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국 아이들의 할아버지

빈민국 아이들의 할아버지

2012.12.30. 오전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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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먹고 살기 바빠 내 한 몸 챙기기도 힘든게 이민 동포들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고달픈 삶 속에서도 13년 동안 아프리카 등 가난한 나라 아이들을 돌보며 사랑을 실천하는 동포가 있습니다.

캐나다 오타와 정영아 리포터가 이 분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에 있는 세인트 캐서린스에 있는 한 편의점.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가게의 벽에는 광고물은 보이지 않고 아프리카 아이들의 사진들만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척박한 땅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면서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은 손님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인터뷰:로버트 리픽, 손님]
"벽에 붙여놓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아프리카 사람들이 도움에 무척 고마워 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사진을 찍고 전시한 사람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할아버지'로 통하는 편의점 사장 김태신 씨.

13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된 김 씨는 이후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탄자니아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습니다.

올해로 6년 째 부모를 잃고 가난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음식과 함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김 씨를 스와힐리어로 '바부', '할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인연의 끈은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 졌습니다.

[인터뷰:김태신, 캐나다 동포]
"똑같이 아이들 마음으로 뛰어놀았어요. 제가 동작하는대로 아이들이 따라 해서 그 아이들 마음에 이미, 아마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았나봐요. 근데 실제로는 아이들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김 씨의 조용한 선행은 지역 신문에 소개되면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의료계 종사자는 약과 물품을 건네며 힘을 보태고, 시민들은 일부러 먼길을 달려와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로저 거탱, 세인트 캐서린스 시민]
"김 씨에 대한 기사를 읽고 정말 큰 감동을 받았어요. 그래서 직접 와서 김 씨를 만나 도와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희망을 잃고 절망하던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며 새 힘을 얻는다는 김태신 씨.

아프리카의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가르쳐 가난의 고리를 끊게 한다는 게 김 씨의 최대 목표입니다.

[인터뷰:김태신, 캐나다 동포]
"그런 리더들을 자꾸 키워나가면 아프리카도 언젠가는 한국과 같이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탄자니아는 도움을 주는 나라로 오는 날을 기대합니다."

캐나다 세인트 캐서린스에서 YTN 월드 정영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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