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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롯데가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구단 사상 두 번째 일이다.
롯데는 11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3.36으로 이 부문 2위 삼성(3.43)을 제치고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해 5위(4.20)에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 선발 평균자책점 1위(3.52)에 불펜 평균자책점 2위(3.05)로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안정됐다. 올 가을 롯데가 포스트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마운드의 힘 자체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선발진만 놓고 보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에이스 장원준이 군입대했지만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이 그 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다. 지난해에도 롯데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4.27로 전체 3위였다. 극적인 변화의 원천은 불펜에서 시작된다. 롯데 불펜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4.23으로 전체 5위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제대로 달라졌다. 롯데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3.5명의 구원투수들이 투입돼 '양떼 야구'라는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지난해보다 새롭게 추가로 온 전력이 FA 정대현, 이승호,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김성배,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대성이다. 양승호 감독은 "정대현과 김성배가 같은 옆구리 투수이지만 언더핸드와 사이드암으로 투구 스타일이 다르고, 쓰는 용도도 다르다"고 했다. 여기에 강력한 파이어볼러 최대성까지 있으니 고비때마다 상황에 맞게 다양한 투수를 쓸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승계주자 실점율도 25.6%로 2위로 투수교체가 성공적이었다.
또 하나 기존의 마무리투수 김사율과 좌완 이명우·강영식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양승호 감독이 지난해부터 과감하게 불펜에서 중용한 투수들이다. 양 감독은 "투수가 안 좋더라도 믿고 계속 쓰는 수밖에 없다. 안 좋은 선수를 그 밑의 다른 투수로 바꾸면 모든 선수들이 더 힘들어진다"며 "최대성도 5월에 홈런을 많이 맞았지만 '맞더라도 힘으로 피칭하라'며 밀어붙였다. 이제는 자신감도 생겼고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생겼다"고 만족해 했다.
그들의 공을 받고 있는 '안방마님' 강민호도 "내가 잘 하는 건 없다. 우리 중간 투수들이 이제 이길 수 있는 피칭을 하고 있다. 큰 경기를 많이 경험해봐서 그런지 위기에서도 극복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강하고 풍부해진 롯데 불펜은 향후 포스트시즌 단기전도 더욱 기대케 만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하는 것이다. 양승호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마운 건 아프지 않다는 점이다. 불펜에서 매일 몸 푸는 게 쉽지 않을텐데 가득염 불펜코치도 잘 조절해주고 있고, 선수들도 불평 없이 열심히 해줘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주형광 투수코치도 "당장 1승도 1승이지만 선수들이 아프지 않고 컨디션 조절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양승호 감독은 "내가 롯데에 와서 만든 게 세 가지 있다. 하나는 페넌트레이스 2위이고 또 하나는 김사율의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마지막으로 '양떼 야구'를 만들었다"며 껄껄 웃었다. 목장에서 끝없는 몰려나오는 양떼처럼 롯데 불펜에서도 강한 투수들이 줄줄이 나온다. 달라진 불펜의 힘이 만든 팀 평균자책점 1위. 투고타저의 시대의 평균자책점 1위라 어느 때보다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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