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이 바꾼 소비 습관…'세일' 열풍!

경제난이 바꾼 소비 습관…'세일' 열풍!

2014.01.25. 오전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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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불어닥친 유럽 금융위기의 한파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꽉 닫기 일쑤였는데요.

겨울과 여름, 1년에 두 번 있는 대규모 세일 만큼은 예외라고 합니다.

필요한 물건들을 세일 기간을 기다려 사들이는 알뜰한 이탈리아 소비자들, 최기송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토리노시의 명동 격인 가리발디 거리.

추운 날씨에도 평소보다 인파가 크게 늘었습니다.

연초부터 시작된 이탈리아의 대규모 세일, '살디' 때문입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지갑을 닫았던 소비자들도 이 날만큼은 큰 맘 먹고 쇼핑에 나섭니다.

[인터뷰:아이다, 토리노 대학생]
"살디를 오랫동안 참고 기다렸으니 오늘만큼은 쇼핑할 거예요."

[인터뷰:마릴레라, 토리노 시민]
"살디 기간에는 아마 제 수입의 10% 정도는 소비하는 것 같아요."

상점들은 최고 80%까지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시하며 손님 모으기에 바쁩니다.

더 깎을 것이 없다는 뜻에서 쇼윈도 마네킹에 내복만 입히거나 아예 하나도 걸치지 않도록 하는 곳도 있습니다.

오랜 불황으로 고심하던 상인들의 재치있는 유머입니다.

[인터뷰:이리니, 의류 매장 관리인]
"여러 전략을 구상 중입니다. 할인율을 조금 앞당기는 방법도 있고요. 결과는 살디가 끝나는 시점에 잘 봐야 할 것 같아요. 모쪼록 잘 풀리길 바랄 뿐이죠."

3년 전 유럽 금융위기 이후 이탈리아 사람들의 소비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평소에는 쇼핑을 자제하는 대신 세일 기간이나 할인점을 이용하는 알뜰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한해 소비의 70에서 80 퍼센트가 세일 기간에 몰리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빈첸죠 비고, 이탈리아 경제 전문기자]
"지금 이탈리아에는 많은 할인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대한 주의하며 조심스럽게 소비를 하고 있는 셈이죠. 왜냐하면 다음달의 월급과 수입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세일로 상점가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반짝 소비가 이탈리아 경기 회복에 전환점을 마련해줄지 주목됩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YTN 월드 최기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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