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참상 고발…박수남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식민지 참상 고발…박수남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2014.09.27. 오전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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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0년 넘는 세월동안 일본의 식민지 지배 참상을 영화로 기록한 동포가 있습니다.

79살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박수남 씬데요.

30여년 만에 자신의 데뷔작 등으로 일본인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박진환 리포터가 보도합니다.

[기자]

앙상한 뼈마디를 드러낸 채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고 있는 윤갑순 할머니.

히로시마 원폭 피해에 대한 그녀의 힘겨운 증언이 스크린 위로 흐릅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 영화 또 하나의 히로시맙니다.

지난 1986년 개봉 당시 일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영화가 30여 년 만에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인터뷰:호리카와 케이지, 관객]
"재일동포 1세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겨있는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인터뷰:카와모토 마리, 관객]
"재일조선인들도 원폭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이러한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은 동포 영화감독 박수남 씨입니다.

박 감독이 일본 식민지 피해의 참상을 영상에 담기 시작한 것은 50여 년 전부텁니다.

글로 기록하기에는 피해자들의 고통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수남, 다큐멘터리 감독]
"한이 맺힌 그 피해자들의 눈, 그 속에 푸른 불꽃이 반짝입니다. 저는 그것이 한의 불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을 영상으로서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박 감독은 이후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아리랑의 노래' 등 2편의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오키나와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고통을 그린 영화 '옥쇄의 진실'은 지난 6월 부산 국제 평화 영화제에도 초청됐습니다.

[인터뷰:후지모토 유키히사, 영화감독]
"재일 동포라는 정체성을 가진 박수남 감독만이 그려낼 수 있는 세계를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저 같은 일본인은 그분들(식민지 피해자)에게 그렇게까지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를 찍는 일은 진실을 파내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박수남 감독.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아직 열정만큼은 젊은이 못지 않습니다.

[인터뷰:박수남, 다큐멘터리 감독]
"(제 일이) 식민지 지배의 진실을, 침략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나이에 남은 일이 많지만, 하느님이 제게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장해주실지... 기원하고 싶어요."

신토쿠에서 YTN 월드 박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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