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의 2부리그행 결정, 정말 명분 없나?

상주의 2부리그행 결정, 정말 명분 없나?

2012.09.14. 오전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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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허종호 기자] 상주 상무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 이사회의 '상무 2부리그행을 결정'을 명분이 없다고 반발하며 수용 불가를 표명했고, 국군체육부대(상무)는 잔여 경기 포기와 함께 아마추어 전환을 선언했다. 그렇다면 연맹 이사회의 결정이 과연 명분이 없을까?.

연맹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어 군팀(상주 상무) 운영 방안 등을 심의했다. 연맹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프로클럽 자격 요건(구단의 법인화, 선수의 프로계약)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상주를 2013년부터 2부리그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상주에 대해 2013년부터 프로클럽 자격 요건 충족을 전제로 리그 성적에 따른 승강 자격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재철 상주 단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연맹 이사회의 결정은 명분이 없다. 받아 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 단장은 AFC의 요구조건인 구단의 사단법인화와 선수들의 프로 계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간(2012년 12월 말)이 남았음에도 연맹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주의 선수단 관리 주체인 상무도 연맹의 결정에 반발, 시즌 잔여 경기를 포기하고 아마추어로 전환을 선언했다.

이 단장은 구단의 법인화 문제를 1개월이면 해결할 수 있다며, 선수들의 프로 계약 문제 또한 국방부와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12월까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에는 1부든 2부든 모든 결정을 수용하겠지만, 결정 기한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이 단장의 주장대로 연맹의 결정이 명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주가 그런 주장을 할 입장은 아니다. 강제 강등을 조기 발표한 연맹 이사회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지만, 충분한 시간적 여유에도 지체한 상주의 잘못이 가장 큰 문제다.

연맹이 승강제를 발표한 것은 이번 시즌 초다. 비록 상주의 강등 결정이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발표 현장의 분위기는 강등되는 2개 구단 중 하나가 상주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상주는 자신들의 안쉬운 처지만 주장했을 뿐 법인화와 선수들과 프로 계약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상주는 AFC의 요구 조건을 시행할 기한이 3개월이나 남았다고 하지만, 반대로 7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국방부와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또한 상주가 프로 축구단을 운영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연맹은 물론 축구계의 수 많은 인사들이 상무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상무가 많은 이바지를 했다는 것. 프로 축구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하며 병역을 해결할 수 있게 한 점에 감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은 '상무'이지 '상주'는 아니다. 많은 축구계 관계자들은 상주와 상무를 별개로 봤다. 감사의 대상은 상무에 한정될 뿐이었다.

한 관계자는 "상무에 대한 고마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상주는 다르다. 상주가 축구단을 운영하고 싶다면, 구미시와 같이 2부리그 팀을 창단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단지 상무로부터 선수단을 빌려온 격이 아닌가. 진정으로 축구를 사랑해 축구단을 운영하고 싶다면 구미와 같은 결정을 내리면 된다. 지금과 같은 형태는 임시 방편일 뿐이다"고 말했다.

물론 연맹 이사회의 결정이 성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시즌 잔여 경기가 14경기나 남은 가운데 상주의 강제 강등 결정은 상주 선수단의 승부욕과 동기부여를 꺾어 놓았기 때문. 또한 강등 탈출을 목표로 하는 시즌 막판 열띤 경쟁도 시들해지게 됐다. 하지만 상주에 이 사태를 해결할 적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프로 축구단 운영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점은 상무의 주장 근거를 약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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