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분노와 절규의 132분…韓영화 새지평 열다[종합]

'군함도' 분노와 절규의 132분…韓영화 새지평 열다[종합]

2017.07.19.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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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상상이상의 지옥도가 펼쳐졌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 언론시사회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45년 일제강점기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 징용 당하고도 죽음을 맞았던 지옥섬 군함도의 숨겨진 역사를 모티브로 한다.



무엇보다 군함도를 재현한 프로덕션이 압도적이다. 실제 군함도 2/3 크기의 6만6천 제곱미터의 초대형 세트장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미굴, 지옥계단, 탄광 내부가 처절했던 지옥도의 참혹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군함도의 피비릿내, 매캐한 석탄 냄새가 스크린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진다. 여성, 어린이 캐릭터를 수동적인 인물이 아닌 주체적 캐릭터로 그린 대목도 돋보인다.



액션 시퀀스는 '군함도'가 지닌 영화적 킬링 포인트. 소지섭의 맨몸 목욕탕 액션, 촬영 기간만 한달이었던 탈출 시퀀스는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수확이다. "한국영화 최대치"의 완성도로 촬영했다는 류승완 감독의 말대로 '어떻게 찍었지'라는 의문점이 절로 들 정도다.



황정민은 딸과 함께 군함도로 오게 된 악단장 이강옥 역을, 소지섭은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송중기는 조선인 탈출을 이끄는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박무영을, 이정현은 갖은 고초를 겪은 조선 여인 말년을, 김수안은 이강옥의 딸 소희 역을 맡았다.




그 중에서도 소지섭의 무심한듯 다정한 매력과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한 유머 코드를 담당한 김수안의 열연에 아낌 없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수안은 매 장면 정확한 연기로 영화의 또 다른 결을 불어넣는다. 충무로 최고의 보석이다.



다만 각기 다른 사연으로 군함도로 끌려온 등장인물들의 전사가 그려지지 않아 초반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캐릭터의 이야기가 한데 응축되지 않고 다소 따로 논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인=악역'이라는 이분법으로 그리지 않았다는 것.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 관련 자료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것은 나쁜 일본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조선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실화가 아닌 탈출에 방점을 찍은 이유로 "군함도를 탈출한다는 것은 정리되지 않은 과거사에서 탈출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미 오래 전 청산돼야 했을 문제가 아직까지 유령처럼 떠돌며 우리의 현재, 심지어 미래까지 잡아먹고 있다. 군함도 탈출기는 헬조선 탈출기일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군함도'는 7월 26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132분.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및 영화 '군함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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