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풍문' 풍자의 끝, '개콘' 뺨치는 코믹 엔딩

[TV쪼개기] '풍문' 풍자의 끝, '개콘' 뺨치는 코믹 엔딩

2015.03.04. 오전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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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흔히들 인터넷에 등장하는 표현 중에 ‘작가가 약 빨고 썼다’고 하는 말이 있다. 드라마에서는 재밌는 대사라고 할 수 있고, 예능에서는 웃긴 자막을 보면 그런 격한 칭찬을 한다. 그렇게 따지면 ‘풍문으로 들었소’는 그야말로 ‘약 빨고 쓴 미친 엔딩’이다.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는 현재 4회가 방송된 가운데, ‘갑을을 모두 풍자하겠다’고 말한 제작진의 공언대로 돈과 권력에 얽힌 이들에 대한 경쾌한 풍자가 매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빈부격차 속 발생하는 이야기를 내세우지만 진부하거나 지루할 틈 없이 인물의 성격과 재밌는 사건, 드라마의 정공법 그대로 흥미를 자극한다.

지난 3일 방송된 ‘풍문으로 들었소’ 4회는 부모의 반대에 생이별을 할 위기에 처한 한인상(이준 분)과 서봄(고아성 분)이 무작정 구청으로 뛰어들어가 혼인신고를 하려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인상의 아버지인 한정호(유준상 분)와 어머니인 최연희(유호정 분)는 서봄의 가족에게 거액의 위자료를 미끼로 던져, 인상과 서봄을 갈라놓으려고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인상은 봄이를 끌고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고, 이를 알게 된 정호와 연희가 헐레벌떡 구청으로 뛰어오는 이야기가 이날 4회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사회적인 지위 때문에 고고한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나 솟구쳐 올라오는 분노를 숨기지 못하는 정호는 위선적인데 밉상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웃으려고 하나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감추지 못하는 연희의 모습까지. 이 장면은 언제나 부모에게 눌려살아왔고 정호와 연희에 비해 힘이 없지만 추진력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인상과 봄이의 반격이라는 점에서 통쾌했다.

어느 드라마처럼 부모의 반대에 현실을 회피하는 게 아니라 뭔가 멋있는 구석은 없지만 앞뒤 가리지 않는 청춘의 반란을 보여준 철없는 예비 부부 인상과 서봄, 아무리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나 일생 최대 위기에 놓인 어딘지 부족한 상류층 부부 정호와 연희의 대비되는 표정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 드라마는 인물간의 갈등 속에 세태를 풍자하는데 어렵지 않고 쉽게 접근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 속이 뻥 뚫리는 맛이 있다.

특히 매회 마지막 장면에 이 같이 재밌게 일침을 가하고 있다. 1회에 어설픈 자살 시도를 한 인상이 서봄과 키스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택시기사, 2회에 서봄과 말싸움에서 밀린 연희가 악다구니를 쓰며 본색을 드러내는 장면이 그렇다. 또한 3회는 인상과 서봄이 집안에서 밀회를 하는 모습을 귀신 같이 알아차린 정호가 폭발할 것 같은 분노를 애써 참는 표정으로 마무리됐다. 향후 이야기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언제나 유쾌하게 다음 회를 기다리게 하는 마지막 장면인 것.

심각한 이야기를 앞두고 웃음기를 집어넣어 갈등을 뒤틀어버리는 이 같은 전개는 ‘풍문으로 들었소’만의 즐거운 묘미다. 드라마에 집중하다가 보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박장대소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것. 또한 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풍문으로 들었소’ 노래는 긴장감 있는 전개마저도 편안하고 웃기게 만드는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현재 '풍문으로 들었소'는 광고 판매에 영향을 끼치는 시청률인 수도권 기준으로 두자릿수를 넘기며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를 바짝 추격하는 중. 드라마 첫 방송 이후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드라마라는 입소문이 타며 안방극장 성공적인 공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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