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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잘 보이기 위해".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이 연일 괴물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대규모로 그를 지켜보기 시작한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 6일 대전 롯데전, 12일 대전 삼성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22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완벽함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잘 보이기 위해"라며 웃은 뒤 "솔직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의식된다"고 인정했다.
▲ 신인 시절 구위 완전 회복했다
류현진은 지난 6일 대전 롯데전에서 8회 투구수 130개가 넘은 뒤에도 최고 150km 강속구를 던졌다. 시즌 중반 구위가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지금은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류현진을 데뷔 시절부터 쭉 지켜본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은 "투수코치 때 타석에 서서 직접 투수들의 공을 체크했다. 신인 때 현진이의 공은 정말 '맞으면 죽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볼이 밀고 들어오는 힘이 대단했다"며 "최근에는 신인 때 보던 느낌이 든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때문인지 전력으로 던지고 있다. 스카우트들이 안 오면 외국인이라도 데려다 놓아야겠다"는 농담을 할 정도.
그만큼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보는 앞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구위도 확실히 많이 올라왔다. 류현진 스스로도 "구위가 점점 괜찮은 것 같다"고 만족감 나타내고 있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현진이가 시즌 초반보다 신중하게 집중하며 던지고 있다. 초반에는 방심하다 맞는 게 있었다. 잘 던지고도 경기가 안 풀리면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요즘은 동기부여가 돼 집중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시즌 초중반 잘 던지면서도 1~2실점씩 하던 모습은 이제 사라졌다. 신인 시절 구위를 되찾고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한 결과다.
▲ 전매특허 체인지업 부활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류현진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서클체인지업이다. 올해 류현진의 피홈런이 눈에 띄게 증가한 데에는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고 밋밋하게 몰린 것이 결정적 이유였다. 체인지업이 안 떨어지자 류현진 스스로도 고민했다. 그립을 바꿔보며 잘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았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체인지업은 직구와 같이 높은 각도에서 떨어뜨려야 효과가 있는데 시즌이 갈수록 힘이 떨어졌는지 팔 각도가 처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팔 각도를 높이고, 원래 그립대로 던지며 체인지업의 감각을 되살렸다.
한용덕 대행은 "현진이가 겉으로 볼 때에는 설렁설렁하고 농땡이 피우는 것 같아도 필요할 때에는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체인지업이 안 떨어지니까 계속 던져보며 연습하더라"며 "현진이가 덩치에 맞지 않게 정말 영리하다. 풀카운트에서 변화구 볼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한다. 심장 자체가 다르고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만큼 결정구로 쓰는 체인지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도 "체인지업 때문에 팔 각도를 높였는데 공이 더 잘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 동기부여되면 더 무서워진다
이처럼 류현진이 마음 먹고 하는 데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의지와 사상 3번째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향한 열망 때문이다. 동기부여가 확실히 돼 있고, 더욱 무서워진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페이스 조절 하는 그가 한 번 마음 먹으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류현진의 신인 시절을 투수코치로 곁에서 지켜본 한용덕 감독대행이 누구보다 잘 안다. 한 대행은 류현진의 어린 나이답지 않은 대담함과 마음 먹고 할 때 얼마나 무서운지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한 대행은 "현진이가 입단 후 처음 나가사키 마무리훈련 연습경기에서 많이 얻어맞았다. 내가 보기에는 분명히 더 잘 던질 수 있는데 슬슬 던지는 느낌이었다. 보통 신인들은 처음 들어왔을 때 뭔가 보여주려고 전력으로 투구한다. 그런데 현진이는 그때부터 스스로 컨트롤을 할 줄 알았다"며 "당시 팀에서 최영필(SK)이 군기반장이었는데 많이 혼냈는지 현진이가 야구장밖 둑에 앉아서 혼자 울고 있더라. 그랬더니 하와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말 무서운 공을 던졌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류현진은 "누가 울었다고 하나. 나는 울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떠한 일이든 마음 먹는 계기가 돼 동기부여가 된 류현진 만큼 무서운 투수는 없다는 점이다. 지금 류현진은 아주 무시무시한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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