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필요없는 송강호, '슛'과 함께 美친연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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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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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을 태운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에는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지 않는 순간에도 진심의 열연을 펼친 배우들이 있다. 배우 신담수도 그중 한 명이다. "형님은 너무 우유부단혀"라는 명대사(?)를 남긴 신기사를 연기한 신담수는 관객에게는 아직 낯선 배우다. 하지만 실제 택시기사라 해도 믿을 만큼 사실감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오랜 세월 대학로 무대에서 연기 내공을 다진 신담수는 드라마 '로드 넘버원', '오만과 편견', '결혼계약' 등을 통해 브라운관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단역 수준의 적은 분량이었지만 열정만큼은 주연 못지않았다. 카메라 안팎에서 쌓은 신뢰 덕분인지, 그에게는 인복이 많다. '택시운전사' 오디션 소식을 알려준 조연출도 10년 전 '로드 넘버원'에서 함께 작업한 스태프였단다.



장편 영화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택시운전사'에 제법 비중 있는 역할로 캐스팅된 신담수는 "장훈 감독이 엄청난 역사의 한가운데 자리한 분들이 바로 광주 택시기사님들이라며, 촬영 전부터 동기부여를 해줬다. 나 역시 동의하는 바다"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서울 출신인 신담수는 '택시운전사'에서 실감 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펼쳤다. 알고 보니 부모님 두 분이 전라도 광주 출신이란다. 특히 그의 아버지는 오랜 세월 개인택시를 운영 중이다. 촬영장에서 택시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아버지 생각에 뭉클해졌단다.




"아버지 고생하시는 걸 아니까 뭉클하더라고요. 촬영장에서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참…. 오래전 일인데, 한 번은 아버지 택시에 이계인 선배님이 타신 적이 있대요. 아버지가 '우리 아들도 연극배우다. 사인 좀 부탁드려도 되냐'라며 선배님 사인을 받으셨대요. 글씨가 빼곡한 잡지에 '이계인'이라는 이름이 적힌 사인이 집에 있어요. 혹시나 연극배우 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말을 건네셨던 거겠죠.(웃음)"



신담수는 '택시운전사'를 통해 송강호, 유해진이라는 대선배와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단다. 의욕만 충만했던 첫 촬영 날 다정한 조언으로 긴장을 풀어줬던 송강호, 과묵하지만 종종 아재 개그로 현장 분위기를 녹였던 유해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송강호 선배는 예열이 필요하지 않은 분이에요. 현장에서 유쾌하고 재밌게 지내시다가 '슛'이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연기에 몰입하세요. 기본적으로는 시나리오에 충실히 연기하세요. 그리고 '자, 하나만 더 가보자'라며 본인이 생각한 또 다른 연기를 보여주시죠. 연출자 입장에서는 시나리오 버전과 송강호 버전 두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된 거죠. 유해진 선배는 진중하면서도 유쾌해요. 아재개그의 1인자랄까요."




중고등학교 모두 전교 회장을 했던 그이지만 단상 위에 올라서는 걸 유난히 쑥스러워했다. 연극을 하면 낯가림이 나아질까 싶어 고3 때 시작한 연기가 지금의 업이 됐다.



"야금야금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네요.(웃음) 힘든 순간도 있었고, 일이 없어 우울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저는 제가 괜찮은 배우가 될 것이란 걸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어요. 저의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란 걸 믿었죠. 그걸 믿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 배우이기도 하고요. 갖고 있는 게 많아요.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때로는 욕을 먹더라도, 박한 평가를 받더라도 감내해야죠. 즐기며 연기하고 있어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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