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배틀', 8년 전 전설로 묻어야 했나

'몰카배틀', 8년 전 전설로 묻어야 했나

2016.02.10. 오전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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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과유불급. 감동, 재미, 노련미. 세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으나 모두 놓치고 말았다. 8년 만에 부활한 이경규의 \'몰래 카메라\'(몰카)가 아쉬움을 남겼다. 이경규를 필두로 노홍철, 이특이 나섰지만 세 사람의 몰카는 부조화를 이뤘다. 혜리라는 특수 게스트까지 가세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파일럿 \'몰카배틀-왕좌의 게임\'(이하 \'몰카배틀\')에서는 이경규, 노홍철, 이특이 서로 최고의 몰카를 만들어 경합을 벌였다.



이특의 희생자는 혜리였다. 혜리는 푸켓에서 \'응답하라 1988\' 포상휴가를 마치고 뒤늦게 걸스데이 홍콩 스케줄에 합류했다. 이특은 혜리를 찾아 자신이 민아랑 사귀고 있다고 말한 뒤 공개 연애를 허락해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이는 새빨간 거짓말. 이특과 민아는 혜리를 완전히 속이기 위해 키스까지 감행했고, 이를 모니터로 지켜 본 노홍철은 \"누구를 위한 몰카냐\"며 울분을 토했다.



여기엔 반전이 있었다. 혜리는 이미 모든 것이 몰카임을 알고 있었다. 제작진은 미리 혜리를 찾아가 \"이특과 민아가 속일 것이다. 속아주는 척 하라\"고 지시했고, 혜리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리얼하게 속이는 불꽃 연기를 선사했다. 모든 걸 알게 된 민아는 \"아무것도 모르고 뽀뽀까지 했다\"며 분노했다.



그러나 혜리의 역몰카는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켰다. \'응팔\' 신드롬 후 혜리의 실제 모습에 궁금증을 가졌을 시청자의 호기심을 채워주지 못한 것. 혜리가 점점 몰카에 속는 듯 하면서 고조된 감정이 역몰카임이 드러나면서 시청자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불필요한 이중 장치가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다.




이경규는 전현무를 속였다. 전현무는 자신을 중국 재벌의 비서라고 소개한 한 연기자 앞에서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에 진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현장에는 채연이 통역사로 투입된 상황. 전현무는 채연의 말만 철썩같이 믿었다.



이어 채연은 진지하게 분위기를 조성하더니 전현무에게 \"회당 1억원을 달라고 말하라\"고 제안했다. 전현무는 \"진짜 그게 가능하냐\"고 놀라워하더니 상대에게 모기 목소리로 \"1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비서는 불같이 화를 냈고,전현무는 소심하게 \"그냥 5천으로 하자\"며 상황에 몰입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빅재미를 주기엔 부족했다. 이 방식은 8년 전 이경규가 \'일밤\'을 통해 수없이 보여 준 패턴이다. 시간이 훌쩍 흘렀지만 특별히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주지 못했다. 과장되고 작위적인 설정은 몰카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렸다.




노홍철의 몰카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일반인 예비 신부와 친정 아버지를 상대로 한 감동 몰카는 이특, 이경규의 몰카와 구성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혜리, 전현무 등 스타를 주인공으로 웃음을 지향하던 몰카가 갑자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감동 몰카로 연결되니 감정선이 이어지는데 무리가 있었다.



편집도 불편했다. 방청객과 게스트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지나치게 자주 포착됐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일반인이라는 대상 자체가 낯선 상황에서, 시청자의 감정을 무리하게 강요하는 느낌을 줬다. 8년 만에 야심차게 출발한 몰카는 이처럼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경규의 전설은 부활하지 못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몰카배틀 왕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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