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폐막後] '아가씨' 아쉬움 잊고…제2의 박찬욱·전도연 나올까 ①

[칸@폐막後] '아가씨' 아쉬움 잊고…제2의 박찬욱·전도연 나올까 ①

2016.05.23.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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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000개에 육박하는 영화 가운데 경쟁 21편에 꼽힌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박수받을 일이다. 내로라하는 거장들이 총출동한 올해 경쟁작들과 120억 원 규모의 상업영화 '아가씨'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은 한국영화가 국제적으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뜻.



아쉬움은 털어내고 '다음'을 모색해야 할 때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은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 심사위원상('박쥐')의 박찬욱, 각본상('시') 이창동,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의 김기덕('아리랑'), 홍상수 감독('하하하'), 감독상('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비평가주간 카날플뤼스상('서클라인') 신수원 감독 정도가 전부다. 세계 3대 영화제(베니스, 베를린)까지 시야를 확장해도 한국영화의 세계 영화제 입지는 최근 몇년 사이 점점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올해 칸영화제는 제2의 박찬욱, 포스트 칸 패밀리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 중심에 나홍진, 연상호 감독이 있다.



먼저, '추격자', '황해'에 이어 '곡성'까지 자신의 모든 작품을 칸에 보내는 기염을 토한 나홍진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칸 패밀리' 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곡성'이 경쟁 진출하지 않은 것은 스캔들"이라는 호평을 받은 나홍진 감독은 프리미어 상영 직후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의 요청에 티타임을 가졌다. 티에리 위원장은 나홍진에게 "다음엔 경쟁에서 봅시다"라는 극찬과 함께 "나홍진이 만든 사랑영화를 보고 싶다"라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첫 실사영화 '부산행'으로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이후 두 번째로 칸을 찾은 연상호 감독도 나홍진 감독과 함께 칸 패밀리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연상호 감독에게 "칸영화제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상영이었다"라며 "차기작은 경쟁 부문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클라인', '마돈나'로 칸을 찾은 신수원 감독도 새로운 칸 패밀리로 손꼽하고 있다. 소위 칸 패밀리로 분류되는 홍상수, 임상수, 김기덕 감독의 최근작들이 줄줄이 칸 초청에 실패한 가운데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칸의 총아'들이 칸영화제 수상 가뭄을 해갈해줄 수 있을지 기대해봄 직하다.



배우상은 2007년 '밀양'의 전도연이 장만옥 이후 아시아 여배우로는 두 번째로 칸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전무하다. 파격적인 동성 베드신과 극단을 오가는 감정 연기로 여우주연상 수상을 노려볼 만했던 '아가씨'의 김민희, 김태리도 아쉽게 수상하진 못 했다. 올해 여우주연상은 필리핀 영화 '마 로사'의 자클렌 호세가 받았다. 역대 세 번째 아시아 여배우 수상이다.



4년 만의 칸 경쟁진출을 빈손으로 돌아가게 된 충무로. 다음 경쟁진출은 또 몇 년만에 이뤄질지 미지수다. 분명한 건 기획 상업영화 중심의 현 추세로는 수상은커녕 비경쟁 부문 초청도 맥이 끊길 수 있다는 것.



영화제 수상이 전부는 아니지만, 한국영화계 전체를 활기 넘치게 만든다는 점에선 분명 의미 있다. 재능 있는 감독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한국영화의 국제적 인증을 확보한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계에 안긴 가능성이자 숙제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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