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세계로 가다] 몽골 사막에 '숲'을 키운다!…김한솔, 김유정

[청춘, 세계로 가다] 몽골 사막에 '숲'을 키운다!…김한솔, 김유정

2015.09.05. 오전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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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업과 취업 준비를 잠시 접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몽골 사막으로 간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메마른 몽골 땅에 나무를 심기 위해서라는데요.

이들의 노력 덕분에 모래바람으로 자욱하던 몽골 사막에 조금씩 푸른빛이 돌고 있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기자]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쯤 달렸을까.

'하늘 마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에르덴 지역에 도착한다.

드넓은 모래벌판이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어 붙은 이름이다.

길 잃은 소가 물을 찾아 헤매다 메말라 죽는 황폐한 땅.

3백 살이 넘은 나무 몇 그루만 뿌리를 밖으로 드러낸 채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이곳에 작은 기적을 이루기 위해 올해 초, 한국 청년 두 명이 찾아왔다.

[최유정, 24세·'푸른 아시아' 단원]
"20대에 해야 할 100가지 목록 중에 나무 심기 활동이 있어서..."

[김한솔, 22세·'푸른 아시아' 단원]
"밖으로 모래바람이 부는 게 보여요.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구나 느끼고 있어요."

두 청춘의 하루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땅을 파는 일로 시작된다.

묘목을 심기 위해 40cm 깊이의 구덩이를 파야 하는데 처음에는 딱딱한 땅에 삽질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처음에 왔을 때 한 시간에 구덩이 2개 정도 팠어요. 굉장히 힘들어요. 지금은 10분에 한 개?

나무를 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리다.

나무가 죽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매일 물을 주고 정성껏 돌보는 게 이들의 주 업무인 셈이다.

모래 먼지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잡초를 뽑고 2년 이상 돌봐줘야 비로소 푸른 잎사귀가 돋아난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최유정, 24세·'푸른 아시아' 단원]
"현재 4~5년 정도 된 나무입니다. 이런 나무들을 처음에 작은 크기에서 울타리 쪽으로 심어서 방풍 역할을 하게끔 심어주고 있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딸이 나무 심기 봉사를 하러 몽골 사막에 간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걱정이 앞섰다.

산림학을 전공하는 김한솔 양은 더 이상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선 자신의 작은 힘이 꼭 필요하다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김한솔, 22세·푸른 아시아 단원]
"제가 어렵게 찾은 기회다, 내가 찾은 기회니까 그걸 하게 해달라고 (부모님을) 설득을 많이 했어요."

지난 5년 동안 이곳을 거쳐 간 한국 청년들이 심은 나무는 10만 8천 그루.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동안 머물며 정성껏 나무를 관리한 덕분에 생존율이 80%가 넘는다.

마을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지은 비닐하우스에서는 상추와 무, 호박 등 싱싱한 채소가 자라고 있다.

심는 시기가 늦어서 많이 기대를 안 했는데 기대보다 크게 자라서 너무 뿌듯해요.

기후 변화로 더 이상 유목을 할 수 없는 환경 난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 셈이다.

주민들은 숲을 가꾸고, 농사를 지으며 초록 마을을 만들어가는 기쁨을 맛보고 있다.

[앙크바트, 지역 주민]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바잉바뜨르, 지역 주민]
"앞으로도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이 마을을 나무만 있는 땅으로 만들고 싶어요. 한국인들과 협력해서 사막화를 이겨나가고 싶습니다."

"이 넓은 땅에 나무 몇그루를 심어 무슨 도움이 될까", 회의적인 사람도 아직 많다.

하지만 정직한 자연은 인간의 조급함을 비웃듯 황무지에 푸른 싹을 틔워내고 있다.

[김한솔, 22세·'푸른 아시아' 단원]
"이 모습을 보면서 배워서 '사막화 방지를 위해서 나무를 심고 있구나' 이걸 알게 되고 많이 퍼져나갔으면 좋겠어요."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말처럼, 우리 청춘들의 작은 힘이 모여 오늘도 몽골 사막에 희망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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