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그려낸 동포 2세 이야기

영화로 그려낸 동포 2세 이야기

2014.01.18. 오전 03:5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동포 2세 가운데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고민 속에 방황한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한국에도, 또 지금 살고있는 나라에도 온전히 속해있지 않은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인데요.

한 독일 동포가 자신의 이런 경험을 영화로 만들어 화젭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독일인처럼 생각하고 말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자신을 이방인으로 바라봅니다.

광부와 간호사 사이에 태어난 동포 2세 청년.

사회에서 겪는 인종 차별, 그리고 보수적인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마음 속 울분은 커져만 갑니다.

25분 짜리 단편영화 '일어나'에는 감독 자신이 경험한 방황의 시간이 담겼습니다.

[인터뷰:정승현, 동포 2세·영화 감독]
"저보다 어린 동포들, 그 동포들 보면 되게 방황하는 모습 굉장히 많이 봤어요. 그래서 (동포 2세의) 방황,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끝없이 좌절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서는 동포 청년의 진솔한 이야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인터뷰:안승희, 동포·관람객]
"강태식(주인공)이 방황하는 것을 제가 느꼈어요. 그렇지만 그 안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터뷰:막스 폰 마티센, 카메라 감독]
"필름 속의 주인공을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 속에서 보니까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영화도 그 깊이를 더했고요."

시나리오부터 연출과 연기까지 1인 3역을 해낸 정 감독.

천만 원이 조금 넘는 제작비로 1년 넘게 영화를 찍는 동안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가 돼 준 것은 부모님이었습니다.

[인터뷰:정부남, 정 감독 아버지]
"'너는 아빠보다도 많이 배우고 여기서 커서 말도 잘하고 글도 쓸 수 있으니까 니가 좋은데로 알아서 해라'라고 조언만 하고 있습니다."

정 감독은 이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한국 뿐 아니라 해외 각국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젊은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 영화에는 나이를 먹어서야 비로소 이해하게 된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정승현, 동포 2세·영화 감독]
"(광부와 간호사로 온) 동포 1세들의 생활도… 장편 영화로 만들고 싶어요. 그때는 더 시간이 있으니까 자세히 그릴 수 있어요."

뒤셀도르프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