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세계로 가다] "예술품이 된 쓰레기"…설치 미술가 데이비드 장

[청춘 세계로 가다] "예술품이 된 쓰레기"…설치 미술가 데이비드 장

2015.11.07. 오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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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술품의 소재는 사실상 무한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눈이 좋은 작가의 손을 거쳐야 하겠지만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동포 미술가 데이비드 장 씨가 바로 그런 사람인데요.

그의 손을 거치면 일상생활용품이나 심지어 생활 쓰레기까지 멋진 예술품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김은경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저마다의 시간으로 흘러가는 수십 개의 시곗바늘이 캔버스에 걸렸다.

모두 수명을 다한 실제 시계에서 나온 부품들이다.

쓰레기통에 있어야 할 과자 봉지들은 커다란 꽃송이를 이뤘다.

버려진 물건들이 예술 작품이 된 전시회장.

작가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작품을 만든 걸까.

[데이비드 장, 설치 미술가]
"인간으로서 누구나 다 죽거든요. 나는 죽기 전에 그랜드캐니언을 가서 보고 싶다', 아니면 뭐 가족을 갖고 싶고, 집을 사고 싶고, 이런 콘셉트가 있는데 그런 콘셉트를 퍼지게 해주는 일상용품을 가지고 다시 새로운 관점으로 만들어 내는 거거든요."

설치 미술가 데이비드 장 씨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신예작가다.

일상용품의 새로운 의미를 묻는 작품으로 최근 LA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캐리 쿠거맨, 화가]
"사물을 이용한 표현력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낡은 재료들을 이용해서 시간을 표현할 줄도 알고요."

[미셜 캐이렐라 필모어, 큐레이터]
"데이비드는 이미 LA 예술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유명한 비평가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이 급속도로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장 씨는 13살 되던 해, 미국에 이민 온 동포 1.5세다.

영어도 미국 문화도 낯설던 시절, 유일한 즐거움은 고물을 주워다 장난감을 만드는 일이었다.

[데이비드 장, 설치 미술가]
"나무 공장이나 이런 데 버려진 쓰레기들, 그런 걸 이용해서 헬리콥터라든가 (만들었고요.)"

이런 어릴 적 경험들이 쌓여 장 씨의 작품들이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리처드 슬렉터, 관객]
"많은 예술가들이 다들 비슷한 자신만의 리듬을 가지고 작품을 창조하는데 데이비드는 매번 상상할 수 없는 재료들로 작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예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화창한 오후에 장 씨는 컨테이너박스 처럼 삭막한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수십 대의 환풍기 날개에 빨간 줄을 연결하는 중이다.

장 씨는 요즘 '현대인의 소비'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데이비드 장, 설치 미술가]
"소비지상주의가 좋다, 나쁘다, 낭비다, 탐욕적인 게 있다는 그런 메시지라기보다도 (작품으로) 발전시키면 나머지 자세한, 다양한 관점은 관중들이 그걸 보고 반응을 보이는 거죠."

내년에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릴 개인전에도 이런 생각을 담을 계획이다.

[데이비드 장, 설치 미술가]
"사람은 이제 벌써 창조된 것을 다시 재발견하고 재형식화 시킬 수만 있으니까요. 그 안에서 제가 최대한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계속하고 발견해나가는 것."

데이비드 장의 예술관은 일상의 모든 물건에서 새로움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데서 출발한다.

[데이비드 장, 설치 미술가]
"제가 발견하는 일들이 나중에 미래 세대에 굉장히 큰 아이디어로 나눠주고 사람들의 정신적인 영감에 나눠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굉장히 큰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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