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진 "고 3 나영이, 나도 모르게 조두순 마주칠까 두려워하고 있어"

신의진 "고 3 나영이, 나도 모르게 조두순 마주칠까 두려워하고 있어"

2017.11.09. 오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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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고 3 나영이, 나도 모르게 조두순 마주칠까 두려워하고 있어"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1월 9일 (목요일)
■ 대담 : 신의진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2008년 당시 57세의 남성이 고작 8살이던 여자아이를 처참하게 성폭행 한 사건, 일명 조두순 사건이라고, 많이들 기억하고 계시죠. 당시 검찰은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조두순이 술에 취한 상태, ‘심신미약’이란 상태였다고 징역 12년이라는 훨씬 낮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벌써 9년이 지났고, 2020년이면 조두순이 출소한다고 합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조두순의 출소를 막아야 한다는, 재심 청원 글이 올라와 20만 명이 넘는 분들이 서명을 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당시 피해 아동 주치의였던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신의진 교수 연결해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신의진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신의진)>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약 9년 전, 그 당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여러 가지 법안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현재 아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 신의진>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고요. 현재 수시 전형 입시 준비 때문에 아버님께서는 오히려 이러한 관심이 필요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마지막 입시 단계라서 걱정하고 계셨어요.

◇ 곽수종> 교수님은 계속해서 아이를 진료하고 계시는 거죠?

◆ 신의진> 진료는 필요 없을 정도로 정신 병리는 거의 좋아졌기 때문에, 가끔 아버님이나 전화를 하고 해서. 특히 공부하는 동안은 확인 차원이지, 진료를 위해서 만나는 상태는 아닙니다.

◇ 곽수종> 보통 사건이 나고 난 이후 어느 정도 기간 동안에는 교수님께서 진료해주셨나요?

◆ 신의진> 대략 3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최근 아이 아버님과 만나신 적은 없고 대화만 나누셨습니까?

◆ 신의진> 전화는 합니다.

◇ 곽수종> 가족들 어떻게, 불안해하시던가요? 출소를 하기 때문에.

◆ 신의진> 사실 이번에는 일반인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렇지, 나영이 아버님과 나영이는 항상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항상 걱정이셨어요. 실제로 나영이의 경우 얼굴을 잘 모르거든요. 얼굴 모양새도 많이 달라졌을 거고요. 자기도 모르게 마주치면 어떻게 하나. 이런 것들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그 당시 저도 기억이 나는데요. 성폭행, 상해 사건이었는데요. 그때는 아이가 평생 배변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그러한 건강상 문제는 해결된 상태입니까?

◆ 신의진> 굉장히 아픈, 어렵고도 긴, 두 번의 수술을 통해서 배변주머니는 떼고 일반적인 사람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곽수종> 혹시 교수님께서도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원을 올리셨나요?

◆ 신의진> 저는 그렇겐 하진 않았고요. 왜냐면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의 법상으로는 한 번 형을 받은 사람을 또다시 징역에 처할 순 없기 때문에, 지금 그건 약간 마음은 이해하지만 현실적인 방안은 아닌 것 같아서 오히려 지금 이번 기회를 통해 이렇게 피해자들이 계속 두려워해야 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제도와 법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방금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출소까지 3년이 남은 상태이고,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건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고, 여러 가지 내용이 있는데요.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서 지금 2010년부터 상당한 법안들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까. 전자팔찌 부착 기간도 10년에서 30년으로 상한을 늘렸고, 성범죄자 신상정보도 인터넷에 공개하기로 되어 있는데요. 여러 가지 법안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교수님 보시기엔 좀 미흡하다고 보시는 거죠?

◆ 신의진> 사실 지금 통계를 보면 성범죄, 물론 다른 범죄보다 재범이 적을지는 모르지만, 재범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요. 그 양상도 점점 잔혹해지고 있고, 얼마 전에 어금니 아빠부터 시작해 조두순 사건 같은 경우는 저는 과연 이 사람들이 그 형을 마치더라도 잔악무도한 행동을 다시 하지 않으리라는 그러한 가능성이 좀 적다고 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이나 일반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금 보안처분도 강화해야 하고, 또한 피해자들에게 직접 원하는 경우에는 가해자들이 어디에서 지내고 있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제도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현재 대부분 가해자들 나오고 난 다음 피해자들이 제대로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그게 더 두렵게 하는 거거든요.

◇ 곽수종> 말씀 중에 통계를 보면 재범률이 최근 늘어나고 있고요. 더욱더 잔혹해지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교수님께서 평소 정신의학 쪽으로 보실 때, 우리 사회의 어떤 점이 이러한 성폭력과 관련된 재범률이나 잔혹성이 증가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 신의진> 성폭력 가해자나 특히 재범을 한 사람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 데이터가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연구 못 합니다. 개인 정보 관련된 법도 있고. 그렇지만 저는, 이 부분이 우리 대한민국의 경직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외국에서는 연구를 하거든요. 가해자의 개인정보 권리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그분들을 제대로 연구해서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더 큰 국익이라고 생각하기에, 제발 그런 것을 풀어서 국가에서 성범죄를 낮추기 위한 연구, 기초적인 연구를 해야 하고요. 제가 한 가지 겨우 한 것을 말씀드리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여러 번 성범죄를 한 가해자들을 제가 한 번 평가하고 치료해본 적 있는데요. 어떠한 특징이 있느냐면, 이분들 지능이, 전체 지능, 특히 비언어적 아이큐는 괜찮은데요. 언어적 아이큐가 굉장히 떨어졌어요. 그 얘기는,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분들이 언어로 자신들의 욕망을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중요한 치료가 아닌가 할 정도로, 과학적으로 이분들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지, 자꾸 이렇게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처럼 과학적으로 성범죄자를 관리하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두 가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언어적 아이큐, 비언어적 아이큐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언어적 아이큐 능력이 낮다, 즉 자신의 성적 욕구를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낮기 때문에 폭발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형태라는 말씀이신 거네요?

◆ 신의진> 충동적으로 언어가 되지 않게 행동으로 바로 나오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 곽수종> 우리나라에 개인 정보라서 조사를 못하셨다고 하셨지만, 교수님께서 추정하시기에 우리나라에 언어적 아이큐가 낮아서 잠재적 성폭행자로서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은 외국 사례로 봤을 때 전체 인구의 한 몇 퍼센트 정도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신의진> 글쎄요, 그건 사실 제가 정말 연구가 없어서 말씀드리기가 곤란한 것 같아요.

◇ 곽수종> 조두순 출소 2~3년 정도 남은 것 같은데요.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거든요.

◆ 신의진> 아버님께서도 그 걱정을 많이 하세요. 우리 때문에 형을 12년이나 살게 됐는데, 그냥 있을 리가 없다. 특히 아버님께서는 또 내 딸 건드리면 내가 가만 안 두겠다고 걱정하세요. 이러한 선량한 피해자들은 정부가 더 이상 떨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바로 문명국가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앞서 선진국과 우리나라 비교를 많이 해주셨지만, 아무리 범인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공공 인권이 걸려있는 문제에서는 소수 개인의 인권 문제는 어느 정도 규제되고 법 테두리 안에서 제한받는 게 오히려 더 정의롭고 옳은 것 아니겠습니까.

◆ 신의진> 그렇죠. 오히려 그게 더 정의인데, 그 부분은, 정부가 그 이상 더 적극적으로 성범죄들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거나 아니면 보안처분을 강화하거나, 최소한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이 사람들 출소 이후에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그러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청원을 계속 넣고 있고, 사실 불가능한 더 이상 벌 주는 건 힘든 상황인데, 정부가 과연 과학적인 관리하는데 예산을 넣고 법을 만들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알려주는, 적극적인 제도를 할 수 있을 것인지 저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 곽수종>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라서 재판 구형보다도 오히려 낮은 형을 살게 됐다고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어떻습니까. 심신미약 상태가, 언어적 아이큐가 낮은 상태라는 게 어떤 면을 가지고 있나요?

◆ 신의진> 거기에서 말하는 심신미약은 우리 형법에 있는 건데요. 심신미약인 경우에는 감경하도록 강제가 되어 있습니다. 이 법 자체가 문제라고 얘기하지만,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문제가, 검찰이 당시 조두순 사건을 성폭력 특별법으로 처리하지 않고 형법으로 처리했습니다. 형법에 있는 주취감경을 쉽게 적용해버린 거거든요. 판사님도 억울하다고 하세요. 국회에서도 논란이 되어 국회의원들이 질타를 할 때 아마 검찰 측에서 사과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만 보더라도 우리 생각에는 이러한 끔찍한 일이 벌어지면 검찰이나 판결을 내릴 때 신중할 거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많은 성폭력 사건들이 많은 아이들을 돌보며 느끼는데, 그렇게 많이 정성을 기울여서 조사하거나 수사하는 게 약하다고 생각했고, 대표적인 게 바로 조두순 사건까지 끔찍한 사건에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 곽수종> 검찰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겠지만, 말씀하신 대로 형사법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감형이 될 수밖에 없는 심신미약을 걸고 나왔다, 검찰도 후회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는데요. 성폭행범들이 재범을 일으키는 이유가 뭡니까?

◆ 신의진> 정신적인 문제라고 얘기하고 보다는 어떻게 보면 충동 억제가 안 되는 거죠. 나쁜 생각을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화가 되고 충동이 억제되고 참고 다른 방법으로 마련하는데요. 이 정도까지 가는 사람들은 충동이 억제되는 것도 이상하고, 약자를 향해서 서 성적 충동이 일어나는 것도 문제이고, 종합적으로 성적인 문제가 있고, 폭력적인 문제가 있는 분들이 이런 문제, 일을 일으키기에 단계별로 맞게끔 억제와 절제하는 것을 형을 살 동안에라도 제대로 치료가 되고 교육을 하는 쪽으로 우리 국가도 노력해야 한다고 보는데, 그런 점이 굉장히 부족합니다.

◇ 곽수종> 보통 우울증이나 심리와 관련된 정신 질환에서 약물을 복용하는 처리 방법도 잇지 않습니까. 이러한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도 약물치료가 가능합니까?

◆ 신의진> 사실 이분들 우울증이 심각하다, 그래서 정신 병리로 인해 문제가 심각한 경우에는 정신 병리로 약물 치료 등을 통해서 치료를 해주면 물론 도움이 되긴 하지만, 성범죄 자체를 약물로 치료해 아주 효과가 있다고 보진 않고 있고요. 하지만 한동안 성충동 억제 약물 치료법 같은 것도 하고는 있잖아요. 아주아주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 본인이 어느 정도 순응하는 경우에 현재로는 성충동 억제 약물 치료 정부에서 도와주고 있거든요. 지금 조두순 사건도 조두순이 나올 때쯤에 어느 정도 마음의 상태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재범 위험도, 정신적인 상태를 철저히 평가해서 성적 충동으로 인해 더 이상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국가가 잘 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 곽수종> 교수님 같은 뜻이 있는 분들이 정신의학적으로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적어도 2년 동안 빅데이터를 만들어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을 보호해야 하는 법적 근거, 실질적 근거를 만들어 놓으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 신의진>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게 좀 더 어려운데요. 예를 들면 다른 부처인 경우도 힘들지만, 특히 범죄자에 대한 부분은 주로 검찰 아니겠습니까. 이 부처가 생각보다, 제가 국회의원을 하면서 보니까 벽이 두꺼워요. 그래서 학자들이 이러한 식으로 얘기하고 해도 조금은 보안 문제 등으로 인하여 생각보다 뚫기가 쉽지 않은데, 조금은 선진적인 행정으로 이러한 검찰 부분도 문을 열어서 많은 사람들이 연구 조사하고 함께 제도를 마련해나가는 관행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신의진>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신의진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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