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이슈] ‘'무한도전' 성장史 정형돈, 뜨겁게 그리울거야

개그맨 정형돈이 결국 ‘무한도전’ 하차를 결정했다. 이에 그의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이번 결정을 존중했다.

정형돈의 소속사 FNC 엔터테인먼트는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정형돈은 고정 출연 프로그램이었던 MBC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기로 어렵게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정형돈은 ‘무한도전’ 제작진과 여러 차례 만나 활동에 대해 상의했고, 최근에는 복귀 시점을 구체적으로 의논했다. 그러나 ‘무한도전’ 특유의 긴장감과 중압감을 안고 방송을 하기에는 자신감이 부족한 상황이며, 다시 커질 지도 모를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고민 끝에 결국 정형돈의 뜻대로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며 “시작부터 10여 년을 함께 해온 가족과 같은 프로그램이고 ‘무한도전’을 통해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정형돈은 유재석과 함께 ‘무한도전’ 원년 멤버로 사랑 받았다. 따라서 정형돈의 하차 결정에 대한 아쉬움은 배가 되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복귀를 희망했던 팬들은 허탈함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정형돈이 처음부터 ‘무한도전’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었다. 초반에는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수많은 지적을 받았다. ‘웃기는 거 빼고 다 잘한다’는 수식어까지 생겼을 정도. 하지만 정형돈의 진가는 회를 거듭할수록 빛났으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무한도전’ 가요제부터 콩트까지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게스트로 출연했던 지드래곤(빅뱅) 정재형 등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을 때 정형돈이 출연했던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새로운 MC를 투입, 진행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그의 자리를 비워뒀다. 프로그램 성격상 가능한 일이지만, 정형돈이 없는 ‘무한도전’을 생각할 수 없다는 제작진의 숨은 뜻도 작용했을 터.

‘무한도전’ 멤버들 역시 정형돈의 근황을 종종 알려주며 친분을 과시했다. 최근 방송된 ‘무한상사’ 특집에서도 ‘정대리’ 정형돈의 자리를 그대로 두면서 복귀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정형돈은 최종적으로 ‘무한도전’ 하차를 선택했다.

소속사에서 밝혔듯이 정형돈의 ‘무한도전’ 하차 선택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이상 함께 했기에 그 의미는 남다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 ‘무한도전’을 통해 받은 사랑도 잊을 수 있을까.

정형돈은 떠났지만 그의 흔적이 있는 ‘무한도전’은 남았다. 항상 ‘무한도전’을 아끼고 응원하겠다고 약속한 정형돈을, 언젠가 함께하자고 말한 제작진을 기억하자.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