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부대가 남긴 흔적"...'옵션 열기'의 진실은?

"댓글 부대가 남긴 흔적"...'옵션 열기'의 진실은?

2017.12.07. 오후 8:1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옵션 열기' 열사님들, 손들고 나와라, 그게 살길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SNS에 올린 글입니다.

오늘 종일 이 '옵션 열기'라는 단어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발단은 오늘 아침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진행자 김어준 씨가 '옵션 열기'를 언급하며 시작됐습니다.

'옵션 열기'의 실체, 대체 무엇일까요?

[김어준 / 딴지일보 총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 '옵션 열기'라고 치고 실시간 검색을 클릭하면 '옵션 열기' 라는 단어가 포함된 단어들이 주르륵 나옵니다. 이게 전부 다 댓글 부대가 쓴 댓글이에요. 댓글 부대 전용 프로그램이 있는 거예요.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댓글 지시 내용을 받아요. 그때 맨 앞에 있는 '옵션 열기'라는 메뉴까지 복사해서 붙이는 경우가 왕왕 일어나는 겁니다.]

김어준 씨 주장에 따르면, 지금도 온라인상에서는 정치공작으로 논란을 빚은 이른바 '댓글 부대'가 운영되고 있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포털사이트 등에 '옵션 열기'라고 검색을 해보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이 검색된다는데요.

댓글 부대가 지시를 받아 댓글 프로그램에 올라온 글을 복사해서 댓글을 다는데, 메뉴에 들어가는 '옵션 열기'라는 내용까지 복사돼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김어준 씨 주장대로 '댓글 부대'에게 지령을 내리는 프로그램이 실제로 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댓글 부대가 아닌 일반 누리꾼들 또한 다른 사람이나 본인의 댓글을 복사할 때 이 '옵션 열기' 문구가 따라붙기 때문인데요.

제가 직접 포털사이트 댓글 작성 창에서 댓글을 쓴 뒤 복사해 붙여넣어 보았습니다.

기사에 댓글을 달고 다시 댓글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본인의 아이디 등 다른 영역까지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할 경우

이렇게 '옵션 열기'라는 없던 글자가 내용 앞에 추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옵션 열기'는 자신이 올린 댓글을 다시 쓰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까지 드래그할 경우에 생기는 현상인 것입니다.

실제 '옵션 열기'가 포함된 게시물을 검색해봤더니 내용은 다양했습니다.

프로야구 관련 글부터 연예인을 응원하는 글도 검색됐는데요.

정치와 관련된 글도 많았는데, 여야 가릴 것 없이 지지와 부정의 의견이 공존했습니다.

현 정부와 과거 정부 관련 댓글도 다양한 의견이 보였습니다.

김어준 씨의 주장처럼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도 실제로 찾을 수 있었지만 촛불집회부터 박근혜 정부 탄핵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다수 포착됐습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현재 옵션 열기 댓글들이 다 삭제되고 있다", "방송 듣고 진짜 해봤는데 이런 댓글 실제로 많다"는 반응도 있었고

"단순 실수일 뿐이다" "일반인도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하면 이렇게 된다" 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옵션 열기",

정말 잔존하는 댓글 부대의 흔적일까요, 아니면 그저 일반인들의 단순 실수일까요.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