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야당 총재시절 6.15 정상회담 역사적 의미 있다 평가 했어“

“박근혜 대통령 야당 총재시절 6.15 정상회담 역사적 의미 있다 평가 했어“

2016.06.14. 오후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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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야당 총재시절 6.15 정상회담 역사적 의미 있다 평가 했어“

- 2000년 당시... 평양까지 비행기로 1시간, 이 길 걷는데 50년 걸렸어
- 6.15 단순한 선언 아냐, 이산가족 상봉, 철도 연결, 개성공단 등 변화 가져와
- 북한의 약속 위반은 방어적 행동, 우리가 대화로 끌어내야
- 북한 핵개발, 실제 사용목적 아니라 내부 결속, 열등감 극복용
- 북한 대화로 끌어올수록 우리에게 힘 생겨, 봉쇄 일변도 정책 실효성 없어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6월 14일 (화요일)
■ 대담 :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정면인터뷰,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결하겠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를 역임했고요. 현재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부대표를 맡고 계신데요. 내일 6.15 남북공동선언 16주년을 맞아서 그 의미와 남북관계 방향에 대한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김한정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김한정)>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자, 벌써 16년이 지났는데요. 2000년 6월 15일이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그 길에 김 의원님도 당시에 동행하셨죠?

◆ 김한정> 네, 제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자격으로 김 대통령을 수행해서 평양에 갔습니다.

◇ 최영일> 그때 느낌 어떠셨나요? 기억나세요?

◆ 김한정> 그렇죠.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가 떴는데, 서해안으로 디귿자로 해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는 데에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 한 시간 비행기 길을 50년이 걸린 거죠. 공항에 도착할 때 탄성이 났었고, 동행했던 모든 분들이 아주 감격했었습니다.

◇ 최영일> 한 시간 거리의 길을 50년 걸려서 갔다. 감회가 특별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이야기로는 6.15 공동선언이 실은 2000년 6월 14일에 채택되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어떤 내막인가요?

◆ 김한정> 네, 6월 13일에 우리가 평양에 도착했는데요. 실제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은 그 다음날 진행되었습니다. 14일 오후에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는데 밀당, 밀고 달기기, 신경전, 그리고 처음부터 순조로운 회담은 아니었습니다. 극적인 합의를 이루고 그날 저녁에 문안을 성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늦게, 6월 14일 자정 무렵에 서명식을 가졌죠. 그러다보니까 자정을 넘기게 되었어요. 그래서 공식 발표일은 6월 15일이 된 거죠.

◇ 최영일> 그렇군요. 자정을 거치면서 심야에 이루어졌던 결실이었는데요. 내막이 있기는 합니다만 6.15는 6.15인데요. 내일이 16주년 맞는 기념일입니다. 김한정 의원님 개인적으로는 당시와 지금의 남북관계 상황을 보시면서 여러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 감회가 어떠신가요?

◆ 김한정> 네, 남북관계가 온탕, 냉탕을 거듭하다가 지금은 완전히 한 겨울, 꽁꽁 얼어붙은 그런 상황이 된 것이 오래 되었습니다. 대화가 단절되었고, 그 사이에 북은 핵무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압박, 고립화 전략, 봉쇄전략으로 일관했지만 변화가 없습니다. 개성공단이 문을 닫았고, 금강산 관광은 폐쇄된 지 7년, 8년이 넘었는데 다시 열릴 기미가 없습니다. 착잡하죠. 남북관계가 과연 이대로 계속 되어도 좋은가? 다시 한 번 우리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시점에 왔다고 봅니다.

◇ 최영일> 네, 한 때는 남북공동행사도 있었는데요. 지금은 몇 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죠?

◆ 김한정> 네, 그렇습니다. 아마 2008년 이후에, 2008년에 불행한 사태가 있었습니다. 우리 금강산 관광객 한 분이 새벽에 산책을 하다가 피살되는 그런 아주 끔찍한 사고가 있었죠. 그 사건 이후에 남북관계가 얼어붙기 시작했고, 또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로 5.24 조치, 정부가 일체의 대북 접촉을 금지했죠. 그때도 개성공단은 살아 있었는데, 그런 어려운 상황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민간 접촉이 급격히 줄었고, 거의 방북이 불허되는 그런 사태가 반복되어 왔습니다.

◇ 최영일> 네, 그러니까 올해도 방북은 불허되어 있는 거죠?

◆ 김한정> 작년 한 해 반짝 남북공동행사 사전접촉 승인을 정부가 했는데요. 올해는 아예 접촉 자체도 허락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네요.

◇ 최영일> 네, 4차 핵실험 이후에 더 냉각되고 있으니까요.

◆ 김한정> 네.

◇ 최영일> 하지만 남북, 언젠가는 소통을 시작해야 할 텐데요. 6.15 공동선언의 의미와 가치, 어떻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김한정> 6.15 공동선언은 남북한 정상이 직접 눈을 맞대고, 손을 맞잡고 대화를 해서 결실을 얻어 낸 역사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단순한 선언에 그친 게 아니라 그 이후에 당국 간 회담, 이산가족 상봉, 철도 도로 연결, 그리고 개성공단의 착공과 가동 등에 관한 급격한,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오래 가지 않았다는 데에 있죠. 북한은 북한대로 미국의 정세 변화, 미국 공화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또 이라크 사태, 테러 이후에 국제 정세가 얼어붙으면서 북미 관계가 또 나빠졌어요. 그게 2002년,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북한은 북한대로 위기감을 느껴서 미사일 실험, 핵실험을 다시 재개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 남북한 관계도 같이 연동해서 얼어붙는,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은 북한도 지금 부인하지 못하고, 그 의미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에 담긴 정신은 결국 남과 북이 대결을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서 협력의 관계로 나가자, 그래서 점진적 통일을 준비하자고 하는 기본 합의였고, 그 합의의 실질적인 추동력은 경제, 비정치적 교류확대였습니다. 이산가족, 개성공단, 그리고 민간 교류협력, 이런 모든 부분이 다 막히면서 정치적 대결만, 또 군사적 긴장만 남은 셈이 되었습니다.

◇ 최영일> 네, 지금 현재까지의 상황도 다 정리를 해주셨는데요. 지금 말씀하신 이런 역사적인 의미를 다 기리기 위해서 6.15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문제가 중요한 건가요?

◆ 김한정> 조금 엉뚱하다고 받아들이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6.15 남북정상회담의 정신을 우리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결국 남북관계를 푸는 데에 있어서도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북한을 대화의 길로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고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4년에, 당시 야당 총재시절이죠. 6.15 4주년 기념 대회에 참석하셔서 6.15 정상회담은 화해, 협력의 큰 의미를 가진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이렇게 평가한 적도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대승적 견지에서 6.15 정신을 앞장세워가지고 남북관계의 반전, 그리고 돌파구를 여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 않겠나 해서, 그런 6.15 국가기념일 지정촉구결의안을 오늘 발의했습니다.

◇ 최영일> 네, 6.15 공동선언이 남북 간의 합의인데 말이죠. 앞서 혹한기에 접어들어 있다고 평가해주셨는데, 합의라는 게 약속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약속이 왜 지켜지지 못하고 지금 이런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하세요?

◆ 김한정> 많은 부분이 북한에 잘못이 있죠. 그런데 그 부분은 우리가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북한은 고질적인 체제 불안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외적 자신감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안심시켜가면서 문을 열게 하려면 거기에 상응하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거듭된 약속위반이나 거듭된 행동은 자기 체제 존속을 위한 방어적 행동이라고 봐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핵도 대외적 엄포와는 달리 자신들의 군사적 열등감, 그리고 내부 결속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삼고 있지, 핵을 가지고 공격하겠다, 그렇게 믿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북한 지도자들이 보였던 전형적인 위협, 협박에 우리가 흔들리면서, 거기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는 도리어 대화로 끌어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최영일> 네, 그러면 의원님, 현 시점의 남북관계,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 김한정> 저는 이명박 정부 이래 일관된 대북압박 정책, 이제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회에 와서 연설을 하셨는데요. 협치를 이야기하고, 여러 가지 전향적인 말씀을 하셨는데 북한 문제만큼은, 남북 관계만큼은 한 치의 진전도 없고 도리어 더 강경한 어조로 경제제재의 압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연설을 하셨습니다. 유감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끊임없이 압박하고 경제제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할 거 다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제재가 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은 이미 국제사회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북중교역이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미안한 표현이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정책적 압박 효과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둘째로 우리가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낼수록 힘을 갖는 것은 우리입니다.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게 됩니다. 우리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성공비결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 간의 직접협상의 성과도 있었지만, 당시 주변국이던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다 응원하고 협조하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로 가는 데에 지원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대북정책, 국제사회에 물론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공조, 그리고 같이 협력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대북 봉쇄정책 일변도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최영일>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한정>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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