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려인입니다"

"우리는 고려인입니다"

2017.07.16. 오전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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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오늘 이곳에서 특별한 모임이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에서 온 2백여 명의 사람들.

사는 곳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고려인 후손들이라는 점인데요.

[호와드 신 / 고려인 4세·김치클럽 운영자 : CIS 지역에 50만 명이 넘는 고려인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만남의 기회는 꼭 필요합니다.]

비슷한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족 대대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부터, 한국 의료 관광사업을 막 시작한 새내기 사업가까지.

모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진출한 젊은 사업가들이라는 점인데요.

사업을 하며 겪는 애로사항과 노하우를 나누며 자연스레 친구가 됐습니다.

[옐레나 킴 / 고려인 4세·사업가 : 우리는 고려인이기 때문에 서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국가, 다른 도시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자주 모임을 가져야 하고, 이 행사가 좋은 만남의 장이 됐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대부분 우리 말과 문화를 잘 모르는 고려인 후손들.

하지만 한국인의 정체성만은 잃지 않기로 약속했는데요.

[안드레이 류 / 고려인 4세 :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사이 간격이 매우 컸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베라 황 / 고려인 4세 : 할아버지 나라로 가보고 싶었고, 그게 어떤지 알고 싶어서 한국으로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고려인 강제 이주 80주년이 되는 올해,

이 자리에 모인 고려인 후손들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꿈과 성공을 응원하기로 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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