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맨에게 듣는다] 바른정당 13명 탈당...대선에 미치는 변수는?

[마크맨에게 듣는다] 바른정당 13명 탈당...대선에 미치는 변수는?

2017.05.02.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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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크맨에게 듣는다, 오늘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취재하는 박광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던 바른정당 결국 13명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는데요.

새로운 보수가 되겠다며 새누리당을 뛰쳐나와 바른정당을 만든 지 석 달 만입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박광렬 기자!

결국, 대선을 일주일 남기고 바른정당 의원 절반 가까이가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군요.

[기자]
바른정당 의원 13명은 오늘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바른정당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했습니다.

함께 탈당을 논의한 정운천 의원은 지역구 의견을 수렴한 뒤 모레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준표 후보의 승리를 위해 보수가 대통합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보수 괴멸을 운운하는 친북 좌파 패권세력에 나라의 운명을 맡기면 미래가 없다는 겁니다.

[홍문표 / 자유한국당 의원 : 정치 경제 안보가 위급하고 중차대한 때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수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적 여망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본인들이 '친박 세력'으로 규정한 세력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런 복귀 선언을 바라보는 시선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은데요.

친박 세력과의 공존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는 상당히 많은 부분 개선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세세하게 논란되는 것들이 있는데 대선 승리를 위해 다 지워내고 다 함께 결집해야 한다고 한국당 복당의 명분을 밝혔습니다.

복당 인사 가운데는 바른정당 핵심 인사가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위원장 김성태 의원을 비롯해, 청문회 저격수로 이름을 알린 장제원, 황영철 의원,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위원장이었던 권성동 의원까지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바른정당에는 19명의 의원이 남게 되면서 20명이 기준인 국회교섭단체 지위도 잃게 됐습니다.

[앵커]
유승민 후보에게, 그리고 바른정당 지지층에게 충격이 있을 것 같은데요.

분당 사태 막을 수는 없었던 건가요?

[기자]
대선 뒤면 몰라도 대선 전 대규모 탈당은 출입 기자 입장에서도 다소 의외입니다.

당내 폭넓은 지지기반을 가진 김무성 의원 역시 지난 주말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대선 전 대규모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을 정도인데요.

그만큼 유승민 후보 측과 단일화 촉구 세력 사이 감정의 골이 깊었다고도 볼 수 있고요.

또 일부 의원들이 느낀 위기감이 예상보다 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탈당을 막을 방법은 두 가지였습니다.

유승민 후보가 원칙을 굽히고 홍준표 후보와의 단일화 제안 수용, 또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방법이 있었고요.

아니면 유 후보가 의원들을 최대한 설득해 단일화 목소리를 접고 당이 대선에서 최대한 성과를 내게 하는 방법이었는데요.

일단 현장에서 유 후보를 지켜본 기자들은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는 유 후보이기에 후보 단일화나 사퇴 확률은 아예 없다고 봐 왔습니다.

경선 당시 본인이 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야기하지 않았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건 자유한국당 내 친박 패권, 그리고 국정농단세력의 반성과 배제를 전제로 했는데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단일화도 없다는 입장을 지켜왔습니다.

물론 유 후보의 당내 소통과 정치력 발휘에도 큰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낮은 지지율에 의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이해하고 도움을 구하기보다는, 강경 대응 일변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일부 중진급 의원은 "당을 나가는 건 명분이 없다, 하지만 대규모 탈당에는 유 후보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김무성 의원 등 지도부급 인사들 역시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일단 탈당 소식을 접한 유 후보는 본인이 부덕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면서 책임을 일부 인정했는데요.

앞으로 남은 의원의 추가 탈당을 막도록 노력할 부분이 있으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지만, 그러면서도 바른 정치라는 지금의 어려운 길을 가겠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른 의원의 추가 탈당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이번 탈당 사태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기자]
국민들에게 이번 탈당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느냐가 관건입니다.

바른정당 내에서도 일부 추가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이 있습니다.

반면 유승민계로 분류되지 않는 중립적 의원 중에서도 이런 방식의 탈당은 옳지 않다는 시선이 있을 정도로 민감한 문제인데요.

결국 '명분' 싸움입니다.

좌파 정권 창출을 막고, 보수 대통합을 위한 국민적 열망이라는 탈당의 변이 설득력을 가질지, 아니면 창당 백 일도 안돼 낮은 지지율에 항복하고 한국당으로 유턴 한 것이라는 시각이 더 지배적일지 지켜볼 문제입니다.

구체적으로 이미 두 후보에게 각각 마음을 두고 있던 핵심 지지층에게 미칠 영향은 적다고 보이고요.

두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포함해 고민 중이던 보수 유권자에게 줄 영향이 관건입니다.

보수가 홍준표 후보로 뭉치게 하는 보수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지, 아니면 권력을 한 번 더 잡기 위한 명분 없는 복당이라는 반발 심리로 오히려 유 후보에게 동정의 시선이 갈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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