 멀리까지는 안 보이지만 끝까지 잘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조용필 씨 노랜데 북한 쪽에서 이 노래는 꼭 불러 달라고 당부를 한 곡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노래입니까?) 제일 먼저는 그 겨울의 찻집 그리고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걸 꼭 좀 불러달라고 했었고요. (어떤 이유로 꼭 불러달라고 하는지 얘기하던가요?) 그 이야기는 안 하고 그 노래를 꼭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조용필 씨 곡이군요?) 그리고 도착해서는 허공하고 모나리자를 꼭 불러달라고 해서 현지에서 곡목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당일에 공연 몇 시간 전에 홀로 아리랑이라는 곡을 꿈의 아리랑 다음에 하면 어떻겠냐 해서 부랴부랴 악보를 적어서 불렀습니다.]

[앵커]
13년 전 그날의 모습을 보셨습니다. 13년이 지나서 조용필 씨가 또 평양으로 가서 무대에 서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조용필 씨가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처음에 관객들 모습을 보고 당황을 했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럴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북한 관객들이 나름대로 우리는 추첨을 해서 옵니다마는 거기서는 추천을 해서 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추천 받은 사람들이 오다 보니까 일정한 엘리트가 오는데도 남조선 가수가 와서 노래한다, 그러니까 좀 경직될 수밖에 없죠. 옆 사람도 있는데 내가 표정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 너무 박수를 세게 쳐서 되겠는가.

[앵커]
너무 소리 지르고 그러면 안 되니까.

[인터뷰]
또 소리 지르고 이러면 오히려 자기에게 불리할 수 있으니까 대체로 경직될 수밖에 없는데 그걸 조용필 씨가 돌아와요 부산항에니 찻집의 노래라든지 이런 걸로 확 녹여버리니까 그때부터는 완전히 녹아버렸고 특히 홀로 아리랑, 그 노래가 참 여러 가수들이 불러도 좋지만 조용필 씨가 그 노래를 부르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그때 북한 관객들이 손수건을 꺼내서 다 눈물을 닦았습니다.

[앵커]
이번에도 또 그런 모습이 재현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또 이번 공연 제목이 봄이 온다입니다. 시기도 딱 맞고요. 결국 남북 합동공연까지 되니까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딱 시절에 맞춘 것 같습니다. 겨울이 아니고 봄이 온다, 봄이 왔다고 단정하는 것도 아니고 봄이 오기를 기대하는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또 상호주의 원칙에 의해서 지난번 평창 때도 우리나라에 두 번 왔고 그 중에 한 번은 또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관람을 하셨는데. 상호주의 원칙이 철저하게 진행된다고 하면 이번에도 두 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적어도 그 중에 한 번은 김정은 내외가 직접 와서 볼 가능성도 여전히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보고 싶습니다.

[앵커]
선곡표를 쭉 보니까 모든 가수들의 노래가 인기 있는 곡이고 백지영 씨 노래도 총 맞은 것처럼, 제목 때문에 조금 독특한 걸 고른 게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었지만 워낙에 인기곡이고요. 그리고 윤도현 씨 노래는 또 상당히 의미가 있더라고요.

[인터뷰]
의미가 있죠. 1178이라는 곡인데요. 이 곡이 왜 의미가 있냐면 윤도현 씨가 이 노래를 부른 이유가 한반도 최남단에서 북쪽까지 거리가 1178km예요. 그걸 상징적으로 노래로 만들어서 불렀거든요. 그래서 그래서 남북 간의 화해 무드, 봄이 온다는 의미도 포함됐다고 보여지는데요. 계절적으로 봄도 오지만 남북 간의 관계 개선이라든지 북미 간의 관계 개선이라든지 어떤 희망이 묻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동안 긴장 관계에 있었던 북미 관계라든지 남북 관계가 이제 봄이 와서 화창한 봄날에 모든 얼음이 풀리듯이 그렇게 풀렸으만 좋겠다는 의미도 갖고 있어서 아마 윤도현 씨는 그래서 이 노래, 1178이라는 노래를 부른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 가지 화제가 됐던 게 MC를 소녀시대 서현 씨가 보게 됐다고 하는데요. 서현 씨가 부를 곡목도 나왔습니다. 북한 노래인데, 푸른 버드나무요? 이게 어떤 노래입니까?

[인터뷰]
푸른 버드나무가 김일성 주석의 방침을 받은 노래입니다. 그냥 노래 내용 자체에 무슨 정치적인 내용이나 사상적 색채는 전혀 띠지 않고 있고.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붉은 핑크색 아카시아가 있고 평양에 버드나무가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류경이라고 예전에 평양 이름이 류경이었다고 하니까 버드나무가 대동강, 보통강에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그걸을 노래를 지으라라고 해서 지은 노래라고 방침을 받은 노래인데 가사를 보면 그렇게 정치적인 내용은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가사 살짝 보면 나무야 시냇가의 푸른 나무야, 너 왜 그 머리를 들 줄 모르느냐, 이렇게 되어 있고.

[앵커]
상당히 서정적이네요.

[인터뷰]
맞습니다. 서정적인 노래이고 이 노래를 북한에서 이미 1992년에 인민배우를 받은 김광숙이라는 가수가 불렀습니다. 김광숙, 전혜영 이런 사람들이 제일 잘 나가던 보천보 전자악단의 가수들이거든요. 그런데 또 안타깝게도 지난 1월 14일날 김광숙이 젊었는데 병에 걸려서 사망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조화를 보낼 정도로 인기가 있는 가수였는데 이번에 우리 서현 씨가 이 노래를 부른다고 하니까 평양시민들이 뭔가 또 감회 깊게 들을 것 같습니다.

[앵커]
서현 씨가 MC도 맡고 푸른 버드나무라는 뜻 깊은 노래까지 부르게 됐는데 가수 명단 중에 지금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가느냐, 마느냐 최대 관심사는 바로 싸이입니다. 강남스타일, 평양에서 들을 수 있느냐 여부인데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닌가요? 어떻게 봐야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죠. 현송월 단장이 그냥 검토해 보겠다. 그래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아마 제가 볼 때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적으로 히트 친 노래 아닙니까? 그런데 좀 음악이 뭔가 말하자면 싸이 혼자 부르는 게 아니라 옆의 댄서들도 많고 어떻게 보면 북한 기준으로 보면 이건 날라리 중의 날라리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런 날라리를 북한이 빨리 받아들여서 닐리리를 만들어야지, 이걸 날나리로만 평가하면 오히려 곤란하다, 그런 점이 하나 있고. 또 하나 외국 언론에서 보도한 바인데 싸이가 한때 김정은 위원장하고 비슷하다 이렇게 외국언론이 보도를 한...

[앵커]
싸이 씨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외모가요?

[인터뷰]
네. 싸이도 얼굴이 둥글둥글하고 살이 찐 편 아닙니까? 그런데 사실 북한 사람들은 대체로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그런 사람들인데. 아닌 게 아닌가 비슷하게 외국 언론이 갖다 대어놓으니까 비슷한 면이 있는데 최고 존엄이니까, 그런 점에서 현송월 단장이 검토해 보고 통보해 주겠다 이렇게 심사숙고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춤이 말춤이지 않습니까? 이런 춤 같은 걸 춰도 됩니까, 어떻습니까? 춤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인터뷰]
2013년에 히트 친 노래 아닙니까? 그래서 북한에서도 청소년들한테 이게 많이 퍼졌었습니다. 강남스타일이 많이...

[앵커]
따라하는 청소년도 있고 했습니까?

[인터뷰]
엄청 많았요. 북한에서 최고에 호미나 낫을 많이 들고 갑니다. 그런데 애들이 싸이 따라서 강남스타일 하면서 협동농장의 옥수수도 때리고 다 잘라버리고 말이죠. 부작용도 있었지만 어쨌든 곡조가 너무 흥겹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한때 히트를 쳤던 노래입니다.

[앵커]
이런 점을 다 고려해 보면 싸이를 부르는 것 자체가 북한 평양 공연 홍보에는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도 같은데요.

[인터뷰]
효과가 있다고 보고요 북한에서는 자유분방한 싸이의 공연 스타일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일정 부분 조율할 수 있지 않겠어요? 예를 들면 싸이가 옷을 안 입는 경우도 있고, 위에는. 아마 그런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싸이 같은 분을 불러야 북한이 개방이 됐다, 또 이번 공연을 뭔가 오픈 마인드로 한다는 얘기가 들릴 것 같아서 저는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안 소장님, 끝으로 간략하게요. 워낙 남북 공연도 하고 제목도 봄이 온다고 하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관람하면 어떨까 이런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실제로 북한 공연단 관람하지 않았습니까? 가능성이 좀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당연히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가 나와야 이게 진짜 봄이 오는 것이지, 이 두 사람이 안 나오면 봄이 안 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꼭 나와서 우리 예술단을 봐주고. 또 그래야만 북한 주민들도 그만큼 우리 예술단에 대한 대우가 되고 격조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진짜 봄이 온다는 제목에 걸맞게 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반드시 나와야 봐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을 할지 그리고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질 수 있을지 이 부분을 좀 기다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진녕 변호사,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그리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세 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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