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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정말 오래 기다렸다".
'스나이퍼' 한화 장성호(35)가 최연소 200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지난 19일 포항 삼성전에서 5회초 브라이언 고든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때리며 2000안타를 채웠다. 만 34세11개월, 프로 데뷔 17년·1915경기만의 대기록. 양준혁(2318개)·전준호(2018개)에 이어 프로야구 역대 3번째이자 최연소 2000안타 대기록 달성이다.
프로야구 최초의 2000안타 기록은 양준혁(43) SBS 해설위원이 달성했다. 그는 삼성 소속이던 지난 2007년 6월9일 잠실 두산전에서 최초의 2000안타 기록을 세웠다. 그로부터 1년의 시간이 흐른 2008년 9월11일 히어로즈 소속이던 전준호 NC 주루코치가 9월11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대 두 번째 달성자가 됐고, 다시 4년의 기다림 끝에 3번째 2000안타 타자가 탄생했다.
장성호의 2000안타 기록을 지켜본 양준혁 위원의 감회도 새로웠다. 그는 "우선 축하한다. 정말 오래 기다렸다"고 말했다. 장성호는 양 위원과 함께 유이하게 9년 연속 3할 타율을 친 타자다. KIA 시절인 2007년 5월18일 잠실 두산전에서 다니엘 리오스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만 29세7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1500안타를 장식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은 누구도 몰랐다.
장성호 스스로도 "예전에는 충분히 준혁이형 기록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야구를 하면 할수록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양 위원은 "대기록을 달성하는건데 절대 쉬운 건 없다"며 "중요한 건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나이가 든 만큼 힘이나 스피드가 떨어져있지만 그래도 선구안이나 컨택 능력은 좋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의 말대로 장성호는 주전이 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1년 연속 100경기 이상 꾸준하게 출전했다. 그러나 이후 잦은 부상으로 2008~2010년 3년간 100경기 미만 출전에 그쳤다. 2009년 왼쪽 손바닥 수술을 받았고, 2010~2011년에는 좌·우 어깨 수술을 차례로 받았다. 3년 연속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고, 여름 고비를 기점으로 체력이 떨어지며 페이스가 처지길 반복했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트레이드 파문에만 시달리지 않았다면 그의 2000안타 달성 시기는 훨씬 앞당겨졌을 것이다. 양 위원은 목표 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나도 38살에 2000안타를 쳤다. 성호는 앞으로 선수 생활이 많이 남았다. 목표를 갖고 꾸준하게 한다면 내 기록도 언젠가 넘을 수 있다. 앞으로 부상없이 2500안타까지 꼭 치길 바란다"는 덕담을 잊지 않았다.
장성호는 "준혁이형 기록을 넘으려면 앞으로 최소 3년을 뛰어야 한다. 내가 그때까지 뛰며 준혁이형의 기록 깰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록을 넘는 것보다 그때까지 할 수 있느냐가 먼저"라고 말했다. 부상없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 양준혁 위원은 "성호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양준혁의 기록까지 앞으로 318개. 넘어서야 할 산 있기에 2000안타 달성은 장성호에게 더 큰 목표를 향한 정거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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