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서울팬들을 지켜봐야 했던 서울 선수들

'성난' 서울팬들을 지켜봐야 했던 서울 선수들

2012.06.21. 오전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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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경찰차 위로 호기있게 올라갔다. 하지만 막상 책임을 지라고 하니 그저 버티고만 있었다. 구단 직원들도 도움을 줄 수 없었다.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질 수밖에 없다.

FC 서울이 지난 20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수원 삼성에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에 대한 팬들의 불만은 그라운드를 떠나서도 계속됐다. '라이벌'인 수원과 경기서 5연패를 당한 서울팬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서울이 수원을 마지막으로 이긴 것은 약 2년 전인 2010년 7월 컵대회 4-2 승리다. 이후 5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첫 만남이었던 지난 4월 1일 수원 원정에서도 0-2로 패했다.

경기를 마친 뒤 20~30명의 서울팬들이 구단 버스 앞으로 몰려 들었다. 그러나 일단 서울팬들은 수원의 구단 버스를 보냈다. 이후 "최용수 나와라!"라고 고성을 지르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만큼 불만이 많다는 의사표시였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경호 인력도 모자 경찰 인력까지 투입했다. 이성을 잃은 한 팬은 경찰차에 올라갔다가 공무집행방해로 인해 연행됐다. 약 10여 명의 팬들은 구단 버스가 나가지 못하게 스크럼을 짜고 길에 눕기도 했다.

팬들과 구단 버스의 대치 상황은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 팬들은 여전히 최 감독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위협적 분위기에 최 감독이 버스를 나오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구단 직원이 중재에 나섰다. 최 감독이 관계자를 통해 "7월 20일 이전 해명이 있을 것"이란 얘기를 전하며 상황은 종료됐다.

물론 라이벌전의 패배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 있지만 서울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도를 넘는 행동이었다. 직접적인 실력 행사는 좋지 않다. 굳이 필요 이상의 행동을 할 필요는 없다. 또 그 모습을 선수들은 버스에서 지켜봤다. 자신들의 패배에 대한 아쉬움 보다 더 쓰게 다가왔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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