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충무로] 천만 공유vs벼랑끝 김민희…희비쌍곡선 ②

[2016충무로] 천만 공유vs벼랑끝 김민희…희비쌍곡선 ②

2016.12.03. 오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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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최고의 한해, 누군가에겐 지옥과도 같은 한해였을 2016년. 올해 최고의 순간, 최악의 순간을 맞이한 배우는 누가 있을까.



# 단언컨대 제2의 전성기…천만 공유



배우 공유에게 2016년 누가 뭐래도 인생 최고의 한해로 기억될 터. '남과 여'(이윤기 감독), '부산행'(연상호 감독), '밀정'(김지운 감독) 무려 세 편의 영화가 한해에 개봉했고, 모두 제 나름의 성취를 거두며 공유 필모그래피에 유의미한 작품들로 각인됐다.



2월 개봉한 '남과 여'는 흥행성적은 아쉬웠으나 공유가 오랜만에 펼친 멜로 연기는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전도연과 섬세하게 쌓아올린 애틋한 감정연기가 엔딩에서 먹먹한 여운을 안겼다. 유부남 유부녀의 사랑이라는 공감 얻기 쉽지 않은 소재를 공유 특유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매력으로 가뿐히 소화했다.



정점은 5월이었다. 공유는 '부산행'으로 데뷔 15년 만에 생애 첫 해외영화제에 레드카펫을 밟았다. 제6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된 '부산행'은 현지에서 공개되자마자 "역대 칸 최고의 미드나잇 상영" 등 만장일치 극찬을 받으며 단연 올해 칸 최고의 화제작으로 등극했다. 당시 공유는 10분 넘게 쏟아지는 기립박수에 한 번 놀라고, 해외 관객들의 사인 공세에 두 번 놀랐다.




칸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은 '부산행'은 여름 극장가를 그야말로 뜨겁게 달궜다. 올해 유일한 천만영화이기도 한 '부산행'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전국을 부산행 열기로 가득 채웠다. '부산행'은 공유로서는 선뜻 출연하기 쉬운 영화는 아니었을 테다. 장르영화 불모지나 다름 없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좀비물인데다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는 분명 출연을 망설이게 하는 지점이다. 하지만 연상호 감독에 대한 믿음과 새로운 시도를 향한 도전의식이 공유를 움직였다. 그 결과 생애 첫 칸영화제, 천만영화라는 두 가지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부산행'으로 상승세를 탄 공유는 '밀정'까지 흥행 연타를 치며 이견 없는 공유시대를 열었다. 충무로에서 연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송강호와 투 톱으로 스크린에 선 공유는 송강호와 팽팽하게 의심과 마음을 주고받는 연기를 펼쳤다. 내면의 풍경에 집중한 섬세한 시선의 서사, 호흡의 연기는 공유가 배우로 얼마큼 성장했는지 증명해주는 대목.



# 최고의 순간에 낭떠러지로…김민희



역대 최고의 연기였다. 배우의 아우라 그 자체가 작품의 무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며 전 세계적인 극찬을 받은 김민희는 배우로서 최고의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에서 김민희가 보여준 연기는 최근 몇 년간 한국영화를 통틀어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였다. 파격적인 동성 베드신에서도 놓치지 않는 감정연기와 완벽한 일본어 연기는 말그대로 매혹적이고 탁월하게 아름다웠다.



독회 장면은 또 어떤가.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고자 폭력적 시선을 감내하면서도 무대에 오른 히데코는 오히려 신사들의 머리 꼭대기 위에 서 그들을 장악한다. 이를 표현한 김민희의 여유와 에너지는 거장 박찬욱 감독마저 매료시켰다.




하지만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스캔들은 김민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김민희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인연을 맺은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이라는 희대의 스캔들로 배우 커리어, 나아가 자연인 김민희의 인생을 산산조각냈다.



김민희는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에도 두문분출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이 영화지 인터뷰, 해외영화제 참석을 통해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 과연 김민희의 칩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김민희가 1999년 KBS 드라마 '학교2'로 배우로 데뷔한 이후 발연기 논란, 모델출신 꼬리표를 떼기까지 17년의 세월이 걸렸다. 17년의 노력이 스캔들로 물거품 될지, 배우로서 용기 있는 발걸음을 뗄지 지켜볼 일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및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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