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성의 쉼터 '무지개의 집'

아시아 여성의 쉼터 '무지개의 집'

2013.09.01. 오전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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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국을 떠나 사는 여성 이민자들은 가정 폭력이나 성범죄 등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죠.

하지만 현지 법과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대응하기 힘든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아시아 여성을 돕기 위해 20년째 쉼터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지개의 집'을 김창종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동포들이 많이 사는 뉴욕 맨해튼 인근 플러싱 지역.

이 곳에는 아시아 여성 6명이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이 있습니다.

[인터뷰:박근희(가명), 뉴욕 동포]
"몇 십년 간 미국 생활에서 건강이 좋지 못했고 직장에서 일도 꾸준히 못했었고, 그러던 중 생활 상태가 위급해지고..."

아시아 여성을 돕는 복지기관 '무지개의 집'은 20년 전 문을 열었습니다.

미군과 결혼한 한국 여성을 돕는 시설로 출발했지만 점차 아시아 여성 이민자들에게로 도움의 손길을 넓혔습니다.

[인터뷰:김은경, '무지개의 집' 사무총장]
"힘없고, 어렵고, 아픈 분들이 나가실 때 힘을 얻고 건강해져서 자신감 있게 나가시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고요."

지난해 이곳을 거쳐 간 아시아 여성은 29명.

이 가운데 62%는 한국인, 나머지는 중국과 필리핀 출신 여성들이었습니다.

'무지개 집'에 사는 여성의 절반 가까이는 가정 폭력 피해자이며, 빈곤과 성범죄 등으로 고통받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이지숙(가명), 뉴욕 동포]
"대화가 잘 안 되니까 미국 정부 쪽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제대로 혜택을 못 받고 또 가정생활에서나 타인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면 갈 데가 없어요."

갈 곳 없는 여성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일과 함께 중요한 것이 새 삶을 찾도록 돕는 일입니다.

여성들은 3개월 동안 일대일 상담과 직업 훈련 등을 통해 사회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인터뷰:선동현, 자원봉사자]
"마음을 다치신 분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분들이 우리와 대화를 하는 게 더 필요하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한 해 2억 원이 넘는 운영비는 모두 후원금으로 마련됩니다.

이 곳에서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여성들.

후원에 담긴 따뜻한 응원을 잊지 않을 겁니다.

뉴욕에서 YTN 월드 김창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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