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희망' 김대우, 풍운아 이미지 벗는다

'롯데의 희망' 김대우, 풍운아 이미지 벗는다

2013.01.18. 오전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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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김대우(29, 롯데 외야수)는 올 시즌 거인 군단의 공격력을 이끌 최고의 기대주. 이승엽(삼성), 박병호(넥센)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박흥식 롯데 타격 코치는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김대우가 어느 정도 해주느냐에 따라 타선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말할 만큼 기대가 크다. 지난해까지 롯데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던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의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대우가 제 몫을 해줘야 한다.

2011년 7월부터 타자로 전향한 김대우는 2군 남부리그에 15경기에 출장, 타율 3할6리(49타수 15안타) 1홈런 11타점 11득점으로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 1군 성적은 7타수 무안타 1득점에 그쳤지만 2군 무대에서는 타율 2할9푼6리(277타수 82안타) 10홈런 65타점 47득점 21도루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김대우는 "나에 대한 기대가 커진 만큼 기사도 부쩍 늘어났다"며 "자신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타자 전향 2년째를 맞아 자신감도 부쩍 늘었다. 지난해 2군 개막전부터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 아시아 시리즈까지 소화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실전 경험도 점점 쌓여갔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지금 훈련한 것만 놓고 본다면 80~90%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만족감을 표시한 김대우는 "시험을 앞두고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자신감이 커진 학생의 심정이다. 이제 시험을 쳐보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롯데와 SK는 지난해 9월 16일부터 34일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열리는 교육리그에 연합팀을 구성해 참가했다. 교육리그에 참가한 김대우는 150km 안팎의 강속구와 각종 변화구에 헛방망이질을 연발했다. 당시 연합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용희 SK 2군 감독은 김대우에게 "부담갖지 말고 마음껏 쳐라"고 꾸준한 기회를 제공했다. 자신감이 늘어나자 방망이도 힘차게 돌아갔다.

김대우는 "요즘 야구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훈련 자세도 더욱 진지해졌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율 훈련에 참가했다. "코치님들께서 '너를 믿는다', '많이 좋아졌다'고 해주시니까 나도 더욱 힘을 내고 더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는 게 김대우의 말이다.

박 코치는 "김대우와 이승엽은 펀치력과 유연성을 겸비한 게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이승엽 또한 프로 데뷔 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성공한 케이스다. 그래서 일까. 박 코치는 김대우를 '제2의 이승엽'으로 키울 각오다. 이에 김대우는 "박 코치님께서 이승엽 선배님과 비교하시는데 나는 이제 한 계단 올라서는 입장에 불과하다. 배워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박 코치님의 바람대로 이승엽 선배님처럼 되기 위해서는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김대우는 박 코치에게 이승엽과 박병호의 타격 기술 및 훈련 방법에 대해 물어보는 등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혼자서 시도해보기도 한다. 배워야 할 부분은 과감히 받아 들인다. 파괴력 만큼은 팀내 최고다. 정확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 타격 자세를 일부 수정했다. 김대우는 "확실히 좋아진 게 느껴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는 외야 수비 및 주루 강화를 위해 지바 롯데 마린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 코치로 활동했던 모토니시 아츠히로 인스트럭터를 영입했다. 김대우는 모토니시 인스트럭터에게 외야 수비 노하우를 전수받을 계획이다. 김대우는 "지금은 날씨가 추워 기본기 위주의 훈련만 하고 있지만 전훈 캠프에 가면 모토니시 코치님께 이것저것 물어보고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잘 할 수 있도록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우는 팀내 타자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빠른 발을 자랑한다. 누상에 나가면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선보이며 상대 배터리를 뒤흔들 각오다. "나는 욕심이 많다. 타격, 수비, 주루 다 잘 하고 싶다. (이)대호형이 타격 7관왕을 차지했는데 나는 타격 전 부문에서 1위를 하지 못하더라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주자가 없을때 출루해 상대 배터리를 뒤흔들고 득점 찬스에서는 적시타를 때리는 만점 역할을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그동안 움추렸던 날개를 마음껏 펼치기 위한 열망에 가득 차 있었다.

김대우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목표를 잡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다소 의외였다. 그동안 1군 경기 출장 기회를 얻을때마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는 "예전에 공을 맞추는데 급급했는데 이젠 삼진을 당하더라도 내 스윙을 하고 싶다. 결과야 어떻든 후회없이 하려고 한다.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는 게 아무 생각없이 한다는 건 결코 아니다. 그 안에 모든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김대우의 이름 앞에는 '풍운아' 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지난 날의 아쉬움을 잊고 올 시즌 성공의 꽃을 활짝 피우며 만족할 만한 수식어를 얻는 게 그의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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