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해요…동물복지형 돼지농장

돼지가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해요…동물복지형 돼지농장

2017.09.17. 오전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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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핀란드 사람들은 돼지가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건강하게 자란 돼지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동물복지 사육 정책을 도입한 돼지농장을 신소영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새끼 돼지가 카메라에 관심을 보입니다.

푹신한 짚더미 위로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푹 파묻히기도 하는데요.

지난해부터 동물복지 사육 정책을 도입한 핀란드의 한 돼지농장입니다.

이곳에서는 어미 돼지와 새끼 돼지가 한데 어우러져 살고 있는데요.

언젠가 엄마 돼지가 될 필리도 이곳에서 다른 아기 돼지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베라 올리깔라 / 농장 경영자 : 일반 농장과 다르게 이곳에선 돼지들에게 밀짚을 깐,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해주고, 엄마 돼지에게도 자유로운 분만 환경을 제공해주죠.]

올리깔라 농장이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돼지들은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렸고 한 평도 안 되는 공간에 갇혀 새끼를 낳아야 했습니다.

[베리 올리깔라 / 농장 경영자 : 돼지들이 분만할 때, 케이지 안에 가둬뒀기 때문에 그 점이 엄마 돼지에게 스트레스였어요.]

예민한 동물로 알려진 돼지는 스트레스에 굉장히 취약한데요.

오래 갇혀 지내다 보면 서로 꼬리를 깨무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태어난 지 3일 된 새끼 돼지의 꼬리를 자르기도 하는데요.

핀란드에서는 꼬리 자르기 등 돼지에게 스트레스를 줄 만한 일이 법적 제재 대상이 됩니다.

[베리 올리깔라 / 농장 경영자 : (돼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본능적인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돼지들에게 본능적인 행동은 음식을 찾기 위해 땅을 파는 것인데, 우리 농장은 펜스 안에 밀집을 많이 깔았어요.]

이런 핀란드의 동물복지 정책은 동물과 인간, 그리고 환경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가축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야 오염도 줄고 소비자인 사람도 건강해진다는 것이죠.

[윤진현 / 동물복지 연구원, 농장 설계자 : 열악한 환경에서 길러진 가축은 질병에 쉽게 노출되고, 따라서 항생제와 같은 동물약품의 사용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것은 축산물을 통해서 인간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죠. 이처럼 동물의 건강, 인간의 건강, 환경. 이것이 하나로 연결된...]

올리깔라 농장은 직거래 장터를 열어 마을에 돼지고기를 공급하는데요.

매주 열리는 이 장터는 큰 인기입니다.

[일까 오라 / 고객 : 이곳에서 고기를 사는 이유는 동물이 어떻게 자유롭게 사육되는지, 어떻게 키워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투울리 사르비린나 / 고객 : 우리가 먹는 고기는 단순히 마트에 진열된 랩에 쌓인 고깃덩어리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동물로부터 얻은 거잖아요. 우리가 동물 관련 제품을 소비하고 고기를 먹는다면, 살아 있는 동물임을 인식하고 동물을 그것에 맞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요.]

돼지가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할 수 있다고 믿는 핀란드 사람들.

최근 잇따른 식 재료 파동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YTN World 신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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