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서 이것! 때로는 불필요하다? ‘토를 달다’

우리말에서 이것! 때로는 불필요하다? ‘토를 달다’

2018.05.28. 오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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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과장: 김대리! 보고서 다 썼어?
김 대리: 네? 과장님... 어제 시키셨잖아요.
오 과장: 뭐? 그래서 하나도 안 썼어? 내가 급하다고 했잖아.
김 대리: 아니 이걸 어떻게 하루 만에 다 해요.
오 과장: 얼마만큼 했는데! 내일 올려야 한다고!
김 대리: 아니 그렇게 급하시면 이 대리를 시키시지...
오 과장: 김 대리!! 자꾸 그렇게 토 달 거야??

[장민정]
상대방의 말에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경우에 ‘토를 달다’라고 하죠.

[정재환
토를 달다..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장민정]
토를 단다는 건 한자로만 돼 있는 문장을 읽을 때 그 문장의 뜻을 쉽게 알기 위해서 한문 구절 끝에 붙여 읽는 우리말 부분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겁니다.
忍一時之忿(인일시지분) ‘이면’
免百日之憂(면백일지우) ‘니라’

‘이면’과 ‘니라’를 가리켜 ‘토를 단다’고 합니다.

[정재환]
그런데 이 말이 어다가 자꾸 불필요한 말을 한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바뀐 거죠?

[장민정]
우리말은 대부분 조사가 없어도 그 말이 쓰인 상황을 보면 의미 파악이 가능하거든요.

[정재환]
그렇죠. ‘너 밥 먹었니?’하고 말을 하죠, ‘너는 밥을 먹었니?’ 이렇게는 잘 얘기 안 하죠.

[장민정]
네, 문장에 필요 없는 말을 붙이고 부차적인 의미를 더하는 것을 토를 단다고 하는데요. 이후, 변명을 하거나 핑곗거리를 말할 때, 다른 사람의 생각에 부정적인 견해로 끼어드는 경우로도 그 의미가 확장되었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토를 달다’입니다.

[장민정]
자꾸 필요 없는 말을 한단 뜻입니다. 한문 구절 끝에 붙여 읽는 우리말
부분을 ‘토’ 또는 ‘토씨’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습니다.

[장민정]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 친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조사라고 들었어요.

[정재환]
맞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에게는 영어에 조사가 없어서 주어인지 목적어인지 헷갈리기도 하는데요. 그러고 보면 한국어에는 조사가 있어서 아주 친절한 언어라는 생각도 듭니다.

[장민정]
정말 그러네요. 한국어는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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