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가라!"...새 봄 맞는 인형 축제

"겨울은 가라!"...새 봄 맞는 인형 축제

2013.04.07.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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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거리에 나가면 쏟아지는 따뜻한 봄볕이 참 반갑게 느껴지는데요.

일 년의 절반이 겨울인 동유럽 폴란드 사람들은 새 봄을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기원전부터 전해 내려온 폴란드 사람들의 봄맞이 축제 현장으로 김준현 리포터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밀짚 인형이 강물에 던져집니다.

이 인형은 슬라브 신화에서 '죽음'과 '겨울'을 상징하는 여신 마잔느.

'겨울'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 봄을 맞는 설레임이 넘쳐 흐릅니다.

[인터뷰:카프샤, 행사 참가자]
"가끔 강에 놀러 가서 수영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인터뷰:로베르트, 행사 참가자]
"인형을 던지면서 두말할 것 없이 빨리 따뜻해지기를 빌었어요."

사람들은 낱알을 뿌리며 한 해의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고, 달걀을 맞부딛치며 서로의 행운을 빌어줍니다.

[인터뷰:율리아, 행사 참가자]
"올해는 더 좋은 일들과 더 많은 행복이 이 사람들에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기원전 시작된 봄맞이 축제는 동유럽의 혹독한 겨울이 낳은 것입니다.

한 해의 절반이 겨울이다보니 농사 지을 기간이 부족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안나 코트, 행사 주최자]
"폴란드의 겨울은 매우 힘듭니다.따뜻함을 오래 기다렸기에 상징적 도구, 즉 마잔나 인형을 물에 던지며 봄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광장을 출발한 행렬은 강에 이르기 전까지 마을의 주요 장소를 두루 거칩니다.

흥겨운 음악과 춤으로 약동하는 봄의 생명력을 전하는 의식입니다.

[인터뷰:피오트르 레미에, 행사 참가자]
"이런 행사에 참여해 활기차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집에만 앉아있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 해 겨울이 따뜻했으면 강에 버릴 인형을 예쁜 신부 모양으로 꾸며줍니다.

생사를 가르는 혹한의 고통 속에서도 낙관과 해학을 잊지 않았던 옛 사람들.

그 후예들은 선조의 역사가 담긴 축제와 함께 찬란한 봄의 시작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바르샤바에서 YTN 월드 김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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