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세월 이겨낸 카레이스키

고난의 세월 이겨낸 카레이스키

2005.08.13.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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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저희 주말 글로벌 코리안에서는 광복절 특집 기획물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중앙 아시아의 고려인들의 광복절 소식입니다.



중앙 아시아 국가중 하나인 키르키즈스탄에도 2만여명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데요.



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고려인들은 그들만의 광복절을 맞이했습니다.



특집기획물 첫 편, 키르키즈스탄에서 전상중 리포터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키르기스스탄에는 현재 약 2만여 명의 고려인들이 '카레이스키'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스탈린 정권 시절 이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거나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위해 고국을 떠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지난 1937년 스탈린 정권은 극동지역에서 일본의 간첩행위를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한인 지도자 2,000여명을 총살시켰습니다.



또 17만여 명의 한인 동포들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인터뷰:김 블라지미르, 고려인 1세]

"기차에 실려서 앉아 있다보니 20여일이 넘었어. 여기가 어딘가 하니까 카자흐스탄이래요. 무슨 세상인지 여기서 울고 저기서 애를 죽인다 하고 별 이야기가 다 나왔지.."



고려인들을 강제 이주 시킨 것은 단순히 한인 동포들의 거주지만을 옮긴 것이 아니라 모국과의 채널을 단절시키는 이른바 민족 정체성 말살 정책이였습니다.



최근 이와 관련한 비밀문서가 일본으로 망명한 러시아 고위간부에 의해 낱낱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고려인들은 좌절하지 않고 타고난 근면성과 높은 교육열로 중앙아시아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궈냈습니다.



그들은 또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인터뷰:김치장수]

"성이요? 남게요...남게....~ (남씨)"



[인터뷰:김치장수]

"박가요? 박가는 여기도 많소."



이슬람인들의 묘지는 알라신이 있다는 서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처럼, 고려인들의 묘지도 고국이 있는 동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성 조차 제대로 표기하지 못해 러시아 글로 써내려간 고려인 묘비명은 안타까움만 더해 줍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고려인들은 그들만의 광복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 슬라바, 고려인 2세]

"넌 누구냐니까? 손녀가 가만히 있다가 고려인이래요. 난 똑똑히 말한다고. 넌 고려 사람이라고. 고려사람 중에서도 최, 원주 최씨라고 가르친다고.."



[인터뷰:강신덕, 비쉬켁 한국교육원 원장]



[기자]

강제이주의 비극적 망국의 한을 가슴에 안고 타국에서 잠든 이곳 고려인 묘역은 우리 마음을 숙연케 합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직도 우리 민족에 대한 정체성을 찾으려 애쓰는 고려인들에 대한 모국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입니다.



키르기스스탄 쵸나릭 고려인 묘역에서 YTN 인터내셔널 전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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