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면서도 읊조리는, 묘한 중독성의 신세경

욕하면서도 읊조리는, 묘한 중독성의 신세경

2014.08.27. 오전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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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목소리만 들어도 '아, 이 사람'이라고 금세 인지할 수 있는 배우들이 있다. 신세경도 그 중 한 명이다.

신세경의 말투와 화법은 그의 시그니처(signature)라고 할 만하다. 신세경만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조곤조곤 읊조리듯 전하는 대사처리법이다. 음의 고저(高低) 없이 일정한 음역 안에서 차분한 톤으로 흘러가는데, 그러면서도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는 게 일면 신기하다. 분명한 것은 다른 배우들의 그것과 달라 '신세경만의 말투'로 규정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청순 글래머 세경일 때도,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의 자존심 강하고 도전적인 서미도일 때도, 영화 '푸른소금'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소녀 세빈일 때도, 심지어 영화 'R2B:리턴 투 베이스'의 여군 세영일 때도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도 그 본연적 기질을 잃지 않는 듯 자신만의 화법 특징을 내보인다.

그런 점에서 영화 '타짜-신의 손' 속 팜므파탈 미나의 모습은 더욱 흥미롭다. 주인공 대길(최승현)의 첫사랑 미나는, 묘한 매력으로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한다는 면모는 지금까지의 신세경 작품 속 모습과 일면 공통되지만, 내뱉는 대사는 딴판이다.

타짜 오빠를 둔 덕에 어린 시절부터 노름판 세계에 발을 담그게 돼 산전수전을 겪는 미나는 거칠고 음습한 세계 속 남자들에 눌리지 않는 입담(?)을 선보인다. 남자보다 육체적으로 약한 대신, 말로 제압한다. 그렇지만, 하늘하늘 청순한 외모에서 흘러나오는 톡톡 쏘아붙이는 말들은 위협적이기보다는 매력적이다.

이런 캐릭터에서도 조곤조곤 앞에 사람을 가까이 두고 얘기하는 듯한 그의 말투는 일정한데, 그래서 '타짜-신의 손' 속 미나는 더욱 개성있는 캐릭터가 됐다. 찰진 욕을 내뱉고, 분노와 슬픔의 강도가 클 때도 조용히 읊조리는 톤을 유지하는데 그래서 관찰하게 되고, 귀담아 듣게 된다. 이런 신세경의 말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장면은 대길이 그에게 첫 눈에 반해 직접거리지만, 이를 도도하게 받아치는 일면 '냉미녀'의 모습일 때다.

물론 소리를 지르며 감정을 밖으로 표출할 때도 있지만 이 역시 뜨거운 에너지라기 보다는 차가운 폭풍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신세경의 연기 자체가 과장보다는 담백하고 절제된 듯 보이는 효과가 있다.

목소리, 일명 딕션(diction)이라고 부르는 화법, 화술은 연기의 중요한 부분. 대사 전달력이 좋은 연기자에게 '딕션이 좋다'란 말을 쓰는데, 신세경의 그것은 단순히 좋고 안 좋고를 떠나 묘한 중독성이 있다. 조용함 속에 강단이 있고, 부드럽지만 서늘하며 노력하지 않아도 시크하다.

한편 '타짜-신의 손'은 전작 고니(조승우)의 조카 함대길(최승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짜 세계에 겁 없이 뛰어든 대길이 목숨줄이 오가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으로 오는 9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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