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때문에 우승 놓친 中 마라톤 선수...애국주의 논란까지

국기 때문에 우승 놓친 中 마라톤 선수...애국주의 논란까지

2018.11.20. 오후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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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던 중국 선수에게 자원봉사자가 억지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건네주는 바람에 1위를 놓치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애국주의를 강조하려다 벌어진 일이라는데, 중국에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베이징에서 박희천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18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결승선을 500m 앞두고 중국 선수와 에티오피아 선수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순간,

갑자기 자원봉사자가 도로로 뛰어들더니 중국 선수에게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건네주려 합니다.

중국 선수가 이를 거부하자 자원봉사자가 계속 쫓아갑니다.

[CCTV 해설자 : 국기를 든 자원봉사자의 속도를 보니 따라잡기 힘들겠네요.]

중국 선수가 힘을 내 1위로 치고 나가는 순간 또 다른 자원봉사자가 앞을 가로막고 국기를 건네줍니다.

어쩔 수 없이 국기를 손에 들고 5초 정도 달리다 결국 땅에 던지고 맙니다.

[CCTV 해설자 : 선수가 이를 악물고 뛰는데 이런 식으로 방해하면 성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국기 때문에 리듬을 잃은 중국 선수는 결국 뒤로 쳐지고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황당하게 우승을 놓친 중국 선수를 향해 일부 네티즌은 2차 가해에 나섰습니다.

국기를 땅바닥에 던진 것은 국기를 존중하지 않은 것이라며 성적이 국기보다 중요하냐고 비난한 겁니다.

궁지에 몰린 선수는 팔이 경직돼 팔을 흔드는 과정에서 떨어진 것이라고 변명하며 죄송하다고 사과까지 해야 했습니다.

관련 동영상이 퍼지자 지식인을 중심으로 애국도 이성적으로 해야 한다며 삐뚤어진 애국주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박희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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