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띄우는 편지] 에티오피아 동포 한인숙

[고국에 띄우는 편지] 에티오피아 동포 한인숙

2017.06.04. 오전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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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 안녕하세요.

타국에 저희 보내고 자식 걱정, 손주 걱정에 맘 편하실 날이 없으시죠?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떼쓰고 어리광부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저도 이곳에 온 지 십 년째예요.

에티오피아에서 아이 셋도 낳았고 엄마가 되어가고 있어요.

엄마가 되는 건 그냥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깊이 느껴요.

당연한 게 없는 이 세상에서 나는 조건 없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먹고 자랐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내게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는 엄마 아빠가 있는 게 새삼 감사해요.

이곳은 죽음이 쉽고 참 가까워요.

열악한 환경에서 부모를 잃고 혼자 살기를 터득하는 아이들도 참 많은데 내가 쉴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마음이 찾아가는 그곳.

엄마 아빠가 있어서 참 감사해요.

늘 멀리 있어서 무얼 해드리지도 못하고 말만 전해 죄송함뿐이지만 고운 마음 고이 전할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마음으로 키워주셔서 언제나 감사해요. 사랑합니다.

먼 곳 에티오피아에서 사랑하는 딸 인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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