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스스로 개척하는 삶…네덜란드 장애인 마을

장애인 스스로 개척하는 삶…네덜란드 장애인 마을

2017.11.12. 오전 00:4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찰흙을 빚어내는 표정이 진지합니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상상력이 주름진 손끝에서 작품으로 탄생합니다.

[벤 세바스티안 / 도예공방 장애인 기술자 : 이건 성이에요. 1층, 2층, 3층, 아니다. 4층으로 된 성이에요.]

평범한 도예가처럼 보이는 세바스티안 씨에게는 사실 남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중증 지적 장애를 안고 태어난 건데요.

이곳에서 비장애인과 똑같이 27년째 도예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야 데커 / 비장애인 직원 : 장애가 있든 없든 사람은 모두 동등합니다. 중요한 점은 우리 모두 스스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죠.]

이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스코럴발트 마을입니다.

50년 전 한 비영리 재단이 설립했는데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미래를 꿈꾸고 재능을 키울 기회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마련했습니다.

지적 장애인 프랑크 씨도 40년 넘게 악기 제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프랑크 로덜스 / 악기제조공방 장애인 기술자 : 처음은 아주 작은 곳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결혼식장 같아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거워하며 행복해하는 곳이요.]

이 마을에 사는 장애인 100여 명은 악기 공방과 제과점, 레스토랑 등에서 근무합니다.

체계적인 직업 교육 과정을 거쳐서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제 몫을 해내고 있습니다.

[미야 데커 / 비장애인 직원 : 우리 모두 개인의 가치를 개발하는 일에 노력해야 해요. 장애인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에요. 자신의 가치를 개발할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지금의 마을이 있기까지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마을 설립 재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가 차별로 변해선 안 된다는 점을 이해시켰습니다.

이제는 네덜란드 전역에 장애인 마을이 20곳으로 늘어났을 만큼 성공적으로 정착했습니다.

[이레너 데커 / 스크럴 도심 공방 매니저 :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있으면 장애인들이 안으로 와서 자신의 작품을 구경하라고 권합니다. 작품을 사가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들이 만든 작품인지 설명해주고요. 교류하는 것을 모두 즐거워해요.]

장애가 있든 없든 모두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기회를 주는 네덜란드 장애인 마을.

장애인이 보호받고 격리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