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오태규 TF 위원장 "합의주도한 이병기, 국가대표 될 수 없다"

[신율의출발새아침] 오태규 TF 위원장 "합의주도한 이병기, 국가대표 될 수 없다"

2017.12.28. 오전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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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오태규 TF 위원장 "합의주도한 이병기, 국가대표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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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28일 (목요일)
□ 출연자 : 오태규 위안부 TF 위원장

-외교적 고려와 국민적 알권리, 조화시키기 위해 고심
-윤병세 전 장관, 이면합의는 없었다? ‘소녀상’ 문제에 국한된 발언
-위안부 합의 절대 감성적으로 보지 않았다
-위안부 합의는 조약 아닌 정치적 합의
-합의 주도한 이병기 전 실장, 국가대표 될 수 없어
-일본이 우리에게 맞춰야지, 왜 우리가 일본에게 맞췄는지 의문
-朴정부, 한일관계-위안부 문제 연계...성과 올리기에 급급
-정부, 시간 걸리더라도 국민들이 동의하는 방안 찾길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앞서 1,2부에서도 계속 이야기 나눴습니다만,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이면합의가 있었고, 논란이 됐던 ‘불가역적’이란 표현도 우리 정부가 먼저 꺼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내타결이란 데드라인을 설정해서 협상력을 떨어뜨렸다‘ 어제 발표된 내용, 이런 것들인데요. 정말 할 말이 없게 만드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기가 막히다는 얘기인데.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의 위원장을 맡은 오태규 위원장, 전화연결해서 어제 발표된 내용,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오태규 위안부 TF 위원장(이하 오태규): 안녕하세요.

◇ 신율: 어제 발표를 하셨는데요. 제가 먼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 게, 어제 발표 내용을 발표하시기 전에 외교적인 측면도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발표하신 겁니까? 아니면 국민들의 알권리가 우선이라는 상태에서 발표하신 겁니까?

◆ 오태규: 외교적 고려와 국민적 알권리가 충돌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잘 조화시킬까, 그걸 진짜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 신율: 고민이 되셨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여쭤본 건데. 자, 일단 이면합의부터 하나하나 여쭤보겠습니다. 윤병세 전 장관은 ‘당시 이면합의가 없었다’ 이런 입장인데. 윤병세 전 장관은 ‘외교협상 결과는 경우에 따라 비공개하는 경우가 흔하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비공개와 이면합의라는 건 용어 자체가 다르다, 이 얘긴데요. 위원장님께선 어떻게 보십니까?

◆ 오태규: 어제도 설명을 제가 했습니다만, 법률적으로 ‘이면합의’라는 용어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비공개 내용, 비공개 합의라고 말씀을 드렸던 거고요. 윤병세 장관이 말씀드렸던 건 제가 볼 때는 소녀상 관련해서만 말씀을 ‘비공개 합의가, 이면합의가 없다’ 이런 식으로 국회 답변을 한 걸로 저희들은 알고 있거든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 신율: 윤병세 전 장관 얘기는 소녀상에 관련된 얘기다, 국한된다, 이 말씀이신가요?

◆ 오태규: 소녀상 관련해서는 참 재밌는 것이요. 공개된 부분하고 비공개된 부분하고 어구가 똑같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비공개된 부분은 일본 정부가 “소녀상 이전과 관련해서 한국 정부의 구체적 계획을 묻고 싶음”이라는 물음에 대해서 대응하는 형식으로 돼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 맥락이 틀리다고 봅니다.

◇ 신율: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요?

◆ 오태규: 그러니까 공개 부분에 나왔던 소녀상 관련 문구하고 비공개 부분에 나온 소녀상 관련 문구가 똑같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다른 게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죠, 구조상으로. 그런데 그 앞에 일본 정부가 “소녀상 이전 계획에 대한 한국 정부의 구체적 계획을 묻고 싶음” 이렇게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대한 대응으로 똑같은 얘기를 해서, ‘공개 부분과 비공개 부분이 같기 때문에 다른 게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데요. 앞에 그 말이 있는 것과 없는 것하고는 저희들은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 신율: 그걸 이렇게 표현할 수는 없나요? 지금 위안부 소녀상 문제 있지 않습니까. 소녀상 문제 같은 경우에 이른바 이면합의에 의해서 된 건데 일본 정부가 그걸 먼저 공개적으로 꺼냈잖아요. 그래서 이게 이면합의가 있다는 걸 먼저 가르쳐준 것은 일본이다, 이렇게 볼 수는 없나요?

◆ 오태규: 저는 그렇게 판단은 제가 잘, 지금 상황에서는 못 내리겠고요. 어쨌든 똑같은 문구가 공개·비공개 두 군데 다 들어가게 돼 있는 거고요. 비공개 부분에서의 어떤 맥락하고 공개 부분에서의 맥락하고는 저희들이 공개된 부분만 볼 때하고는 분명히 틀린 거죠. 비공개 부분을 볼 때는 우리 정부한테 구체적인 이전 계획이 있느냐고 물은 것에 대해서 ‘노력하겠다’ 이렇게 답변한 거지 않습니까.

◇ 신율: 알겠습니다. 지금 윤병세 장관 또 이런 얘기합니다. “TF팀이 협상의 복합성과 합의의 본질적 핵심적 측면보다 절차적·감성적 요소에 중점을 뒀다. 균형 있게 평가하지 못한 점이 유감스럽다” 이렇게 비판도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오태규: 저도 그거 좀 꼼꼼하게 읽어봤는데요. ‘절차적·감성적 측면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는 부분이 어떤 말씀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갔습니다. 저희들은 이 합의를 보면서 절대 감성적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 본질적인 내용이 어떤 것이 있는지, 정말 이성적으로 많이 보려고 노력했고요. 아마 저희들이 이 합의와 관련해서는 TF 위원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세하게 문서를 많이 봤다고 저는 자부합니다.

◇ 신율: 그리고 TF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는 조약이 아니라 정치적 합의다. 법적 구속력이 약한 공식 합의다” 이렇게 성격을 규정했던데. 이건 그러니까 파기할 수 있다는 얘깁니까? 어떤 의미입니까?

◆ 오태규: 그것이 아니고요. 이미 합의의 어떤, 합의에도 강도가 있지 않겠습니까. 조약 같은 거면 경우에 따라서는 국회 비준까지 받아야 하는 조약도 있고요. 또 외교장관끼리 이렇게 저런 식으로 공동 기자회견해서 발표했다고 해서 그게 합의가 아닌 건 아니죠. 국가 간에 어떤 약속이죠. 약속이기 때문에 그렇게 조약보다는 강하지 않지만 공식성을 띤 합의다, 이렇게 저희들은 규정한 겁니다.

◇ 신율: 그래서 어떻게,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신 겁니까? 파기를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수정, 보완?

◆ 오태규: 저희들은 사실 재협상을 한다든가, 파기를 한다든가 그런 것들은 저희들이 해야 할 임무가 아니었고요. 하여간 지금의 우리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게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 거냐, 그 합의가. 거기에 대해서 ‘저희들이 이건 조약이 아니고 외교장관끼리 한 국가 간의 정치적 합의다’ 이렇게 판단을 내려준 것입니다.

◇ 신율: ‘외교장관끼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제 발표한 거 보니까 청와대가 더 주도적인 역할 한 거 아닙니까?

◆ 오태규: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요. 고위급 대표들이 합의한 성격과 외교장관이 한 성격은 공식성에 있어서 틀립니다. 왜냐면 외교장관은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그게 국가 대표로 나가는 거거든요. 이병기 실장은 국가 대표가 될 수 없는 겁니다.

◇ 신율: 어쨌든 지금 쭉 검토하시고. 그런데 다시 한 가지만 여쭤보는 게, 지금 외교 경험이 없고, 사실 위원장님도 언론인 출신 아니십니까. 그러니까 그런 부분을 문제 삼는 측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오태규: 그거야 저희들도 한계가 있죠. 그런데 한계 내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보완을 하려고 전문가들도 많이 의견도 구했고요.

◇ 신율: 지금 검토하시면서 제일 충격이다, 이렇게 느끼셨던 부분은 어떤 부분이에요?

◆ 오태규: 역시 인권과 관련된 문제를 국민들한테 알리지 않고 비공개로 놓은 것. 그다음에 ‘불가역적’이라는 것들을 그렇게, 사죄를 받으려고 하다가 어떻게 ‘불가역적 해결’로 만들게 했던 것. 이거 두 가지가 저는 가장 충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렇군요. 지금 일본의 요구가 더 많이 반영됐다, 이렇게 판단하시는 거죠? 합의하는 과정에서.

◆ 오태규: 누가 더 많이 반영되고 이런 것보다요. 이런 문제는 사실상 일본이 우리한테 뭘 해줘야지 맞는 거 아니겠습니까. 인권 문제, 규범 문제니까. 이제까지도 그랬죠. 여성기금이나 소위 말하는 ‘사사에 안’이라는 것들도 일본이 뭐 하는 것만 돼 있지, 우리가 그 대신에 뭘 한다는 얘기는 없었지 않았습니까. 이번의 특징은 일본이 뭘 해주는 대신 우리가 그에 맞대응해서 뭘 해줘야 하는, 일본한테 해줘야 하는 그런 구조로 됐다는 것들이 제가 볼 때는 가장 특이했던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또 비공개됐던 부분들 중에서, ‘우리 측에 일방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발표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예를 들면 ‘부담이 된다’는 게 불가역적이라는 거, 그건 우리 측이 먼저 요구했다면서요. 뭐가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신 거예요? 소녀상 문제?

◆ 오태규: 비공개 부분을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비공개 부분은 네 가지죠. ‘소녀상 문제’하고 ‘정대협 설득’하고 ‘해외 기림비’하고, 그다음에 국제사회에서 ‘성노예 표현’ 안 쓰는 것하고, 이 네 가지이지 않습니까. 그건 일본이 부담을 갖고 할 게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우리만이 해야 할 조치 아니겠습니까.

◇ 신율: 바로 그런 건데. 그런데 그렇다면 제가 1부·2부에서도 계속 여쭤본 건데. 사실 박근혜 정부를 돌이켜보면, 초창기에서 정권 중간까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굉장히 일본하고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습니까, 강경하게 나갔는데. 이게 왜 끝판에 가가지고 이렇게 서둘러서 이걸 했는지, 그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오태규: 저는, 뭐라고 할까요. 하여간 일단 한일 관계의 전반과 위안부 문제를 연계시키는 전략으로 갔다가요. 그것이 내외 압력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자처했고요. 또 자기 집권 기간 안에 뭔가 성과를 올리려고 하는 어떤 그런 것도 있지 않겠습니까.

◇ 신율: ‘내외 압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예를 들면 어떤 거예요?

◆ 오태규: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한일 관계가 안 좋아지면 경제라든가 사회·문화, 이런 것들이 다 영향을 받지 않습니까. 한일 관계가 상당히 긴밀한 연계관계가 있기 때문에 관광객도 줄어들고 한류도 문제를 받고, 또 경제도 어려움을 갖고요. 그런 것들이 한국 쪽에서 볼때는 국내적으로 한일 관계가 풀렸으면 좋겠다는 그런 것이죠.

◇ 신율: 외부의 압력은요?

◆ 오태규: 외부의 압력은, 잘 아시겠지만 미국의 어떤 동아시아 전략의 가장 큰 동반자가 한국하고 일본 아닙니까. 한국하고 일본이 사이가 안 좋으면 미국이 그런 동아시아 전략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미국 쪽은 한국하고 일본하고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위안부 문제가 딱 걸려있으니까 한일 간에 그걸 풀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 신율: 그렇게 되면, 사실 지금 일본은 굉장히 반발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위원장님께서 말씀하신 압력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거라고 보십니까? 예를 들면 일본, 그리고 미국의 곤란한 입장 이런 것들이 또 다시 한일 관계를 또 다른 측면에서 압박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 오태규: 저는 항상 국제사회는 변화가 있는 거기 때문에요. 그때그때 맞춰서 잘 대응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능력이 가장 기본적이라고 보고요. 그런 변화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잘 대응할 수 있는가는 지금부터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신율: 어떻게 대응하라고 말씀하시고 싶으십니까, 정부에?

◆ 오태규: 글쎄, 제가 그런 대응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요.

◇ 신율: 그래도 협상 과정을 면밀히 검토하셨으니까.

◆ 오태규: 저는 일단 이런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위안부 문제를 우리가 검토하면서 가장 큰 문제가, 결국 피해자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았다. 국민적인 어떤 목소리를 잘 듣지 않았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앞으로는 그런 피해자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국민의 의견수렴 같은 민주적인 절차를, 의견수렴 하는 절차를 갖고, 외부적인 상황도 고려하면서 국민들이 많이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야겠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요.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태규: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의 오태규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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